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9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배우 이병헌. 아직 2회밖에 방영하지 않았지만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아 버렸죠. 올해 초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보여주었던 한결 가벼운 모습과는 달리 다소 진중한 얼굴이 눈에 띄었습니다. 일전에 영화 개봉 당시 이병헌의 코믹한 얼굴들을 모아본 바 있는데요. 오늘은 스크린 속 그가 사랑에 빠졌던 얼굴들을 돌아보았습니다. 


<내 마음의 풍금>
첫사랑의 초상 수하

1990년대 <내일은 사랑>, <바람의 아들> 등에 출연하며 하이틴 스타로 승승장구하던 이병헌. 브라운관에서 펄펄 날아다니던 것과는 달리 당시 스크린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내 마음의 풍금>은 그 논란을 잠재워준 작품입니다. 그는 강원도 산속 마을 산리 국민(!)학교에 부임한 21살 젊은 선생님 수하 역할을 맡아 이미연, 전도연과 호흡을 맞추었는데요. 수하는 17살의 늦깎이 초등학생 홍연(전도연)의 짝사랑 상대이자, 동료 교사 은희(이미연)을 좋아하는 청년이었습니다. 20년 전 혈기왕성하고 풋풋했던 청춘스타 이병헌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내 마음의 풍금

감독 이영재

출연 이병헌, 전도연, 이미연

개봉 199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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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 점프를 하다>
한 사랑밖에 모르는 인우

<내 마음의 풍금> 이후 이병헌은 드라마 <해피 투게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진정한 ‘영화배우’로 거듭나게 됩니다. 1년 만에 멜로물로 복귀한 그가 선택한 작품은 ‘단 하나의 사랑’을 그린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였는데요. 그는 대학 시절 태희(이은주)를 만나 첫눈에 반한 인우를 연기했습니다. 태희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후 17년이 지나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된 인우, 담임을 맡은 반에서 태희와 너무나 비슷한 남학생 현빈(여현수)을 만납니다. 인우는 현빈이 태희의 환생이라고 믿고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영화보다 더 유명한 명대사가 있죠.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한 사랑밖에 모르는 그의 절절한 얼굴이 돋보였던 작품입니다.

번지 점프를 하다

감독 김대승

출연 이병헌, 이은주

개봉 2000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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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지독한 사랑에 빠진 남자 대진

다시 1년 후, 그가 선택한 영화 <중독>은 평범한 멜로 영화에서 조금 비껴있는 작품입니다. 유일한 피붙이인 호진(이얼)과 대진(이병헌) 형제, 둘은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됩니다. 1년 후 대진은 기적적으로 의식을 찾지만 호진은 깨어날 줄을 모르죠. 대진은 호진의 아내 은수(이미연)를 찾아가 자신이 호진이라고 주장하고, 처음엔 혼란스러워하던 은수도 대진을 남편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영화는 이병헌의 얼굴을 통해 지독한 사랑을 그려내고, 말미에 충격적인 결말을 선사합니다. <내 마음의 풍금>에서 이미연과 못다 한 사랑을 이루게 된 작품.

중독

감독 박영훈

출연 이병헌, 이미연

개봉 200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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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비밀은 있다>
마성의 옴므파탈 수현

드라마 <올인>으로 톱스타의 자리에 오른 그가 신중하게 고른 다음 작품은 섹시 코미디 영화였습니다. 그가 연기한 수현은 세 명의 여자에게 사랑을 받죠. 심지어 그에게 푹 빠진 세 여자 진영(추상미), 선영(최지우), 미영(김효진)은 (이름만 봐도 대번에 알 수 있듯) 자매입니다. 얼굴, 돈, 성격, 그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남자 수현은 세 자매와 아찔한 애정행각을 벌이는데요. 그는 영화 속 그녀들뿐 아니라 스크린 너머 관객들마저도 홀렸습니다. 영화는 당시 최고가인 60억 원으로 일본에 수출되며, 이병헌은 국내와 일본에서 모두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되죠.

누구나 비밀은 있다

감독 장현수

출연 이병헌, 최지우, 추상미, 김효진

개봉 200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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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풋풋하고 싱그러운 첫사랑 석영

미스터리에서 섹시 코미디, 그리고 공포에서 느와르까지. 거의 모든 장르를 섭렵하며 배우로서 또 스타로서 국내에서 정점을 찍은 이병헌은 다시 로맨스로 눈을 돌립니다. 잔잔하고 아련한 멜로 영화<그해 여름>은 석영(이병헌)과 정인(수애)이 만나 사랑에 빠진 20대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후 60대까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병헌은 씨네21 인터뷰를 통해 “전체적 바탕에는 <내 마음의 풍금>의 시대적 배경과 정서가 있고, 사랑의 감정에는 <번지점프를 하다>의 느낌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간 그가 출연해온 멜로 영화 속 여러 얼굴들의 집합이라도 봐도 좋겠죠. 이처럼 그의 가장 최근 멜로 영화는 무려 12년 전입니다. 앞으로 한 번 더 스크린에서 그의 로맨스 가득한 얼굴을 볼 수 있을까요? 일단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활약부터 기대해봅니다!

그해 여름

감독 조근식

출연 이병헌, 수애

개봉 200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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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박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