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과 와스프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마이클 더글라스

송경원 <씨네21> 기자
소소하게 귀엽고 잔잔하게 웃긴, 에피소드 소품집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어벤져스:인피니티> 사이의 이야기. 수더분하고 남루하기로는 따라올 자가 없는 히어로 앤트맨의 생활밀착형 개그. 1편의 색깔과 히어로의 개성을 잘 유지하고 있지만 목표지점이 모호해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약하다. 무엇보다 히어로 영화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악역이 희미한 게 문제. 그나마 와스프()이 멋짐을 담당하며 제 몫을 충분히 챙기다. 본편보다 쿠키가 더 임팩트 있다는 건 다행인지 불행인지.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사이즈는 커졌지만, 밀도는 낮아졌다.
★★★
앤트맨이 돌아왔다. 잔재미로 똘똘 뭉친 전작의 장점을 재현하며 시종일관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끈다. 자칫 식상해 보이는 행보에 변화를 위한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 바로 사이즈 업이다. 작아져야 강해질 것 같은 앤트맨이 거대해지고, 와스프가 동료로 등판하며 판을 키운다. 사이즈는 커졌지만, 밀도가 낮아진 게 문제다. 와스프의 역할은 <앤트맨과 와스프>라는 타이틀을 나누어 갖기에 모자라고, 두 캐릭터의 조화도 아쉽다. 전혀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 빌런에게 이젠 내성이 생길 때도 됐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잔재미의 향연
★★★
단순히 히어로의 사이즈뿐 아니다. 마블에서 가장 아기자기한 유머를 구사하기로는 단연 이 시리즈가 최고다. 그야말로 '취향 타는' 잔재미의 향연. 다만 MCU에서 타노스까지 경험해버린 탓에 이 영화의 악당이 미치는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 따라서 갈등 구조 자체가 약하게 느껴질 공산이 크다. 전편에 비해 캐릭터 각각의 매력보다 보편적 가족애가 두드러진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슈퍼히어로
★★★
여전히 사랑스러운 앤트맨(폴 러드)과 이야기에 와스프(에반젤린 릴리)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액션까지 강화되었다. 크기의 차이를 활용한 액션은 여전하고, 와스프의 육탄전은 새로운 여성 히어로의 탄생을 알리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양자 영역으로 쪼개 들어가지만 유머는 훨씬 거대해지고, 어벤져스와도 한층 더 결합하면서 히어로물로서 세계 또한 확장되었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혼성그룹 어벤져스에서 유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
축약하자면 전작 <앤트맨>보다 덜 인상적이다. 유머는 동어반복이고, 액션은 기시감이 크며, 악당 캐릭터는 허약하다. <앤트맨과 와스프>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두 캐릭터 사이에서 파생되는 합을 보여주는 데도 게으른 편. ‘투 톱 영화의 관건은 상부상조일 텐데, 앤트맨과 와스프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이렇다 할 창의적인 협업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MCU 안에서의 상대적인 평가일 뿐, 마블 영화는 이제 일정 수준의 재미를 획득해 보여주는 수준에 이르렀다. MCU라는 유기적인 공동체 안에서 서사가 읽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어벤저스 4>로 가는 떡밥을 품음으로써 상상의 재미를 키웠다. 쿠키는 두 개다. 스펙터클한 맛이 난다.

앤트맨과 와스프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마이클 더글라스, 미셸 파이퍼, 로렌스 피시번, 마이클 페나, 해나 존-케이먼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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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감독 이준익
출연 박정민, 김고은

송경원 <씨네21> 기자
투박하게 툭, 익숙하게 착. 귀엽거나 촌스럽거나.
★★★
고향으로 상징되는 과거로부터 끊임없이 달아나고자 했던 남자의 성장담. 익숙하고 무난하다. 그런데 형식적 야심과 거리가 먼 평이함이 도리어 마음을 잡아끄는 지점이 있다. 정직하고 투박하게 스트레이트를 뻗는 이준익의 연출은 늘 그렇듯 장단이 선명하다. 지나치게 설명이 많고 몇몇 캐릭터는 기능적으로 소비되지만 그게 즐기는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오래된 농담 같은 감성을 촌스럽다고 느낄지 귀엽다고 받아들일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자잘한 아쉬움에도 에둘러 가지 않는 진심이 변산의 노을처럼 번지는 영화.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값나진 못 해도 후지게 살고 싶지 않은 모두를 위해 
★★★☆
욕심이 많긴 하다. 청춘의 꿈,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 그곳에 가지는 애증, 부모 세대와의 갈등, 첫사랑까지. 그러나 종국에는 이토록 다양한 결을 엮고 끝까지 마무리한 추진력이 되레 놀랍게 느껴지는 영화다. 랩이라는 트렌디한 문화는 현란한 이미지가 아닌, 눅진한 감정이 묻어 나오는 독백의 언어로 쓰인다. 그러면서 주인공이 지리멸렬한 과거와 화해하고 세상을 정면으로 바라보기 위해 고개를 드는 과정은 점차 설득력을 얻는다. 박정민은 늘 놀라운 배우였으되, 이준익이 그의 매력과 강점을 가장 잘 운용하는 연출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 증명된 영화다. 김고은의 능청스러움은 작품을 한층 어여쁘게 만든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박정민 사용 매뉴얼에 대해
★★★
<변산>은 빤하다. 캐릭터도 빤하고 이야기도 빤하고 결말은 더 빤하다. 그런데 이 빤함이 그리 싫지 않다. 권선징악의 고루한 빤함이 아닌, 지나온 시간을 반추하게 하는 정겨운 빤함이랄까. 힙합이라는 장르의 자전적 고백을 통해 <변산>은 외면하고 싶었던 과거와의 화해를 시도한다. ‘너무 가난해서 보여줄 것이라곤 노을밖에없지만 그럼에도 찾게 되는 고향이란 공간이 주는 정서적 울림이 있다. <변산>박정민 사용 매뉴얼에 대한 무한 상상력을 고양시키는 영화이기도 하다. 전작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피아노 천재를 이물감 없이 마스터하더니 이번엔 신들린 힙합 스웩(swag) 노력을 통해 습득해냈다. 맡은 캐릭터를 위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그에게 충무로가 부디 더 많은 고난도 미션을 안기길 바란다. 이런 배우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변산

감독 이준익

출연 박정민, 김고은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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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이즈 마인
감독 마크 길
출연 잭 로던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청춘의 노트에 음악으로 쓴 시() 
★★★☆
1980년대 활동한 브릿팝의 전설적인 그룹 더 스미스의 리드보컬이자 작사가 스티븐 모리세이의 이야기. 문학청년이 일과 음악 사이에서 갈등하며 뮤지션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음향과 이미지, 시적 대사로 풍부하게 보여준다. 극적인 일화 중심의 전개나 많은 음악을 사용하지 않고 실존 뮤지션에게 접근한 시도가 참신하다. 충실한 관찰자 역할을 하면서 예술가의 내면을 세심하게 파고드는 카메라의 리듬이 관객의 감성을 일렁이게 만든다.

잉글랜드 이즈 마인

감독 마크 길

출연 잭 로던

개봉 2017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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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테드
감독 조엘 홉킨스
출연 다이안 키튼, 브렌단 글리슨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관록이 보여주는 삶의 해법
★★★☆
영국 런던 북쪽에 위치한 마을 햄스테드를 무대로 노년 남녀의 삶과 사랑을 다룬 영화. 재개발과 소유권 분쟁 실화에 영감을 받아 노년 문제와 주거 문제를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로맨틱 코미디로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각각 미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중견배우 다이앤 키튼과 브렌단 글리슨의 연기와 개성이 햄스테드의 그림 같은 풍경과 어우러져 생기를 부여한다. 노년기 삶의 질에 관해 영화 안팎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영화.

햄스테드

감독 조엘 홉킨스

출연 다이안 키튼, 브렌단 글리슨

개봉 2017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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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인 하바나
감독 밥 야리
출연 지오바니 리비시, 조엘리 리차드슨, 애드리언 스파크스

송경원 <씨네21> 기자
가이드 헤밍웨이가 안내하는 하바나 관광
★★☆
바티스타 독재정권의 폭정이 절정에 달한 시절의 쿠바, 하바나에 머물렀던 헤밍웨이의 7. 마이애미 글로브 기자 마이어스가 자신의 우상 헤밍웨이에게 초청되어 함께 시간을 보낸다. 미국과 결탁한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는 헤밍웨이의 당당함과 인간적인 고통, 삶의 태도 등을 성실히 받아 적는데 답이 빤한 교훈과 성장담의 함정을 피해가지 못한다. 고뇌를 파고들 생각은 없는 쉽고 편한 드라마.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하바나의 명소들을 보는 재미만큼은 쏠쏠하다.

헤밍웨이 인 하바나

감독 밥 야리

출연 지오바니 리비시, 조엘리 리차드슨, 애드리언 스파크스, 민카 켈리

개봉 2016 미국,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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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어페어
감독 블라디미르 보르트코
출연 안나 치포프스카야, 드미트리 페브초프, 알렉세이 차도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은밀한 유혹
★★☆
돈 많은 중년 유부남과, 젊고 아름다운 유부녀의 로맨스. 여기서 그친다면 흔한 불륜 연애담에 그치겠지만, 영화는 불륜 이후에 더 무게를 둔다. 결혼이나 사랑이라는 것도 결국은 육체를 볼모로 한 계약에 지나지 않는다는 서늘한 메시지. 안나 치포프스카야의 매력이 영화를 지탱한다.

시크릿 어페어

감독 블라디미르 보르트코

출연 안나 치포프스카야, 알렉세이 차도프, 드미트리 페브초프

개봉 2017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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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이지만 어린애는 아냐
감독 하나부사 츠토무
출연 나카지마 켄토, 타이라 유우나, 치넨 유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그래서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
부잣집 귀여운 딸과 가난한 집 훈남, 선남선녀가 역경을 겪지만 결국 행복하게 맺어진다는 동화 로맨스다. ‘오버로 일관하는 전반부가 지나면 후반부에 급격히 진지해지는데, 조금은 활력이 떨어진다. 청춘 배우들의 꽃스러운모습이 영화의 대부분. 물론 해피엔딩이다.

미성년이지만 어린애는 아냐

감독 하나부사 츠토무

출연 나카지마 켄토, 타이라 유우나, 치넨 유리

개봉 201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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