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어떤 CF를 얼마나 많이 찍느냐를 보고 배우의 인기와 몸값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경우, A급 배우들은 TV 광고 찍기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출연료가 그리 높지 않을뿐더러, 톱스타들이 전통적으로 TV 광고에 일부러 출연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도 외국에서는 꽤 활발히 CF를 찍는 편이다. 특히나 국내처럼 톱스타들의 광고 개런티가 높은 상황에서 오히려 할리우드 배우들을 섭외하는 데 드는 가격이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의 국내 CF 영상들을 모았다. 


크리스 프랫
게임 '포트나이트'는 국내 론칭 홍보 TV 광고에 크리스 프랫을 섭외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봤다. 영상 속 크리스 프랫은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상금이 "천억!"이라고 외친다. 이어 한국이 포트나이트 e스포츠 상금을 가져갈 상금은 '빵원!'이라며 게임 왕국인 한국 게이머들을 향해 도발한다. 여담이지만 크리스 프랫도 이 게임을 즐겨 한다고. 


앤 해서웨이
앤 해서웨이가 화면 안으로 사뿐사뿐 뛰어 들어오는 장면. 유독 영화관에서 많이 봤던 기억이 난다. 지난해 국내 브랜드 <AHC>에 발탁된 앤 해서웨이는 광고 촬영 및 관련 프로모션 행사 때문에 내한하기도 했다. CF에서는 "해마다 늘어가는 나이를 거스를 순 없지만"이라고 했지만, CF 속 그녀는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듯 여전히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멕 라이언
시간을 되돌려보자. 1990년대 TV CF에도 할리우드 스타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90년대 대표 로코 여신이었던 멕 라이언이 그 주인공! '섹시 마일드'라는 이름의 샴푸 브랜드 광고를 찍었다. 멕 라이언의 목소리 위로 한국어 더빙을 얹었다. 정확한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은 "아이 러브 섹시 마일드" 카피뿐. 정신없는 카메라 워킹도 90년대 감성을 자극한다. 그러나 기껏 한국 CF를 찍어놓고 미국의 토크쇼에 출연해  "동양의 어느 나라에서 광고를 찍었는데 줄거리도 말이 안 되고, '섹시 마일드'라는 이름이 어법에 맞지 않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었고, 결국 사과까지 한 해프닝이 있었다.


올랜도 블룸
올랜도 블룸은 국내 게임 업계가 할리우드 배우를 CF 모델로 발탁한 첫 사례였다. 모바일 게임 '로스트 킹덤' 관계자는 중세 시대 게임 배경과 어울리는 모델을 찾다가 그를 발탁하게 되었다고. 가장 성공한 중세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레골라스를 연기했으니 찰떡 캐스팅이라고 볼 수 있겠다. CF 속에서 그는 어떠한 대사 없이 묵묵하고 비장하게 전투한다. 광고는 실제 LA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촬영했으며, 제법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스케일 있는 전투신이 담겨있다.


기네스 펠트로 & 다니엘 헤니
2005년 빈폴 광고에서는 기네스 펠트로와 다니엘 헤니의 커플 연기를 볼 수 있다. 영국 런던 거리에서 치명적인 눈빛을 교환하며 마주 걸어오던 두 사람. 영상에 깔린 삽입곡도 치명적이다. 서로의 옆을 지나가던 순간 기네스 펠트로의 스카프가 바람에 풀어지고 다니엘 헤니가 아련한 눈빛으로 스카프를 붙잡는다. 할리우드 스타 기네스 펠트로와 당시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리즈 시절 찍던 다니엘 헤니의 조합만으로도 흥미롭다.


드류 베리모어
드류 베리모어의 리즈시절을 한국 CF에서도 볼 수 있었다. 바로 '배스킨라빈스 31' 광고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잡지를 고르는 드류 베리모어를 보고 남자가 반한다. '지금 나의 소원은 아이스크림이 되는 것'이라는 남자의 내레이션이 조금 이상하고 느끼하지만 드류 베리모어의 상큼한 매력이 돋보이는 CF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