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감독 론 하워드
출연 엘든 이렌리치, 에밀리아 클라크, 우디 해럴슨

송경원 <씨네21> 기자
스페이스 인디아나 존스, 모험 활극으로의 귀환
★★★☆
장대한 우주전쟁과 그리스 비극을 버무린 <스타워즈>에서 거의 유일한 모험가, 진정한 탐험가는 한 솔로다. 한 솔로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가 나온다면 그 영화는 당연히 어드벤처 장르가 되어야 한다. 적당한 경박함과 자유분방함, 투덜거리면서도 심지는 흔들리지 않는 남자 한 솔로의 개성이 영화로 고스란히 옮겨졌다. 시리즈의 연결고리로 봐도 즐겁고 따로 봐도 흥겹다. 어떤 통로를 경유하건 반드시 재미있고야 마는, 성공적인 SF 모험 활극.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역시 론 하워드
★★★☆
한 솔로와 츄바카는 어떻게 만났을까? 밀레니엄 팔콘은 어떻게 그들의 손에 들어왔을까? 한 솔로의 보헤미안 기질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레이아 공주 이전, 그가 사랑했던 사람은 누구일까? 한 솔로의 과거를 캐나가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는 상업영화로서 뛰어난 균형 감각을 보여주는,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의 일원이 되기에 손색없는 수준작이다. 과거 <제국의 역습>(1980) <제다이의 귀환>(1983)의 작가였던 로렌스 캐스던이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고, 할리우드의 장인 중 한 명인 론 하워드가 메가폰을 잡은 작품. 그들의 이름만으로도 안정적 재미는 보장될 듯하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성공적인 범우주 액션 어드벤처
★★
<스타워즈> 시리즈의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한 솔로를 영화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캐스팅 논란 속에 시작된 촬영은 감독 교체라는 더 큰 소동으로 마무리됐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는 잘 되기에 불리한 조건을 모두 갖췄지만 기어이 해내고야 만다. 엘든 이렌리치는 자신의 개성을 더해 한 솔로의 매력을 완벽하게 재현했고, 구원 등판한 론 하워드 감독은 우주 영웅들의 집안싸움 속에서도 유일하게 웃음과 재미를 주던 한 솔로와 더없이 어울리는 액션 어드벤처를 만들어냈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감독 론 하워드

출연 엘든 이렌리치, 에밀리아 클라크, 우디 해럴슨, 폴 베타니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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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
감독 이해영
출연 조진웅, 류준열, 김주혁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독한 캐릭터 운용방법
★★★
몇몇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다. 원작 <마약전쟁>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장면들이라 독창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미술 조명 등 한껏 공들인 프로덕션으로 인해 그만의 색깔을 입었다. 아쉬움이라면 장면 장면만 떼어놓고 보면 감각적인데, 그 사이를 잇는 인물 감정선과 서사 개연성이 흐릿해서 장면 간 시너지가 폭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각색 방향에서 꺼내든 반전카드 역시 기존 한국 누아르의 자매품 같은 느낌을 자아내게 한다는 점에서 부작용이다. 캐릭터 보는 즐거움은 크다. 자극적인 인물들을 이어붙인 캐릭터 운용방법으로 인한 득실은 있겠으나, 그 와중에도 캐릭터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선명하게 잡아냈다는 건 인정받을 만하다. 김주혁의 광기 어린 연기가 무엇보다 인상적. 독기 품은 캐릭터들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들뜨지 않고 절제한 류준열에게도 시선이 간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힘주는 게 다가 아니다
★★
하림이 머물던 호텔 스위트룸, 용산역과 서해안 소금창고에 들어선 마약 공장 등 공들여 구현한 공간들은 화려하고 감각적이다. 독한 캐릭터들이 힘을 잔뜩 주는데 그다지 세 보이지는 않는다. 이야기의 이음새가 헐거워 수가 금세 읽히고 설마 했던 결론에 여지없이 도달하기 때문이다.

독전

감독 이해영

출연 조진웅, 류준열, 김주혁, 김성령, 박해준

개봉 201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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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소녀
감독 백승화
출연 박세완, 안우연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의외로 깊은 오목의 세계
★★★
<걷기왕>(2016) 백승화 감독이 다시 한 번 시도한, ‘우연히 무엇인가에 몰두하게 된 소녀의 이야기. 전작이 다소 한적한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황당하고 정신없이 달려간다. 이바둑이나 김안경 같은 캐릭터의 이름이 단적으로 보여주듯, <오목소녀>의 감성은 만화적 상상력. 여기에 각양각색의 루저 혹은 병맛 캐릭터들이 득실댄다. 단순한 보드게임처럼 보이지만 막상 파고들면 의외로 깊은 오목의 세계. 영화 역시 그 표면은 한없이 경박해 보이지만, 때론 진지하고 울림 있다.

오목소녀

감독 백승화

출연 박세완, 안우연

개봉 201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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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메이커
감독 오피르 라울 그라이저
출연 사라 애들러, 팀 칼코프, 로이 밀러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지그시 응시하는 힘
★★★☆
동성 연인의 아내와 마음을 나누는 남자. 쉽게 마음을 내주기 어려울 것 같았던 이들의 관계를 응원하게 하는 것은 결국 연출의 감수성이다. 사랑의 상실로 구멍 난 남녀의 심리를 자극적으로 들추지 않고 근심 어린 시선으로 끝까지 응시하는 힘이 좋은데, 언어와 종교와 문화와 성별의 차이를 조용히 감싸 안는 세심함도 지녔다. 케이크 같은 달달한 맛은 없지만, 담백함에서 오는 여운이 꽤 길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상실의 아픔. 단맛을 느낄 때까지 무뎌진 감각을 살려주는 기적의 케이크
★★★☆
달달한 케이크를 만들고 있지만, 정작 단맛을 만드는 토마스의 삶은 달콤하지 않다. 연인을 잃고 그 연인의 죽음을, 존재를, 이유를 찾아 나선 길. 그곳에서 그는 상처 입은 또 다른 존재를 만나게 된다. 독일과 이스라엘 간에 케이크의 층처럼 켜켜이 쌓인 역사, 문화, 종교, 거기다 성 정체성의 차이까지. 이 영화가 극복해야 할 주제는 너무 많다. 단맛을 느끼기엔 너무 아픈 사람들이 만나, 무뎌진 감각을 되찾기까지의 과정. 느리고 섬세한 카메라의 동선이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배우들의 묵묵한 동작을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뒤쫓는다. 기존 홀로코스트 영화들의 탐구를 확장한 현재 시점의 연출. 오피스 라울 그라이저 감독의 이름을 기억하게 만드는 인상적 데뷔작. 

케이크메이커

감독 오피르 라울 그라이저

출연 사라 애들러, 팀 칼코프, 로이 밀러

개봉 2017 이스라엘,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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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
감독 슈브하시슈 부티아니
출연 아딜 후세인, 라리트 벨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구원의 도시에서 깨달음을 얻다
★★★
죽음을 앞둔 노년의 아버지와 일에만 빠져 살던 중년 아들의 동행기. 힌두교에서 가장 신성한 도시이자 성지 바라나시를 방문한 부자는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소원했던 관계를 풀고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터득한다. 순례자들의 도시 바라나시의 풍경과 가족 이야기가 어우러져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고 쓰고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읽는다
★★★☆
신성한 도시 바라나시로 가서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아버지와 생계와 현실 걱정을 하면서도 아버지를 모시고 떠나야 하는 아들의 여정. 아버지가 15일 안에 무사히 돌아가시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흥미롭게 제시된다. 삶의 연장으로서의 죽음에 관한 성찰이 극적 상황 곳곳에 박혀 있다. 이미 무수히 들어온 통찰, 격언, 종교적 메시지 같지만 적절한 드라마로 감싸 차근차근 전한다. 얼핏 느린 걸음을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스며들 듯 함께 걷게 되는 영화.

바라나시

감독 슈브하시슈 부티아니

출연 아딜 후세인, 라리트 벨

개봉 2017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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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개척단
감독 이조훈
출연 정영철, 하용복, 윤기숙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황무지는 어떻게 개간되었는가
★★★★
최근 수많은 다큐멘터리들이 현대사의 숨겨진 사건과, 그 피해자들과, 권력의 추악한 과거를 드러냈지만 <서산개척단>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보인 작품은 많지 않다. 1960년대 강제 동원되어 개처럼 일했지만 그 어떤 소유권도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들. <서산개척단>은 국가가 개인에게 행할 수 있는 가장 극악한 형태의 갑질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지만, 점입가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거의 <곡성> 수준. 꼼꼼한 자료 조사와 공들인 그래픽이 결합되어 효과적이면서도 매끈한 비주얼을 보여준다. 우리의 과거는 얼마나 폭력적이었나. 이 영화가 증언한다.

서산개척단

감독 이조훈

출연 정영철, 하용복, 윤기숙, 정화자, 이상범, 손연복

개봉 201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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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순례길
감독 장양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로드무비
★★★★
어린 소녀부터 청년, 임산부, 노인까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동 티베트의 작은 마을 주민 11명이 성지 순례길에 오른다. 중국 6세대 장양 감독은 실제로 한마을에 사는 티베트인들을 선발해 티베트 서부에 있는 성지 라싸와 성산 카일라스로 향하는 1년 동안의 여정을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았다. 롱숏으로 잡은 장엄한 대자연과 온몸을 던지듯 삼보일배를 이어가는 티베트인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경건한 마음이 든다. 생사고락이 함께하는 기도의 길이 일러주는 삶의 지혜가 꽤 묵직하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다큐와 극, 삶과 여정, 자아와 타자, 모든 경계가 지워지고 포개지는 길.
★★★
각양각색의 사연을 지닌 11인의 순례단이 신들의 땅 수미산을 향해 떠난다. 2500km가 넘는 길을 오체투지를 하며 이동하는 이들의 순례길은 그 행위만으로도 이미 어떤 숭고미에 도달한다. 1년 동안 이들의 여정과 함께 하는 카메라는 다큐멘터리와 극의 경계에서 다양한 얼굴과 풍경들을 담아낸다. 정해진 대본 없이 길 위의 시간을 찍어낸, 문자 그대로의 로드 무비. 생로병사(生老病死), 희로애락(喜怒哀樂), 고집멸도(苦集滅道)가 모두 길 위에 있다.

영혼의 순례길

감독 장양

출연

개봉 2015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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