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첫 작품은 <들꽃>. 한겨울에 집도 없이 떠도는 세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배우 모두 각자의 이름(수향, 은수, 하담)으로 출연한 이 작품에서 정하담은 박석영 감독과 차기작을 약속한다. 그렇게 3년간 독립영화계가 주목한 ‘꽃 삼부작’이 시작된다. <들꽃>에서 이어진 <스틸 플라워>는 정하담의 단독 주연작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정하담이란 배우가 ‘하담’이란 인물을 연기하지만, 연관성은 느슨해졌다. 대신 이 벅찬 세상에서 홀로 서는 소녀의 이미지를 보다 확실하게 내세웠다. 하담이란 소녀를 통해 이 세상에 찢어질 듯 팽팽해진 인간의 피로와 비루한 삶을 형상화했다. 정하담은 <스틸 플라워>로 제 41회 서울독립영화제, 제4회 들꽃영화상 여우주연상과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