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인과 연> 등 8월 첫째 주 개봉작 전문가 평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스펙터클보다는 감정
★★★☆
전작 <신과 함께 – 죄와 벌>이, 이야기나 캐릭터도 흥미로웠지만 액션과 스펙터클이 휘몰아치면서 관객을 사로잡았다면, 이번엔 그 배합 비율이 조금 바뀌었다. 물론 이 프랜차이즈 특유의 비주얼은 여전하지만, 액션보다는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드라마가 더욱 강조된다. 부제인 ‘인과 연’이 암시하듯, 수많은 ‘인연’들로 연결되어 있던 캐릭터들의 사연이 드러나는 과정은 꼼꼼하게 잘 조율되어 적절한 속도감으로 관객을 이끈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신파를 걷어내니 이야기가 보인다
★★★
확실한 흥행 요소인 신파를 걷어내고 이야기의 완성도로 승부를 걸었다. 전편이 귀인 자홍의 과거와 사연을 다양한 지옥을 배경으로 전했다면, <신과함께-인과 연>은 자홍을 이끌던 삼차사에 얽힌 인연의 매듭을 풀어가는 이야기다. 각자의 스토리를 설명하는 장면들이 자칫 지루할 수 있지만, 요소요소에 적절하게 배치된 유머와 시공간을 가득 메우는 화려한 볼거리로 몰입감을 유지한다. 영화 전반에 펼쳐지는 놀라운 시각효과는 한국형 판타지 장르의 완벽한 안착을 증명했다. 뜬금없는 공룡의 등장이 다소 의아하지만, 할리우드 못지않은 기술력에 대한 김용화 감독의 재치있는 자랑일 수도 있겠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대중적 상업영화의 어떤 정점
★★★☆
한국영화 VFX 최전선에 선 기술력, 다양한 관객층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서사를 엮어 이만한 스펙터클을 완성하는 건 여러모로 대단한 도전이다. 시작이야 원작의 힘이 컸지만 이제는 시리즈 자체에 힘이 붙었다. 인물 간 인과 연의 실타래가 풀리는 과정은 흥미롭고, 상상력은 전에 없던 시도들로 가득하다. 용서라는 화두는 자칫 강박적 결말로 이어질 법 한데 영화 스스로 이야기에 도취되지 않는 선에서 잘 마무리됐다. 재미와 서사적 감동, 기대치를 충족하는 볼거리라는 측면에서 대중적 상업영화가 갖출 수 있는 미덕을 거의 모두 챙긴 영화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스토리를 추월한 기술의 전시
★★★
전편의 서사는 속편에서 확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잘 계획된 시리즈물. 한국형 프랜차이즈의 시도, 발전된 기술력으로 이 시리즈는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전편의 구도와 달리, 속편은 이승, 저승, 천 년 전 삼차사의 비밀을 바쁘게 오간다.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이 세 개의 트랙을 오가기 위해 맞춘 듯한 다소 억지스러운 지점도 엿보인다. 괄목할 만한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야 하는 한편으로, 기술이 오히려 스토리에 융화되지 못하고 앞서나가 이야기의 몰입을 벗어나게 하기도 한다. 시리즈의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또 다른 3, 4편의 발전을 기대해 보게 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신과함께’라는 브랜드를 향한 탄탄한 초석
★★★☆
드물게도 <신과함께-인과 연>은 1편을 훌쩍 넘어서는 완성도를 성취한 속편이다. 흥행에는 도움이 됐으나 작품 완성도엔 약점으로 지적되던 ‘신파 요소’를 대폭 삭감하고, 납작해서 아쉬웠던 삼차사 캐릭터에 입체감을 입힌 것이 주효하다. 영화는 1편의 떡밥을 회수하는 동시에 새로운 미끼들을 던지고 주워 담으며 ‘인연’이란 퍼즐을 조립해 나간다.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를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선택한 각색 방향은 이승/저승, 과거/현재의 갈지자 교차편집이다. 이런 구조의 영화는 시공간을 오가는 과정이 치밀하지 못하면 이야기의 설득력을 잃기 쉬운데, 김용화 감독은 정보를 어디에서 얼마큼 숨기고 어디에서 노출해야 하는 가를 영리하게 파악하고 있다. 불모지로 평가받던 한국 판타지 장르 안에서 1편이 일군 놀라운 성공은 감독이 <미스터 고> 실패에서 얻은 거대한 교훈, 시각특수효과를 향한 아티스트들의 헌신적인 노력, 배우와 스태프들의 담대한 꿈들이 인연이 돼 만들어 낸 하나의 사건이었다. 이제 이 작품은 단순한 사건이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또 한 번의 모험을 하려는 듯하다. 쿠키 영상에 그 열쇠가 숨어있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관객과 함께 갔다면
★★☆
2017년 흥행작 <신과함께-죄와 벌>의 속편. 전편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신파를 줄이고 주인공들의 사연에 집중했지만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지 못하다. 캐릭터의 특징을 살리지 못하고 대사와 교차편집으로 전개하다 보니 마동석을 비롯해 배우들의 활약이 제한적이다. 전편의 장점이었던 시각특수효과와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한 지옥의 모습도 2편에서는 이야기를 뒷받침하기보다는 덱스터의 기술력을 전시하는데 머물고 만다. 흥행을 위한 야심만 보일뿐 상업 영화에서 재미와 의미를 ‘함께’ 보고픈 관객의 기대를 소멸시켜 아쉬움이 크고 진하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불편한 진실
★★★★
스웨덴의 한 미술관 큐레이터인 크리스티앙(클라에스 방)이 겪는 일상적이면서도 기묘한 며칠 동안의 사건들. 사건의 표면과 속내를 오가는 감독의 솜씨가 뛰어나다. 위선과 냉소, 예술과 현실, 폭력과 관계, 모순과 거짓 등 다양한 테마들이 오가는 러닝타임은 카오스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반복되는 모티프들을 통해 독특한 질서를 만들어나간다. 관객을 다소 불편하게 하면서도 끊임없이 자극하며 이끌고 나간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로랑 베그
★★★☆
스톡홀롬 현대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가 ‘더 스퀘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와중에 연속적으로 곤란한 일이 일어난다. 사각의 공간 안에서 모두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 채 서로를 믿고 배려한다는 ‘더 스퀘어’는 올바른 시도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현실과의 괴리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현대인, 지식인, 유럽인의 위선과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는 블랙코미디. 도덕적 인간이 왜 비도덕적 공동체 안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지, 정치적 올바름으로 포장된 미디어가 어떻게 현실감각을 무디게 하는지에 관한 차가운 웃음. 이론과 행동의 거리,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반응하는 일 사이의 거리를 통해 연대의 필요성을 다시금 화두의 중심에 올린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현대인의 위선, 욕망을 가리는 치장
★★★★
어쩌면 위선은 인간이 가진 비도덕적인 욕망을 가리는 치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치장으로는 본질을 모두 가리지 못하는 법이다. 그 누구도 현실 속에 상존하는 약자에 대한 편견을 숨길 수 없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미술관 큐레이터 크리스티앙이 겪는 며칠간의 난처한 상황 속에서, 여지없이 드러나는 위선의 행위가 결국 우리 자신의 모습과 닮았음을 깨닫게 한다. 일상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현실적 문제에 대한 답을 묻는 영화.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위선이 발가벗겨지는 그곳
★★★☆
재난 상황 안에서 인간의 본질을 해부했던 감독의 전작(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은 어쩌다 우연히 나온 결과물이 아니었다. 이 영화가 그것을 증명한다. 감독은 지식인, 경제적 안정을 이룬 이들, 예술가 집단 등 사회 계층의 윗선을 차지하는 이들의 위선을 발가벗긴다. 풍요와 복지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이주민 등 사회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북유럽 국가들의 민낯을 탐구하는 시도. 우스꽝스러운 상황들 안에 조롱과 냉소가 가득하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당신은 그의 위선을 비난할 수 있는가
★★★☆
교통법 위반으로 딱지 떼고 있는 ‘도덕 선생님’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랄까. <더 스퀘어>는 질문을 던진다. ‘예술적/정치적 올바름’을 이론적으로 풍부하게 갖춘 사람이 실생활에서도 훌륭할까. 신뢰와 배려를 상징하는 예술 프로젝트 ‘더 스퀘어’ 홍보를 관장하는 큐레이터 크리스티안(클레에스 방)은 이 딜레마 안에서 결국 자폭한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지식인인 그는, 자신이 궁지에 몰리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고 지적 허영심을 노출시킨다. 그리나 ‘웃픈’ 주인공을 마냥 몰아세울 수는 없다.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므로. 예술이 지닌 양면성과 현대인의 위선을 날카롭게 풍자한 블랙코미디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초능력, 난민, 종교적 메타포가 교차하는 결정적 이미지
★★★
밀입국 과정에서 총을 맞고 중력을 거스르는 초능력을 얻은 소년 아리안. 죄책감으로부터 도피하며 살아가던 부패한 의사 스턴은 아리안을 이용해 한 몫 잡고자 한다. 시리아 난민 문제를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독특한 SF. 오프닝부터 시각적으로 매혹하는 롱테이크 테크닉을 통해 눈길을 모은다. 정치적, 종교적 색채가 짙은 우화. 과장된 형식과 몽환적 상상력으로 난민, 테러, 포퓰리즘 등 유럽의 현재를 성찰한다. 상징화된 이미지는 때론 과하다 싶지만 직관적인 연결 자체가 곧 메시지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속에서 영화만이 전달할 수 있는 어떤 것에 대한 시도. 종종 엇박자가 나지만 대체로 도달한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우리 시대 가장 첨예한 현실을, 공중부양시킨 후 면밀히 검토
★★★☆
유럽 감독들에게 가장 첨예하게 인간성을 탐구할 도구로 난민문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소재가 됐다. <주피터스 문>은 난민 희생자인 소년 아리안을 하늘로 공중부양(국경을 넘다 총에 맞아 죽는 순간 그는 공중부양하는 초능력을 얻게 된다) 시킨 후, 유럽 영토에서 가장 뜨거운 현안인 난민문제를 토대로 유럽 사회의 가장 큰 공포를 유발하는 테러, 포퓰리즘이 가지는 폐해를 면밀히 검토한다. SF영화의 구조를 띠고 있지만, 초능력을 가진 할리우드식 영웅담과는 거리를 둔다. 난민에 관한한 위선적인 태도나, 선입견, 배타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감독은 난민을 포용하는 결말로 나아가고자 하는데, 마치 홍콩 누아르 속 인물들이 가지는 끈끈한 관계가 투박하면서도 끈끈하게 다가온다. 다소 과하지만 흥미롭고 독특한 전개다. 특히 아리안이 하늘에서 목격하는 유럽 테러, 도심 시가전의 긴박감 등 촬영이 주는 묘미도 크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존재물음 던지는 강렬한 SF 판타지
★★★☆
현실 문제를 초현실 장르로 풀어낸 문제작. <화이트갓>(2014)에서 동물문제를 스릴러 형식으로 다룬 헝가리 감독 코르넬 문드럭초는 <주피터스 문>에서 난민문제를 SF 장르로 보여준다. 비행능력을 가진 시리아 난민 소년과 부패한 헝가리 의사의 관계 변화를 중심으로 신과 인간, 과거와 현재의 관계를 되묻는다. 문드럭초 감독의 연출 특징인 핸드헬드, 롱테이크, 부감 촬영과 강렬한 음악, 과감한 전개가 관객의 눈높이를 끌어올린다. 장르적 재미에 치우치지 않고 온갖 문제에 얽힌 우리가 어디를 보고 살아야 하는가를 깨닫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깊은 SF 판타지.

송경원 <씨네21> 기자
공룡 + 변신로봇, 솔직히 이 조합은 반칙이지
★★★
헬로 카봇 시리즈의 첫 번째 극장판. 공룡테마파크에 진짜 공룡이 나타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공이동장치를 통해 백악기로 모험을 떠난다. 차탄과 공룡들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장면은 아이들이 바라마지 않는 생생한 테마파크나 다름없다. 너무 심각하지도 가볍지도 않게 시리즈의 장점을 응축한 영리한 기획물. 기존 카봇 시리즈의 인기 로봇들은 물론이고 새롭게 공룡 카봇4인방을 등장시켜 구매욕을 자극한다. 수준 이상의 CG 그래픽과 스케일로 극장판다운 완성도를 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