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돌아와 관객들에게 
이별을 고한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
관객들이 캐릭터들을 떠나보내듯, 
그동안 목소리를 연기했던 배우들에게도
안녕을 고해야 한다.
지난 9년, 세 편의 영화에서 목소리로 만났던 배우들을 기억하고자
간략한 캐릭터 소개와 목소리를 맡은 해당 배우들의 영화 속 출연 모습을 모아봤다.

히컵 = 제이 바루첼

버크 족장 스토이크의 아들이자 발명가 히컵. <드래곤 길들이기>에서 자신의 발명품을 이용, 나이트 퓨어리를 잡았다. 한쪽 꼬리날개를 잃은 나이트퓨어리를 ‘투슬리스’라 부르고 친구가 됐다. 드래곤과 전쟁하는 부족에서 유일하게 드래곤을 죽이지 못한 ‘괴짜’였지만, 그의 그런 성격이 인간과 드래곤의 공존을 성공시켰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점점 듬직해진 히컵의 모습이 이 시리즈의 핵심.

히컵을 연기한 제이 바루첼은 코미디에 능통한 배우. 겁이 많지만 그만큼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히컵의 성격을 시리즈 내내 혼연일체의 연기로 보여줬다. 제작진 또한 그의 연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드래곤 길들이기 2> 히컵의 키를 제이 바루첼과 똑같은 182cm로 설정해줬다.

(위) <트로픽 썬더> (2008)
(아래) <코스모폴리스>(2012)

 (위) <돈 페요테> (2014)
(아래) <디스 이즈 디 엔드> (2013)

영화 <원펀치 2>를 연출하는 제이 바루첼의 모습

아스트리드 = 아메리카 페레라

버크 마을 최고의 엘리트. <드래곤 길들이기> 중 여러 훈련에서 독보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용을 능숙하게 다루는 히컵을 의심해 미행하다 투슬리스에게 납치돼 강제 비행을 했었다. 결과적으로 히컵과 투슬리스의 우정을 이해하고 본인도 용과 마을의 평화 조성에 앞장선다. <드래곤 길들이기 3>에선 히컵과 아스트리드의 ‘결혼 여부’가 꾸준히 논의된다.

히컵과 제이 바루첼이 다소 비슷한 이미지라면, 아메리카 페레라는 아스트리드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다. 금발에 하얀 피부를 가진 아스트리드와 달리 페레라는 히스패닉계 미국인으로 흑발과 짙은 피부색이 특징. 하지만 그동안 당당한 성격의 캐릭터를 맡아왔던 연기력으로 자신감 넘치는 아스트리드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드라마 <어글리 베티>(2006~2010)의 베티 슈아레즈 역

<청바지 돌려입기>(2005) 카멘 역으로 2000년대 초 젊은 여성들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다.

(위) <엔드 오브 왓치> (2012)
(아래) 드라마 <슈퍼스토어> (2015-)

피쉬레그스 = 크리스토퍼 민츠 프래지

다른 동기들과 달리 신체능력이 좋거나 용감한 성격은 아니지만, ‘용 덕후’란 말이 어울리게 용에 대해선 모르는 게 없다. 새로운 용이 등장할 때마다 기꺼이 설명충이 되는 캐릭터. 작중 용이 그려진 카드를 가지고 있는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한다. <드래곤 길들이기 2>부터 러프넛에게 꽂혀서 나름대로 구애를 하는 중.

크리스토퍼 민츠 프래지가 피쉬레그 역을 연기했다. 한국 관객에겐 <킥 애스> 시리즈로 익숙하지만, 사실 코미디 영화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 배우로 유명하다. 본인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더 얇게 내는 방식으로 피쉬레그스의 소심한 성격을 드러냈다. 또 다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트롤>에도 목소리 출연했다.

<킥 애스: 영웅의 탄생> (2010)

(위) <수퍼배드> (2007)
(아래) <프라이트 나이트> (2011)

(위) <킥 애스 2: 겁 없는 녀석들>(2015)
(아래) 드라마 <그레이트 인도어스>(2016)

스노트 = 조나 힐

그야말로 허세왕. 실력은 있지만 남들에게 관심받으려는 행동 때문에 제실력도 못낼 때가 허다하다. 1편에선 아스트리드를, 2편에는 러프넛에게, 3편에는 또 다른 여성 캐릭터에 애정 공세를 퍼붓는 나쁜 남자 겸 쉬운 남자.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서 <드래곤 길들이기 3>에선 끊임없이 자신이 2인자임을 짚고 넘어가려 한다.

피쉬레그스와 크리스토퍼 민츠 프래지 못지 않게 스노트와 조나 힐도 완전히 다른 이미지다. 조나 힐은 대개 소심하거나 정감가거나 지적인 캐릭터를 맡아왔기 때문. 하지만 <드래곤 길들이기> 전에도 <호튼>에서 목소리 연기를 펼쳤었고, 캐릭터 연기에 워낙 빼어난 배우라 이질감 없이 싱크로율 100%의 연기를 보여줬다. 이후에도 <소세지 파티>나 <레고 무비> 등에서 목소리 출연했다.

(위) <수퍼배드>(2007)
(아래) <머니 볼>(2011)

(위) <21 점프 스트리트>(2012)
(아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

드라마 <매니악>(2018)

러프넛 & 터프넛 = 크리스틴 위그 & 저스틴 러플
터프넛 - 저스틴 러플

쌍둥이 남매. 남매는 서로를 미워하게끔 태어난다는 현대 속설을 증명하듯 눈만 마주치면 싸우는 현실 남매. 그 투닥거리는 모습 때문에 6인방 중에서 코미디 지분이 높은 편이다. <드래곤 길들이기 2>에서 러프넛이 피쉬레그스와 스노트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러프넛은 정작 에렛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의 비극(?)을 보여주기도.

러프넛을 맡은 크리스틴 위그는 할리우드에서도 다재다능하기로 유명하다. 코미디 연기와 정극 연기를 넘나드는 스펙트럼에다가 목소리 연기까지 더해져 러프넛의 걸걸한 목소리 그일거라고 상상하기도 어렵다. 

TV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 2005~2012년 하차)

(위) <워크 하드: 듀이 콕스 스토리> (2007)
(아래) 드라마 <스포일스 오브 바빌론>(2014)

<더 스포일 비포 다잉>(2015)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

(위) <고스트 버스터즈>(2016)
(아래) <쥬랜더 리턴즈> (2016)

터프넛은 원래 T.J.밀러(<데드풀>의 위즐)가 담당했으나 여러 사건에 휘말려 강제하차됐다. 그래서 <드래곤 길들이기 3>의 터프넛은 저스틴 러플이 맡았다. 해당 사진은 <인천상륙작전>(2016) 알렉산더 헤이그 역.

스토이크 = 제라드 버틀러

버크 마을의 족장이자 히컵의 아버지. 그의 풍성한 수염과 거대한 덩치는 딱 봐도 바이킹 전사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히컵의 어린시절, 스토이크는 아내를 잃었는데 이 설정은  <드래곤 길들이기 2>의 중요한 복선이 된다. 1편에선 드래곤을 잡기 위해 모든 걸 감수하는 호전적인 성격이지만, 2편부턴 드래곤과의 공존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부드러움도 보여준다. 

“디스 이즈 스파르타”를 전세계에 알린 레오니다스 왕 제라드 버틀러가 스토이크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실제 그의 이미지가 스토이크의 듬직한 이미지와 잘 어울리고,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역을 맡았던 만큼 발성이 좋아 목소리 연기로도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위) <드라큐라 2000>(2000)
(아래)<툼레이더 2- 판도라의 상자>(2003)

(위) <오페라의 유령>(2004)
(아래) <300> (2007)

(위) <런던 해즈 폴른> (2016)
(아래) <크리미널 스쿼드> (2018)

가버 = 크레이그 퍼거슨

버크의 대장장이. 스토이크의 전우이자 히컵의 스승. 용에게 왼손을 잃어 의수를 끼고 있는데, 대장장이답게 의수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스토이크와 히컵의 어색한 부자 관계에서 착실하게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일상 생활에선 농담을 잘하는 유쾌한 성격.

크레이그 퍼거슨은 배우로 데뷔했으나 지금은 코미디언, 쇼 호스트로 더 맹활약 중이다. 제작진은 퍼거슨만의 유머 센스는 가버 캐릭터에 여러 가지 영감을 줬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위) <빅 티즈> (1999)
(아래) <오 그레이스> (2000)

TV 쇼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크레이그 퍼거슨> (2005~2014)

발카 = 케이트 블란쳇

<드래곤 길들이기 2>에서 첫 등장한 히컵의 어머니. 드래곤에게 납치된 후 15년동안 드래곤과 함께 생활하면서 공존하는 방법을 익혔다. 첫 등장에선 마스크를 쓰고 거대한 용을 타 영락없이 악당처럼 보였는데, 실제로 2편의 악당으로 기획됐었다고. <드래곤 길들이기 2> 이후 버크에 정착했는데, 3편에선 스노트의 구애를 받는다.

케이트 블란쳇이 발카의 목소리를 맡았다. 워낙 유명한데다 연기 하나로도 찬사 받는 배우니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위) <엘리자베스> (1999)
(아래) <골든 에이지> (2007)

(위)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2001)
(아래) <기프트> (2001)

(위) <에비에이터> (2004)
(아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

(위) <신데렐라> (2015)
(아래) <캐롤> (2016)

샴푸 광고를 연상시키는 <토르: 라그나로크>(2017)

에렛 = 키트 해링턴

<드래곤 길들이기 2>에 등장한 드래곤 사냥꾼. 2편의 악역 드라고 블라드비스트의 용병이다. 처음부터 히컵과 아스트리를 공격하고 반대로 쫓기기도 하는 등 철천지 원수가 될 것 같았지만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버크 마을에 합류하는 외지인. 2편에서 러프넛이 그에게 첫눈에 반하더니 3편에서도 꾸준히 구애를 하고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존 스노우’ 키트 해링턴이 에렛의 목소리다. 평소보다 굵은 톤, 강한 액센트로 연기해 드래곤 사냥꾼이란 캐릭터 특징을 더 강하게 짚어냈다. 3편에서 비중이 큰 편은 아니지만 ‘투슬리스와의 오디션’ 홍보 영상으로 팬들에게 얼굴을 비췄다.

<청춘의 증언>(2014)

(위) <폼페이: 최후의 날>(2014)
(아래) <스푹스: MI5>(2016)

드라마 <왕좌의 게임>(2011~)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