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왔습니다. 여름은 원래 덥고 눅눅하지만, 어쩐지 ‘청량하다’라는 말이 잘 어울립니다. 어떨 때는 어둡다가도, 결국엔 맑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여름 같은 배우가 있습니다. 여름이 성큼 다가온 6월 19일은 히로세 스즈의 생일입니다. 생일을 맞이해 한국에서는 이민정 닮은 꼴로 유명한 배우 히로세 스즈의 필모를 훑어보았습니다.
1998년 일본 시즈오카 현에서 태어난 히로세 스즈는 먼저 소속사에 들어간 언니 히로세 아리스를 계기로 같은 소속사에 들어가며 연예계 데뷔를 했습니다. 그녀는 먼저 배우가 아닌 모델로서 이름을 알렸는데요, 일본의 유명 10대 대상 잡지 ‘세븐틴’의 전속 모델로 발탁되면서 주목을 받게 됩니다. 당시, 언니인 히로세 아리스도 ‘세븐틴’의 모델로 활동을 하고 있어 자매가 같은 잡지 모델이라는 것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연기는 2013년 영화 <사죄의 왕>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처음 경험했습니다. 작은 역이었으나 모델 활동을 통해 꾸준히 이름을 알려 그 뒤로도 2013년 TV드라마 <희미한 그녀>, 2014년 영화 <방과후들 「로리타 따위」 >, <크로우즈 익스플로드> 등 TV 드라마나 영화의 조연으로 출연해 연기력을 쌓았습니다.
- 희미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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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시라키 케이이치로, 호시노 카즈나리
출연 카토리 싱고, 안, 마에다 아츠코, 키타야마 히로미츠, 하마다 마리, 사토 지로, 타카시마 마사히로, 마야 미키, 야마모토 마이카, 타이라 유우나, 나카무라 유리카
방송 2013, 일본 후지TV
- 크로우즈 익스플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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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토요타 토시아키
출연 히가시데 마사히로, 사오토메 타이치, 카츠지 료, 겐조
개봉 2014 일본
2015년, 히로세 스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족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 주연인 아사노 스즈 역을 맡으면서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15년 전, 외도로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사치(아야세 하루카), 요시노(나가사와 마사미), 치카(카호)는 자신들의 이복형제 스즈를 만납니다. 스즈는 언니들과 함께 지내는 일상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존재 자체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 괴로워하는 인물입니다. 히로세 스즈는 일찍 철이 들었지만 동시에 여린 아이다운 모습을 가지고 있는 스즈 역을 완벽히 소화해 냈습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히로세 스즈는 이후 청춘스타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그녀는 순정만화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모습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순정만화의 실사영화 <4월은 너의 거짓말>에서는 진짜 순정만화 주인공을 연기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죠. 슬프게도 실사화한 영화 대부분이 그렇듯이 영화의 퀄리티는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벚꽃과 히로세 스즈를 볼 수 있다면 2시간이 그렇게 아깝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
히로세 스즈는 영화에 맞게 자신을 녹일 줄 아는 배우입니다. 같은 해에 먼저 개봉한 <분노>에서 그녀는 많지 않은 분량임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청춘스타가 아닌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는 엄마를 따라 오키나와로 전학을 와서, 무인도에 홀로 사는 배낭여행자 청년(모리야마 미라이)을 만나는 고등학생 이즈미 역을 연기했습니다. 그녀는 <분노>에 합류하기 위해 이상일 감독에게 직접 연락하며 오디션을 요청했고 그에 걸맞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그 결과 히로세 스즈는 <분노>로 제40회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배우로 성장하게 됩니다.
- 바닷마을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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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아야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카호, 히로세 스즈
개봉 2015 일본
- 4월은 너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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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신조 타케히코
출연 히로세 스즈, 야마자키 켄토, 이시이 안나, 나카가와 타이시
개봉 2016 일본
-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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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상일
출연 와타나베 켄, 미야자키 아오이, 마츠야마 켄이치, 츠마부키 사토시, 아야노 고, 모리야마 미라이, 히로세 스즈
개봉 2016 일본
<치어 댄스>에서 그녀는 미소밖에 지을 줄 모르는 히카리 역을 맡게 됩니다. 영화는 실화를 기반으로 하며 치어 댄스에 처음 도전하는 소녀들의 성장을 발랄하게 담아내고 있는데요, 소녀들 사이에서도 히로세 스즈의 연기는 빛이 납니다. 만화 같은 전형적인 일본 청춘물을 진부하지 않게 끌고 가는 그녀의 연기와 밝은 미소입니다. 게다가 칼군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내 ‘도대체 못하는 게 뭘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해, <선생님!... 좋아해도 될까요?>에서 히로세 스즈는 처음 사랑을 알아가는 풋풋한 고등학생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만화 원작임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영화는 고등학생의 여리고 섬세한 감정선을 유지합니다. 히로세 스즈의 첫사랑 연기에 관객들은 풋풋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서툰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게 됩니다. 영화를 위해 숏컷으로 자른 머리가 인상적이네요. 그녀는 숏컷이 어울리기로도 유명한 배우입니다. 청량하면서 소년미 넘치는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 치어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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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카와이 하야토
출연 히로세 스즈, 나카죠 아야미, 아마미 유키
개봉 2017 일본
- 선생님!... 좋아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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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미키 타카히로
출연 이쿠타 토마, 히로세 스즈
개봉 2017 일본
- 아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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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미즈타노부오
출연 히로세 스즈, 다나카 유코, 아베 사다오, 에이타, 히노 쇼헤이, 고바야시 사토미
방송 2018, 일본 NTV
그녀의 연기 인생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빼놓을 수 없죠.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이어 그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세 번째 살인>에서 살해된 공장 사장의 딸 사키에를 연기합니다. 감정을 뱉지 않고 누르는 내면 연기로 그녀는 기존의 어린 이미지를 지워냈습니다. 또 내면에 감춰 둔 감정이 많은 사키에를 짧은 대사와 눈빛만으로 연기해내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대배우인 후쿠야마 마사하루, 야쿠쇼 코지와 함께 연기했지만 기죽지 않고 오히려 시너지를 발휘한 그녀는 이 영화를 통해 제41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또 한 번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 세 번째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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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야쿠쇼 코지, 히로세 스즈
개봉 2017 일본
히로세 스즈는 2018년 <써니>의 일본 리메이크 판 <써니: 강한 마음, 강한 사랑>에서 심은경이 맡았던 나미 역을 맡았습니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원작 <써니>의 팬이라고 밝히며 “리메이크에서 나미 역을 맡게 되어 굉장히 기뻐 소리를 질렀다”고 전했습니다.
영화는 199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히로세 스즈의 ‘갸루’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경험하지 않은 시대를 어떻게 연기할지 기대가 됩니다. 일본에서도 원작 <써니>의 평이 굉장히 좋아 리메이크 판도 관심이 높은데요, 때문에 원작을 잘 담아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세계든 자신의 색으로 녹아드는 히로세 스즈의 연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씨네플레이 김명재 인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