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중간인 수, 목요일은 직장인에게 가장 슬픈 날이다. 그렇지만 요즘은 이때가 조금 기다려진다. ‘얼굴 맛집’으로 소문난 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때문이다. 여주인공은 아이돌을 ‘덕질’하고 시청자는 김재욱 ‘덕질’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이 드라마를 보고 김재욱에게 반하지 않기란 힘들다. 그런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일을 빙자한 기자의 ‘월급 루팡’ 현장이라 봐도 무방한 기획이다. 김재욱의 ‘잘생김 모먼트’ 10. 여러분의 ‘원픽’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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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왼쪽부터) #책사자 #흑사자 #Two사자

어떤 배우에 꽂혔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무엇? 그의 취향과 성향을 엿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 팔로우다. 김재욱의 인스타그램에는 반려묘와 반려견의 지분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그녀의 사생활> 촬영 현장에서의 사진과 함께 드라마 속 애칭인 ‘사자’를 활용해 ‘책사자’, ‘흑사자’, ‘Two사자’라는 코멘트를 달아 시리즈로 올렸다. 군더더기 없는 짧은 코멘트마저 그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아기 사자 인형과 노란 리본과도 ‘케미’가 폭발하는 이 배우. 원래 ‘퇴폐미’ 전문 배우 아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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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 백발 모차르트

<헤드윅>
<아마데우스>

쌩 눈(!)으로 그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는 공연장 무대다. 김재욱은 뮤지컬 <헤드윅>에 캐스팅됐을 당시 ‘마드윅’(마성의 헤드윅)이라 불리며 역대 헤드윅 연기자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무나 소화하지 못할 드래그퀸 의상을 찰떡같이 소화했다. 백발을 찰랑이는 아마데우스는 또 어떻고. 모차르트가 음악가였는지 아이돌이었는지 헷갈리게 만드는 비주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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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R

김재욱은 TV 예능 프로그램에 잘 출연하지 않는 것과 달리 라디오 프로그램에는 꽤 자주 출연하며 숨겨왔던 입담을 풀어낸 적이 많다. 특유의 나른하고 느릿한 중저음 목소리가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이 따로 없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 때문에 실제로도 차가운 성격일 것 같지만 말도 많고 농담도 잘 하고 잘 웃는 의외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친분 있는 배우들과 전화 연결할 때 드러나는 장난기 가득한 다정한 말투에 ‘치일 수’ 있으니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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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키스신

*깜깜함 주의*

유튜브에서 김재욱 관련 영상 세 개 이상 보면 반드시 추천 동영상에 뜨는 영상이 있다. 김재욱 레전드 키스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영화 <두 개의 연애>의 키스신 장면이다. 이 영상을 안 보면 지구 끝까지 쫓아올 정도로 추천해주는 터라 안 볼 길이 없다. <두 개의 연애>는 일본어 하는 김재욱의 어른 멜로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다.

두 개의 연애

감독 조성규

출연 김재욱, 채정안, 박규리

개봉 201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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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즘 김재욱

<손 the guest>

한국형 엑소시즘 장르 드라마 <손 the guest>의 구마 사제 최윤은 팬들이 베스트로 꼽는 김재욱의 캐릭터 가운데 하나다. 사제복 입은 흑사자 김재욱을 많이 볼 수 있는 드라마. 오컬트 장르 특유의 미스터리한 연출에 서늘한 매력의 김재욱이 만나 마성의 신부님 최윤이 탄생했다. 그는 어떤 캐릭터든 ‘마성의 OO’이라는 수식어를 붙게 만든다.

손 the guest

연출 김홍선

출연 정은채, 김재욱, 김동욱, 윤종석, 이원종, 안내상, 박호산

방송 2018,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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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김재욱

(왼쪽부터) <커피 프린스 1호점>,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필모그래피 초기 빵 굽는(?) 남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재욱.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에서는 와플을 구웠고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하 <앤티크>)에서는 천재 파티셰였다. <커피 프린스 1호점>에서는 무뚝뚝한 꽃미남 카페 알바생으로 몇 없는 대사에도 눈에 띄었다. 이어 캐스팅된 <앤티크>에선 ‘마성의 게이’를 연기하며 대중에게 눈도장 찍었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감독 민규동

출연 주지훈, 김재욱, 유아인, 최지호, 앤디 질렛

개봉 200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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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김재욱

연극 <아마데우스> 홍보를 위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우아한 피아노 연주 실력도 뽐냈다. 피아노까지 잘 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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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내남 시리즈

(왼쪽부터) <나쁜 남자>, <매리는 외박중>
(왼쪽부터) <후아유>, <사랑의 온도>
(왼쪽부터) <다른 길이 있다>, <나비잠>

김재욱 캐릭터에 ‘짠내’의 역사는 유구하다. 정도와 유명도의 차이만 있을 뿐 기본으로 ‘짠내나는’ 설정을 기본 탑재하고 있다. 김남길과 ‘퇴폐미’와 ‘짠내 배틀’을 벌였던 드라마 <나쁜남자>에선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고 형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힌 홍태성 역을 맡았다. <매리는 외박중>과 <사랑의 온도>에서는 드라마 제작사 대표로 등장,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다 끝난 비운의 남자를 연기했다. 두 드라마 다 주요 러브라인을 뛰어넘는 지지층을 끌어내기도 했다. 김재욱의 경찰 제복핏이 남은 드라마라는 평을 받은 <후아유>에서는 드라마 초반부터 죽음을 맞이하고 연인 앞에 귀신으로 나타났다. 스크린에서도 소금기 가득한 사연은 여전하다. <다른 길이 있다>에선 삶의 의욕을 잃고 자살을 결심한 캐릭터로 등장했다. 김재욱의 처연한 눈빛 연기를 볼 수 있다. <나비잠>에서는 캐릭터 이름마저도 어딘가 짠한 찬해 역을 맡았다.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를 연기했다. 이쯤 되니 ‘짠내’ 캐릭터가 잘 어울리긴 하다만 좀 행복해하는 모습도 보고 싶어지는 건 기자뿐이 아닐 것이라 믿는다.

나비잠

감독 정재은

출연 나카야마 미호, 김재욱

개봉 201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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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구

김재욱에게 ‘장총 이식’이 시급하다는 걸 알려준 드라마 <보이스>. 피 칠갑을 하고 어깨에 걸쳐 있던 사냥용 장총과 함께 눈빛을 조준하는 김재욱이 연기한 모태구의 매력에서 탈출할 방법은 없다. 소름 돋는 살인마와 나른한 사이코패스를 오가며 섹시한 ‘퇴폐미’를 뿜어냈다. 모태구는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야금야금 보여줬던 김재욱의 매력과 연기력을 총집합시킨 인생 캐릭터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태구가 김재욱의 최고 캐릭터가 될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보이스

연출 김홍선

출연 장혁, 이하나, 예성, 백성현, 손은서

방송 2017,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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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a.k.a 사자)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퇴폐미’의 정점을 보여준 모태구도 좋지만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으로 돌아온 라이언이 반갑다. <그녀의 사생활>은 ‘플짤’로 만들어 소장하고 싶고, 보정을 부르는 명장면들로 가득하다. 배려심 넘치고 다정하고 옷 잘 입고 여자친구의 아이돌 ‘덕질’ 현장까지 뿌듯하게 지켜봐 주는 세상에 없을 완벽한 남자로 돌아왔다. 라이언 골드. 이름마저 고급지다. 그의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왜 이제서야 이런 캐릭터를 맡았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그녀의 사생활

연출 홍종찬

출연 박민영, 김재욱, 김보라, 안보현, 박진주, 정제원, 홍서영, 김선영, 김미경, 맹상훈, 박명신, 임지규, 이일화, 정원창

방송 2019,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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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