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스크래퍼
감독 로슨 마샬 터버
출연 드웨인 존슨, 니브 켐벨

송경원 <씨네21> 기자
빤한데 또 먹히는 그 이름, 드웨인 존슨
★★☆
전형적인 여름용 액션 블록버스터. 할리우드 영웅주의 서사에 쉴 틈 없는 물량 공세. 재난 영화의 익숙한 요소들을 고스란히 차용한 구성. 보통 혹평을 위한 수식어들이지만 드웨인 존슨 앞에선 아무 의미 없다. 스타 액션배우를 제대로 활용하면 이런 단점조차 분명한 목표 아래 기획된 장점으로 재포장될 수 있다. 또 한 번 가족을 구하기 위해 다 때려 부수는 드웨인 존슨의 도돌이표 같은 영화. 그럼에도 근육 액션이라는 목표 하나를 이만큼 집요하게 수행해낸다면 기꺼이 즐길 만한 킬링 타임.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장르가 드웨인 존슨
★★
액션+가족+드웨인 존슨. 미안한 말이지만, 포스터만 봐도 영화를 본 듯한 기분이 든다. ‘드웨인 존슨 표 영화라는 말도 암암리에 통용되고 있으니 무리가 아니다. 예감은 빗나가지 않는다. 전형적인 공식 안에서 안전하게 운행되는 영화는 가볍게 즐기기 좋은 액션 영화라는 평가와 공산품처럼 찍어낸 영화라는 혹평으로 이번에도 갈릴 것이다. <타워링><다이하드>를 적절하게 버무린 이 영화가 확실하게 환기시키는 건 있다. 서스펜스는 화려한 시각효과의 융단폭격이 아니라 촘촘한 내러티브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드웨인 존슨의 눈물겨운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그 고통이 심드렁하게 다가오는 건, 영화가 재앙의 규모와 캐릭터의 능력을 허황되게 과시하기만 할 뿐 기본적인 개연성도 획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워링> 이후 30여 년. 기술은 진보했지만 서스펜스와 감동은 퇴보했다.

스카이스크래퍼

감독 로슨 마샬 터버

출연 드웨인 존슨, 니브 캠벨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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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디어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콜린 파렐, 니콜 키드먼, 배리 케오간

송경원 <씨네21> 기자
이토록 순수하게 불쾌한 쾌감을 완전히 외면하긴 어렵다
★★★☆
이피게네이아 신화를 뼈대로 재구성한 현대판 부조리극. 서늘한 복수극의 외피를 쓴 채 인간의 실존적 선택과 결과, 책임에 대해 되묻는다. 카메라는 초현실적인 설정과 힘을 설명하는 대신 압도적 비극 앞에 선 인간의 고뇌를 탐닉한다. 신경을 긁는 사운드, 낯선 카메라 시점 등 지속적으로 불편함을 유도하는 등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전작들보다 훨씬 장르적이고 자극적이지만 동시에 비할 데 없이 차갑다. 부조리극이라 보다 차라리 무기력극이라 불러야 할 만큼 인물들의 감정이 거세되어 있기 때문이다. 불쾌와 불안의 파장을 끝까지 증폭시킨 후 급작스럽게 문을 닫아버리는 형식은 그 자체가 부조리다. 장르를 전용한 방식에 대해선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 없지만 경탄과 혐오를 모두 담아, 이 영화가 주는 불쾌함은 당신을 뒤흔들기 충분하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감추어 둔 인간의 본성을 해부하다
★★★★
첫 장면 심장수술 집도.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이후 장르의 집도의처럼 스릴러 장르를 해부한다. 카메라가 다가가면 갈수록 장르의 쾌감은 휘발된다. 영화는 내내 카메라의 위치, 강박적 음악의 사용, 그리고 배리 케오건의 강렬한 눈빛으로 심판자의 시선을 구축한다. 그리스 신화를 불러와 현대의 인간이 감추어 두었던 원초적 이기심을 끝끝내 직접 들여다보게 만드는 집요함. 경험하고 싶지 않은, 불쾌한 시선의 창조로, 그는 또 한 번 요르고스 란티모스라는 이름을 관객에게 새겨 넣는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희귀하고 기괴하고 독창적이다
★★★☆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는 희귀하고 기괴하고 부조리한 동시에 매혹적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 견줄 수 있는 건 그의 전작들뿐이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유일무이한 세계. <킬링 디어> 역시 요르고스 란티모스 외에는 만들어낼 수 없는 그의 영화다. 그리스 비극을 모티브로 했지만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인장들, 그러니까 풍자와 은유와 딜레마와 욕망과 초현실주의적 상상력이 알알이 박히면서 관객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다만 깔아둔 복선들이 기존 영화에서처럼 흥미롭게만 다가오지는 않는다. 신경을 긁는 사운드에 불편함을 호소할 관객도 적지 않을 듯. 70회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다.

킬링 디어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콜린 파렐, 니콜 키드먼, 배리 케오간

개봉 2017 영국, 아일랜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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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감독 타케우치 히데키
출연 아야세 하루카, 사카구치 켄타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판타지 천일야화
★★★
우디 앨런의 <카이로의 붉은 장미>(1985)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 영화. 스크린 속 캐릭터가 현실 세계로 나온다는 이야기인데, 앨런의 작품이 영화라는 판타지의 씁쓸함을 이야기한다면 <오늘 밤, 로맨스 극장>은 판타지 로맨스에 몰두한다. 이런 장르에 호감을 지닌 관객이라면 좋은 선물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들에겐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판타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영화로맨스는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듯. 영화는 그러한 감정을 결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나간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너무 많이 순진한 로맨스
★★☆
비슷한 설정의 작품인 <카이로의 붉은 장미>(1985)가 ‘그럼에도’ 영화의 환상보다 현실의 그늘을 더 중요하게 조명했다면, 이 영화는 아예 낭만적 동화로 가닥을 굳혔다. 뜻밖의 신파적 사연 역시 사랑의 낭만을 더욱 키우는 장치. 개연성이라든가 인물 감정의 디테일 면에서는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 로맨스의 설득력보다는 이제는 거의 사라지고 없는 단관극장 시절을 애틋하게 떠올리게 만드는 힘이 더 강한 영화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흑백과 컬러의 전격 만남. 조악하거나 귀엽거나
★★☆
스크린 속 공주가 현실세계로 걸어 나온다. 흑백의 시대에서 온 여배우와 칼라의 시대를 사는 감독 지망생 남자의 사랑엔 풋풋함과 비극이 공존한다. <시네마 천국>의 향수와 <로마의 휴일>의 멜로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식 판타지를 한데 버무려 만든 귀여운 상상. 영화가 보여주는 상상력의 구현이 조악하고 투박하지만, 사카구치 겐타로의 순수한 존재감이 이를 상쇄한다.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감독 타케우치 히데키

출연 아야세 하루카, 사카구치 켄타로

개봉 2018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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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비콘
감독 조지 클루니
출연 맷 데이먼, 줄리안 무어, 노아 주프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농도가 조금 덜한 코엔 형제표 블랙코미디 
★★★
안락한 교외 마을, 중산층 가정으로 대변되는 미국 사회 신화 부수기. 조지 클루니의 연출작이라기보다 코엔 형제의 각본이라는 태생 조건이 더 두드러진다.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트럼프 시대에 형제가 다시 한 번 쓴 <파고>(1996)처럼 보이는 면이 다분하다. 은유의 방식이 참신하다고 보긴 어려우며 코엔 형제가 쓴 작품 중에는 소품으로 보이지만, 쓴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오게 만드는 아이러니한 상황 설정들만큼은 충분히 즐길만하다. 

서버비콘

감독 조지 클루니

출연 맷 데이먼, 오스카 아이삭, 줄리안 무어, 노아 주프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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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몬몬 몬스터
감독 구파도
출연 등육개, 채범희, 진패기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나쁜 피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의 구파도 감독이 2017년에 만든 영화. 틴에이저들의 이야기라는 유사성이 있지만, 전작의 아련한 분위기를 떠올리면 절대 안 된다. 인성을 지닌 몬스터, 악마성을 지닌 인간,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루저…. 그들은 로 연결되고, 평범한 좀비 영화 아닐까 싶었던 영화는 장르의 관습을 조금씩 허물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진행된다. ‘버스 대살륙 신은 진정 잊지 못할 듯.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화력 센 청춘 호러
★★★☆
학원 폭력과 집단 따돌림, 독거노인에 이르기까지 대만 사회문제를 장르적으로 풀어낸 호러 영화. 구파도 감독이 로맨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2011)에서 보여준 청춘의 이미지가 핑크빛이었다면 <몬몬몬 몬스터>의 청춘은 검붉은빛에 가깝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을 넘어 인간과 괴물의 경계까지 무너뜨리며 폭주하는 영화의 온도는 마지막까지 지극히 뜨거우면서 서늘하리만치 차가움을 유지한다. 통쾌하면서도 통렬함까지 갖춘 청춘 영화의 새로운 완성형

몬몬몬 몬스터

감독 구파도

출연 등육개, 채범희, 진패기, 유혁아

개봉 2017 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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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니를 찾아서
감독 태런 렉스턴
출연 세니아 솔로, 마리아 벨로

송경원 <씨네21> 기자
몸으로 체험하는 여행이라기보다는 눈으로 즐기는 관광.
★★☆
엄마의 과보호 아래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던 루시(세니아 솔로). 주로 할리우드 영화의 단 꿈에 취해 살았던 그녀가 어느 날 페데리코 펠리니의 <>(1954)를 보고 난 뒤 이탈리아로 떠난다. 펠리니 영화의 명장면, 명대사들이 동화책의 삽화처럼 끼어드는 가운데 차근차근 펼쳐지는 이탈리아 기행. 아름다운 풍광에 눈이 즐겁다. 성장담의 개연성이 다소 헐겁고 갈등도 밋밋하지만 고전영화에 대한 애정만큼은 듬뿍 묻어난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존재 의미 찾아 떠난 환상 여행 
★★★
자신만의 세계에 살던 스무 살 여성이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에 영향을 받아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과정을 그린 로드무비이자 성장 영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을 만나러 가는 주인공의 여정은 이탈리아의 명소와 펠리니 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뒤섞여 독특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여행의 낭만을 판타지로 승화시키면서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에 대한 애정 고백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영화를 위한 영화.  

펠리니를 찾아서

감독 태런 렉스턴

출연 세니아 솔로, 마리아 벨로

개봉 2017 이탈리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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