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감독 장률
출연 박해일, 문소리, 정진영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일상을 기억을 노래하다
★★★☆
영화는 사실을 찍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찍는 것이다장률 감독의 말대로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군산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인물들의 어제와 오늘, 출발과 도착, 편견과 진실 등을 시간의 매듭 없이 엮는다. 한중일 3국의 역사에 박혀 있는 선입견들 역시 사실보다 (각자가 믿고 싶어 하는) ‘기억에서 비롯된다고 영화는 노래하는 듯하다. ‘군산 여행에서 출발해 군산으로 오기 전 서울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구성은, 흩어져 있던 시간과 말들이 퍼즐처럼 결합하며 일상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 같다.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언젠가의 기억 속을 거닐듯
★★★☆
공간에서 정서를 길어올리는 장률 감독이 군산이라는 공간에서 찾은 건 혼재된 시공간이다. 시작과 끝이 맞닿고, 꿈과 현실이 느슨하게 연결된 그곳에서 인물들은 자신의 감정 속을 유영하듯 거닌다. 결코 선형적일 수없이 차라리 불쑥 날아들거나 순서가 마구 뒤섞인 채 펼쳐지는 것이 기억의 속성이다. 그것을 따른 영화의 흐름을 좇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선족을 향한 차별의 시선 등 사람들의 위선을 순간적으로 꼬집는 감독의 날카로움은 여전. 

이화정 <씨네21> 기자
현재를 걷는데, 과거가 있고, 미래가 보이는 연출
★★★☆
얼마 전 이혼한 여자. 송현(문소리)의 갑작스러운 군산행은 현재에서 등 떠밀려서지만, 또 머물지 않고 나가려는 그 여자의 의지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송현을 좋아했던 윤영(문소리)은 그녀에게 군산행을 제안하지만, 실은 송현의 리듬에 이끌려 길을 나섰고, 그 계기로 정체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갈팡질팡 현재를 걷는 여자 송현. 그리고 과거부터 그녀를 잘 알고 있었던 윤영의 갑작스러운 만남으로 이루어진 연애담.
현재를 걷고 있는데, 장률 감독은 그 장소에 있는 시간의 겹, 이음새를 발견하고 그걸 해체해서 앞으로를 고심하게 만드는 연출가다. 앞선 경주(<경주>)와 파주(<춘몽>)에 이어 이번은 군산이 그 배경이다. 일제 수탈의 역사가 여전히 상기되는 그 공간 안에서 그는 조선족을 향한 현재 우리의 시선까지 포착해낸다. 분명 우리가 알았던 장소지만, 낯설게 느껴지고 그래서 흥미진진한 군산으로의 여정이다. 장률과 박해일이 가지고 있던 엉뚱한 리듬과, 문소리의 가감 없이 솔직한 리듬이 만나 이룬 최상의 조화. 장률 감독의 작품 중 가장 경쾌한 리듬이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감독 장률

출연 박해일, 문소리, 정진영, 박소담

개봉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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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사람들
감독 임진순
출연 마동석, 김새론

송경원 <씨네21> 기자
이제 그만....
★★
끝없는 기시감의 연속. 한국 스릴러 영화들이 수없이 반복해온 소재, 상황, 해결 방식을 총집합 시킨 영화. 악당이 지배하는 마을에 도착한 아웃사이더가 사건을 해결하고 떠나는 구조에 한국적인 상황들을 디테일로 추가했다. 예측 가능한 전개, 1차원적인 캐릭터들로 인해 극적 갈등마저 단순화된다. 이야기, 소재, 연출, 캐릭터까지 모두 많이 봐왔고 지나치게 소모되었다.

동네사람들

감독 임진순

출연 마동석, 김새론

개봉 201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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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곡성
감독 유영선
출연 서영희, 손나은, 박민지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한국 공포의 전설, 현재와 접속 실패
★★
가문의 안방을 차지하고 대를 잇기 위한 여자들의 암투가 구시대의 산물처럼 보이는 탓일까. 과거라면 응당 무시무시했을 이 욕망이 안타깝게도 현재에는 전혀 통하지 않는 듯 보인다.  몇 번의 깜짝쇼에 의존하는 공포 장면 연출도 허술하게 느껴지긴 마찬가지다.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원작의 플롯을 따른 이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캐릭터 변화가 있었는지 감지하기란 쉽지 않다. 열연이 열연답게 보이는 장면도 손에 꼽을 정도다. 여러모로 엉성한 리메이크가 되고 말았다.

여곡성

감독 유영선

출연 서영희, 손나은, 박민지, 이태리

개봉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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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몬스터의 역습
감독 아리 산델
출연 웬디 맥렌던 커비, 메디슨 아이스먼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원작과는 또 다른 영화의 마력
★★★
세계적 인기를 모은 어린이 공포 소설 시리즈 <구스범스>를 바탕으로 한 두 번째 영화. 2016년 개봉한 전편은 원작자 R.L. 스타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각 시리즈의 몬스터 캐릭터를 모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2편은 전편에서 최고 악역이었던 악마의 인형 슬래피를 전면에 등장시키고 핼러윈을 주 무대로 삼아 공포와 재미를 배가했다. 몬스터 캐릭터 중에서는 구미 베어가 발군이다. 도입부터 몬스터들의 등장, 아이들과 몬스터의 대결 구도까지 전편과 닮은 모양새여서 참신함은 덜한 편. 그럼에도 다시 3편으로 이어지는 흥미로운 전개는 원작만큼이나 영화 시리즈에 빠져들게 만든다.

구스범스: 몬스터의 역습

감독 아리 산델

출연 웬디 맥렌던 커비, 매디슨 아이스먼, 켄 정, 제레미 레이 테일러, 칼릴 해리스

개봉 201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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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심장을 가진 남자
감독 세드릭 히메네즈
출연 제이슨 클락, 로자먼드 파이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나치의 탄생, 저항의 시작
★★★
히틀러의 나치가 유럽을 집어삼키며 공산주의자와 유태인을 색출하던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그들의 무차별적 폭력에 레지스탕스가 맞서기 시작한다. 극과 극의 위치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름 큰 스케일의 대작으로, 이야기를 퍽퍽하게 전달하는 역사 드라마에서 벗어나, 유려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교육용으로도 유용한 작품.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심장에 와닿는 전쟁 실화
★★★
나치 정권의 핵심 인물이자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암살작전을 다룬 전쟁 영화. 같은 소재로 만든 <새벽의 7>(1975)<앤트로포이드>(2016)가 작전에 초점을 맞췄다면 <철의 심장을 가진 남자>는 하이드리히라는 인물까지 철저하게 조명한다. 세드릭 히메네즈 감독은 권력과 광기에 사로잡힌 학살자와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레지스탕스를 대비시키며 전쟁의 본질과 참상을 느끼게 만든다. 극적 긴장을 높이는 촬영, 편집, 음악이 두드러진다. 전반부를 이끄는 제이슨 클락과 로자먼드 파이크의 연기도 단단하다.

철의 심장을 가진 남자

감독 세드릭 히메네즈

출연 로자먼드 파이크, 제이슨 클락, 미아 와시코브스카, 잭 레이너, 잭 오코넬

개봉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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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이 닷 컴
감독 필리프 라슈
출연 필리프 라슈, 엘로디 퐁탕, 나탈리 베이

송경원 <씨네21> 기자
웃기려 무지하게 애쓰는 데 도저히 웃을 수 없을 때 드는 안쓰러움
★★
고객의 사생활을 위한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는 회사가 있다. 주요 고객은 외도를 숨기고 싶은 사람들. 설정만 봐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어디서 웃음을 유발할지 대충 짐작이 간다. 문제는 그 방식이 예상보다 훨씬 저급하고 억지스럽고 지저분하다는 것. 웃자고 만든 화장실 코미디라는 걸 감안해도 웃음 포인트가 지나치게 1차원적이고 낡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철 지난 농담을 계속 들어야 하는 난감함.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불쾌한 소동극
★★
고객에게 거짓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는 스타트업 대표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프랑스 코미디. 의뢰인들에게 다양한 알리바이를 제공하는 초반 에피소드는 유쾌하다. 문제는 곧바로 나타난다.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계기를 시작으로 영화는 동물, 인종, 여성을 무리한 웃음 소재로 다룬다. 학대, 차별, 조롱을 반복하다가 위기와 절정 단계에서는 걷잡을 수 없어진다. 프랑스에서 코미디로 인정받은 배우 겸 감독 필리프 라슈가 각본, 연출, 주연까지 맡아 웃음 공세를 펼치지만 구시대적 발상으로 점철된 코미디를 마냥 웃고 즐길 수 없다

알리바이 닷 컴

감독 필리프 라슈

출연 필리프 라슈, 엘로디 퐁탕, 나탈리 베이, 디디에 보우돈

개봉 201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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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피트
감독 맷 에스카다리
출연 노라 제인 눈, 알렉산드라 파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공포의 수영장
★★☆
덮개가 닫혀 버린 자매의 생존을 위한 사투를 담은 스릴러. 설정은 신선한 면이 있었으나, 사건 해결로 가는 과정에서 디테일이 조금 약하다. 그 결과 관객의 집중과 몰입에서도 손해를 본 지점이 있지만, 끝까지 보게 하는 힘은 있다. 장르영화로선 약간은 덜 여물었다.

12피트

감독 맷 에스카다리

출연 알렉산드라 파크, 노라 제인 눈

개봉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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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
감독 청펀펀
출연 펑위옌, 진의함, 천옌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배우의 매력
 ★★★
약간은 오글거리는, 로맨스에 신파를 적절히 섞은 드라마. 말 대신 수화로 소통하는 남녀의 순애보가 다양한 감정의 결과 만난다. 그다지 새롭진 않지만, 남녀 주인공의 매력으로 전진하는 영화. 2009년 작품으로, 한국엔 두 번째 개봉된다. 결말 부분에 귀여운 반전이 있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10년이 지나도
★★★
이젠 하나의 브랜드로 평가받는 대만 청춘 영화. 그 출발선에 자리했던 2009년 작품이다. 대만 청춘 멜로의 핵심이 복고인 것이, 10년 만에 다시 찾은 이 영화의 시간적 거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게 하는 신묘함으로 발휘된다. 핸드폰 메신저 대신, 상대가 로그인해야지만 대화가 가능했던 MSN 메신저 등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게 아날로그 감성이 빼곡하다. 주인공 남녀의 말간 얼굴, 첫사랑, 전하지 못한 말들, 풋풋한 감정들오늘날 대만 청춘 멜로가 사랑받는 DNA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청설

감독 청펀펀

출연 펑위옌, 진의함, 천옌시

개봉 2010.06.17. / 2018.11.08.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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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트리
감독 하프슈타인 군나르 지그라쏜
출연 스테인소르 흐로아르 스테인소르손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분노의 도미노
★★★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분노와 트라우마와 고통 그리고 온갖 감정의 고름 덩어리들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영화. 그럼에도 묘하게 코미디의 톤을 지니며, 본질적으로는 호러일 수도 있는, 하지만 결국은 파국의 드라마가 되는 영화다. 부부나 이웃이나 가족 같은 우리의 기본적인 관계들은 얼마나 불안한가. 이 영화의 현실적 메시지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피로와 우울이 당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
★★★
이웃집 나무가 햇볕을 가린다. 아무것도 아닌 일 같지만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이웃 간의 갈등과 다툼의 과정을 층층이 쌓아 파국으로 나아가는 이 영화는 실은 그 이면에 깔린 현대인의 우울을 조명한다. 일상이 주는 압박과 피로는 예민함으로 이어지고 모든 것이 거슬린다. 무기력과 분노, 낙차가 심한 감정을 부지런히 따라가는 꼼꼼한 연출. 우울함이란 정서를 마치 안개처럼, 티 나지 않게 바닥부터 찬찬히 깔아나가는 솜씨가 일품이다

언더 더 트리

감독 하프슈타인 군나르 지그라쏜

출연 스테인소르 흐로아르 스테인소르손, 에다 뵤르기빈스노티르, 시구르더 시거르존슨, 토르스테인 바흐만, 셀마 비요스도티르

개봉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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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
감독 로스 카츠
출연 벤자민 워커, 테레사 팔머

송경원 <씨네21> 기자
마감마저 허술한 양산형 로맨스
★★
로맨스 장르의 전형을 고스란히 답습하다. 장르영화에서 반복은 큰 흠결이 되지 않는다. 다만 그 과정에서 피어나는 미묘한 감정들을 잡아내는 디테일이 중요한데, 가장 중요한 지점이 생략되어 있다. 흔들리는 마음, 삼각관계로 긴장을 유발하려 하지만 정해진 숙제를 푸는 양 딱딱한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 답답함을 벗어나고자 마지막에 의외의 상황을 던져놓고 선택을 강요하는데, 도리어 그게 결정적인 패착이다. 신선함과 무리수를 구분하지 못한 사례.

초이스

감독 로스 카츠

출연 벤자민 워커, 테레사 팔머

개봉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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