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촬영현장의 봉준호 감독.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는 연출력, 카리스마가 느껴집니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영화에 외국 배우들이 출연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이름만 대면 대번에 알 수 있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출연합니다. 한국영화 속 외국 배우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할리우드 배우들

<인천상륙작전> 리암 니슨
<테이큰> <다크나이트 라이즈> 등에 출연한 리암 니슨이 <인천상륙작전>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꽤 화제가 됐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왜 이런 영화에 출연하시지 했습니다만) 영화 개봉 이전에 공개된 스틸만 보면 진짜 무슨 할리우드 영화인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실제 영화에서는 많이 부족했지만요. 리암 니슨이 등장하는 장면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명언을 쏟아내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손발이 오그라들던 그 대사들. “한 아이가 있었지… 나는 이 아이의 나라를 꼭 지켜주겠다고 결심했지.” 

<설국열차> 크리스 에반스
<설국열차>가 온전한 한국영화인가라는 의문이 있습니다만, 봉준호 감독님이 연출했고 한국 기업이 투자했으니 한국영화의 범주에 속할 수 있겠습니다.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는 지금까지 한국영화에 출연한 배우 가운데 가장 이름값 있는 배우 되겠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크리스 에반스가 먼저 에이전시를 통해서 출연의사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크리스 에반스는 마블 영화 중간 중간에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의 영화에 출연하곤 했습니다. 크리스 에반스는 감독에 대한 욕심도 있는 것 같군요. 봉준호 감독은 “촬영 중간 중간 크리스 에반스가 자꾸 질문을 해대는 바람에 일정이 늦어질까 조바심을 낸 적도 있다”고 합니다. 크리스 에반스가 봉준호 감독을 천재라고 추켜세우는 영상을 본 기억이 나네요.

<설국열차>
<옥자>의 틸다 스윈튼(왼쪽)과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설국열차> <옥자> 틸다 스윈튼
이제 틸다 스윈튼은 송강호, 고아성, 변희봉 같은 느낌이 드는 배우가 됐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두 편에 출연했을 뿐이지만 이상하게 그렇게 느껴집니다. 틸다 스윈튼은 과거에 영국의 시네아스트 데릭 저먼 감독의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말하자면 한 감독에게 꽂히면 계속 출연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틸다 스윈튼이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스윈튼님, 한국어 공부를 하시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출연한 토마스 크레취만. <택시운전사> 스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택시운전사> 토마스 크레취만
살짝 낯선 이름의 토마스 크레취만은 독일 출신의 배우입니다.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의 바론 볼프강 스트러커 역으로 유명합니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킹콩>,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 <원티드> 등에도 출연했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 소재의 <택시운전사>는 올해 여름 개봉예정작입니다. 크레취만은 서울에서 만섭(송강호)이 모는 택시를 타고 광주의 진실을 취재하기 위해 향하는 독일기자 피터를 연기합니다.

<옥자> 촬영현장의 제이크 질렌할입니다. 어떤 장면인지 짐작도 안 되네요. 한복을 입은 틸다 스윈튼도 보입니다.

<옥자> 제이크 질렌할
<옥자>에는 많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그 가운데 제이크 질렌할의 이름이 제일 빛나는 것 같습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이 배우가 <옥자>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옥자>에는 폴 다노, 릴리 콜린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스티븐 연 등도 출연합니다.

<다른나라에서> 이자벨 위페르
홍상수 감독의 영화 <다른나라에서>에 출연한 이자벨 위페르 역시 세계적인 배우입니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와 <아무르>가 먼저 떠오르네요. 그녀는 지난 2월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폴 버호벤 감독의 <엘르>로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칸영화제에서는 두 번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피아니스트>와 클로드 샤브롤 감독의 1978년작 <비올렛 노지에르>입니다.

<라스트 갓 파더> 하비 케이틀
심형래 감독이 <디워> 이후에 내놓은 <라스트 갓 파더> 보신 분 계신가요? 하비 케이틀이 등장합니다. 영구(심형래)가 주인공인 <대부> 패러디 영화 <라스트 갓 파더>에서 하비 케이틀이 한 대사는 “영쿠” 말고는 기억이 안 나네요.

<클레멘타인> 스티븐 시걸
이 영화 빼먹을 뻔했습니다. ‘전설의 레전드’ 영화 <클레멘타인>에 출연한 스티븐 시걸 형님입니다. 시걸 형님은 정말 한때 할리우드 액션영화를 씹어먹던 잘나가는 배우였습니다. 아쉽게도 에디터는 아직 (보면 암이 낫는다는) <클레멘타인>을 보지 못했습니다.

<특별시민>에 출연한 이기홍. 변종구(최민식)와 서울시장 선거에서 맞붙는 양진주(라미란)의 아들 역인가요? 들고 있는 책을 보니 하버드생 설정인 것 같네요.

<특별시민> 이기홍
<메이즈 러너> 시리즈에 출연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이기홍은 박인제 감독의 <특별시민>에 출연합니다. 주 활동 무대가 할리우드이니 할리우드 배우 맞겠죠?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 라미란 등이 출연하는 <특별시민>은 4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곧 이기홍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분량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특별시민>은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룹니다.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빨리 치뤄지는 5월 대선 전이라 개봉 시기를 잘 잡은 것 같네요.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와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 등은 굳이 자세한 소개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두 감독의 영화가 한국영화는 아닌 것 같아서입니다.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 감독이 연출한 경우가 아닐까 합니다. 잘 알다시피 <스토커>에는 미아 바시코프스카, 매튜 구드, 니콜 키드먼 등이 출연했고, <라스트 스탠드>에는 아놀드 슈왈제네거, 포레스트 휘태커 등이 출연했습니다.


할리우드로 대변되는 서양권 배우들만 소개하고 끝내기엔 조금 아쉬워서 아시아 배우들도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영화에 출연한 중국, 일본의 배우들입니다.

<파이란> 장백지
송해성 감독의 <파이란>에 장백지가 출연했습니다. 2001년 개봉한 이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꽤 많을 겁니다. 최민식의 연기가 엄청났었죠. 재밌는 건 최민식과 장백지가 함께 등장한 장면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장백지는 쓸쓸하면서도 담백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무사>에 출연한 장쯔이. 스틸 사진만 보면 중국영화?

<무사> 장쯔이
<파이란>이 개봉한 같은 해에 김성수 감독의 <무사>도 개봉했습니다. 중국 올로케의 대작이었죠. 안성기, 정우성, 주진모 등과 함께 장쯔이가 출연했습니다. 장쯔이는 <조폭 마누라2: 돌아온 전설>에 특별출연을 하기도 했네요.

<비몽>
<마이웨이>

<비몽> <마이웨이> 오다기리 조
김기덕 감독의 <비몽>에서 오다기리 조는 이나영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이 영화는 좀 난해하다는 평가가 많네요. <마이웨이>에서 오다기리 조는 일본인 군인 타츠오(오다기리 조)를 연기했습니다. 오다기리 조는 친한(親韓)(?) 배우 느낌이 있습니다. 김기덕 감독과의 인연 때문인지 <풍산개>에서는 북한군1이라는 단역으로 모습을 보였습니다. <풍산개>의 전재홍 감독은 이른바 김기덕 사단 출신입니다. <비몽>에서는 메이킹 스탭이었네요. <미스터 고>에서도 오다기리 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주니치 이토 구단주 역으로 특별출연했습니다.

<자유의 언덕> 카세 료
홍상수 감독은 해외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많이 촬영했습니다. 2014년 개봉한 <자유의 언덕>에는 카세 료가 주인공으로 출연했습니다. 카세 료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마틴 스콜시지 감독의 <사일런스>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최악의 하루> 이와세 료
카세 료와 헷갈리시는 건 아니겠죠. 이와세 료는 한예리가 주연인 <최악의 하루>에 출연했습니다. 일본에서 온 소설가 역할입니다. 한예리의 세 남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 나머지 두 명은 권율과 이희준이 연기했습니다. <최악의 하루>는 제목처럼 하루 동안 은희(한예리)가 세 명의 남자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룹니다.

<밀정> 츠루미 신고
<밀정>의 경무국 부장 히가시 역의 츠루미 신고 기억하시나요? 송강호에게 의열단 밀정이 되라고 지시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마이웨이>에도 출연했습니다.

<곡성> 쿠니무라 준
너무나 강력한 존재감! <곡성>의 외지인 쿠니무라 준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도 수상했습니다. 물론 시상식에도 참석하셨고요. <무한도전> ‘무한상사’에도 출연하면서 더 친근해진 배우입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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