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감독 리치 무어
출연 존 C. 라일리, 사라 실버맨, 제인 린치

송경원 <씨네21> 기자
소나기처럼 몰아치는 카메오와 오마주의 잔 펀치
★★★
아케이드에서 인터넷 세상으로 확장된 게임 세계. 크고 화려하고 거대하게 확장해나가는 속편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동시에 아기자기한 디테일과 변주도 잊지 않는다. 랄프와 바넬로피 콤비 플레이는 여전하지만 무게중심은 아무래도 모험심 강한 바넬로피에 쏠려 있다. 1편에 비해 이야기 자체의 밀도는 다소 헐겁지만 디즈니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한 카메오와 오마주가 자잘한 구멍을 충분히 메우고도 남는다. 종종 과하다 싶기도 한데 한편으론 그 과잉된 변주를 즐기도록 구성된 영화다. 캐릭터 비틀기를 얼마나 즐길 수 있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지도.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뭉클하고 사랑스러운 상상력
★★★★
외톨이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았던 전편의 정서는 그대로, 작품의 외연은 확실하게 넓혔다. 보는 내내 눈은 즐겁고 마음은 뭉클하게 흔들린다. 동시대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콘텐츠에 안착시키는 능력, 자사가 구축해놓은 방대한 캐릭터 라인업과 세계관을 새로운 시리즈에 이식하고 확장하는 방식에 있어 디즈니는 지금 가히 경지에 올라있다. 꿈과 우정이라는, 종종 낡고 빤한 것 취급받지만 늘 소중한 가치를 전달하는 데 있어 게으름을 부리지도 않는다. 이 영화는 ‘디즈니가 가장 잘하는 것’으로 띄운 승부수 중 하나이며, 그 결과 이제 좋아하지 않기가 더 어려운 시리즈가 됐다. 디즈니 공주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오 마이 디즈니’ 시퀀스는 따로 떼어놓고 계속 돌려보고 싶을 정도로 참신하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반박불가 디즈니
★★★☆
‘made in 디즈니!’ 표식이 연신 나부끼는, 픽사·마블·루커스필름을 끌어안은 세계 최강 콘텐츠 제국 디즈니의 위용이 쉼 없이 뿜어져 나오는 영화다. 긴 시간 구축해 온 디즈니 공주 캐릭터를 대거 투입해 ‘셀프 디스’하는 능청이 일단 수준급이다. 아이언맨-스톰트루퍼 등 계열사 인기 브랜드를 만나는 반가움, ‘이스터에그를 찾는 쏠쏠한 재미, 얼마 전 작고한 스탠 리의 흔적이 주는 감흥까지. 그렇다. 이건 디즈니만이 할 수 있는 초호화 캐스팅이고, 설정이다. 오락실 게임을 배경으로 한 1편이 피처폰이라면, 방대한 인터넷 세상으로 들어온 이번 2편은 스마트폰 사양의 모양새다. 인터넷 세상의 특징을 위트 있게 재해석한 디즈니의 창의력은 정말이지 반박 불가다. 이 와중에 우정과 꿈이란 보편의 감정까지 촌스럽지 않게 챙겼으니 디즈니, 이 재간둥이 같으니라고!”가 절로.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감독 필 존스턴, 리치 무어

출연 존 C. 라일리, 사라 실버맨, 제인 린치, 잭 맥브레이어

개봉 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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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출연 유태오, 로만 빌릭,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송경원 <씨네21> 기자
장면은 음악이 되고 음악은 이야기가 되어
★★★☆
러시아를 뒤흔들어 놓고 28살에 요절한 천재 뮤지션 빅토르 최의 이야기지만 전기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빅토르 최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에서 최대한 멀어지려 애쓴다. 대신 1981년 레닌그라드의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했던 아티스트들의 해방을 향한 갈망과 에너지를 감각적으로 담아낸다. MTV 스타일의 감각적인 화면에 애니메이션이나 컬러 등을 끼얹은 자유분방한 방식은 말 그대로 보는 음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짧고 치열해서 더 애틋하고 아름다웠던 청춘의 찰나. 음악을 매개로 현재의 관객들을 당시 청춘의 축제 한가운데로 데려다 놓는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뜨거웠던 한 시절에 보내는 러브레터
★★★☆
자유와 청춘을 노래하는 인물들은 좋은 소재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관객 역시 자유로워지는 기분을 선사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좌초하는 영화는 생각보다 많다. <레토>는 무난하게 해낸다. 빅토르 최라는 전설적 뮤지션을 조명하긴 하되 전기영화라기 보다 청춘, 음악, 사랑, 자유와 저항 같은 매력적인 요소들이 수놓아진 열정의 산물에 더 가깝다. 극소수 숏을 제외하고 내내 흑백 화면을 보여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는 그 어떤 컬러영화보다 다채롭고 감각적으로 보인다. 빅토르 최를 연기한, 유태오라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목격하는 즐거움 역시 충만하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현재의 청춘이 과거의 청춘을 향해 보내는 무한정 리스펙트. 애틋하고 귀엽다
★★★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어난 일이 아니다. 흑백의 화면 , 불쑥 튀어나오는 이질감 가득한 해설자와 컬러 화면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가짜임을 일깨워준다. 아주, 일부러, 작정하고. 러시아 정부로부터 현재 어떤 이유건 창작의 자유 속박당하고 있는 아티스트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1970년대, 마찬가지로 동토의  레닌그라드에서 창작의 의지를 제한받았던 뮤지션들을 돌아본다. 누군가에게는 젊음이라는 단어로, 사랑이라는 단어로,  뜨거운 여름같이 남아있는  열정 상태를 고스란히 소환한다. 회고가 아닌 현재의 언어이자, 지금 가장  표현 방식이다. 그들의 젊음이 잊고  나의 한때로 치환되는 애틋하고 먹먹한 경험. 한번 아니라 두 번, 세 번 자꾸 들여다보게 만드는 그들의 동작들. 독해가 필요 없는 어떤 정서의 언어라는 점에서 사랑해 마지않게 되는 영화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흑백의 시대가 막을 수 없었던
★★★☆
자유를 향한 염원이 들끓었던 그때 그 시절, ‘러시아 록(rock)의 신화 빅토르 최가 통과한 여름(Leto ·레토)처럼 뜨거웠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 더 정확히 말하면 흑백의 시대에 맞섰던 아티스트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모든 걸 기발한 형식 안에 담아, 당시 청춘들의 분위기를 재현한 게 특히나 인상적이다. 빛바랜 흑백 화면 속으로 불쑥불쑥 끼어드는 MTV 스타일의 컬러풀한 영상은, 흑백의 시대가 막을 수 없었던 젊은 에너지들에 대한 은유 같기도 하다. <레토>와 함께 연기 인생의 뜨거운 여름을 맞은 배우는 유태오다. 앞으로 스크린에서 자주 재생될 얼굴이니 즐겨찾기.

레토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출연 유태오, 로만 빌릭,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개봉 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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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감독 임경택
출연 이시영, 박세완, 이준혁, 최진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언니만 잘한다
★★☆
여성 주연 액션 영화로 보자면 통쾌함을 주는 영화다. 이는 온전히 주어진 감정과 해내야 하는 액션 연기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배우 이시영의 공이다. 이에 반해 소재나 폭력을 다루는 방식은 여러 오점을 남긴다. 영화에 등장하는 성매매, 성폭력은 주인공의 분노를 부추기는 원인 제공으로만 기능하고, 복수의 상징인 양 붉은 의상과 하이힐을 신고 가해자들을 차례대로 고문하는 표현 방식이나 전개는 복수극이라는 테두리에서도 분명 시대착오적이다.

언니

감독 임경택

출연 이시영, 박세완, 이준혁, 최진호

개봉 201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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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나의 사랑
감독 파올로 타비아니
출연 루카 마리넬리 발렌티나 벨레, 로렌조 리첼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이탈리아 거장이 펼치는 클래식의 진수
★★★☆
이탈리아 현대사를 주요 주제로 다뤄온 타비아니 형제 감독. 두 거장이 이탈리아 현대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벱페 페놀리오의 소설 <사적인 문제>를 영화로 옮긴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작업으로 보인다. 대의명분을 위해 싸우던 젊은 파르티잔(반파시스트 저항군)이 사랑이라는 사적인 문제에 직면하면서 겪는 갈등과 역사의 비극을 회화적 기법과 절묘한 장면전환, 클래식 음악의 사용 등 거장 특유의 원숙한 솜씨로 풀어낸다. 원작의 중요한 요소인 안개를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 장면들이 특히 빼어나다. 연인의 이야기가 전면에 드러나기보다 문학성이 두드러져서 멜로 영화보다 문예영화에 더 가깝다.

레인보우: 나의 사랑

감독 파올로 타비아니

출연 루카 마리넬리, 로렌조 리첼미, 발렌티나 벨레

개봉 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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