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의뢰인
감독 장규성
출연 이동휘, 유선, 최명빈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문제 제기에 그친 사회 고발 영화
★★☆
영화의 메시지는 강하게 와닿는다. 서두에 제노비스 살인 사건을 언급하며 목격자들의 유무죄를 묻는 영화는 아동학대 또한 다수의 무관심과 방관이 만드는 비극이라고 강조한다. 아동학대에 대응하지 못하는 공권력 시스템을 지적하면서 무기력한 방관자였던 주인공이 적극적인 인물로 변화하는 과정에 힘을 싣는다. 소소한 웃음부터 공분까지 보편적인 공감대를 끌어낸 이동휘의 역할이 크다. 다만 보여주는 방식에 동의하기는 힘들다.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화라고 해도 학대 장면은 극의 흐름에 따라 표현 수위가 높아진다. 대중적인 화법을 의식하다 보니 캐릭터의 배치, 전개와 결말이 전형적 구성에 갇히고 말았다. 심각한 사회 문제를 직시하자는 의도가 감정적인 호소에 그쳐 아쉬움을 남긴다.

어린 의뢰인

감독 장규성

출연 이동휘, 유선, 최명빈, 이주원

개봉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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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메나 마수드, 윌 스미스, 나오미 스콧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은 성공적 실사화
★★★☆ 
조화와 균형, 재미와 의미까지 모두 갖췄다. 정교한 실사 기술은 원작 애니메이션과는 차별화된 감흥을 안겨줬고, 익숙한 노래들은 새로운 감성을 입어 세련미와 향수를 동시에 자극한다. 다양성을 고려한 캐스팅과 진일보한 여성 캐릭터의 등장 등 시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태도도 반갑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진보했지만, 감흥은 옅어진
★★★
현란한 시각 효과도 있고, 귀에 익은 OST도 있고, 신나는 군무도 있다. 시대의 흐름을 적극 반영한 다양한 인종의 배우들과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도 있다. 그러니까 없는 것 없이 한껏 차린 뷔페 요리 같다. 그런데 뭔가 허기지다. 가이 리치는 애니메이션 세계를 현실로 이물감 없이 표현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27년 사이 변한 관객의 감성까지 매끄럽게 파악하진 못한 것 같다. 기술은 진보했지만, 감흥은 옅어졌다. 반전이라면,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던 지니 역의 윌 스미스다. 파란 분칠을 한 그는 등장하는 장면 족족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영화의 제목을 <지니>라 해도 믿겠다.

알라딘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나오미 스콧, 윌 스미스, 메나 마수드

개봉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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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감독 강상우
출연 김군, 지만원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광주 그리고 광수
★★★☆
이른바 광수 1로 지목된 한 청년의 진실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그는 누구인가라는 작은 질문에서 시작한 다큐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당시 광주를 증언하는 생생한 목소리들로 확산된다. 당시 주먹밥을 주었던 사람, 같이 트럭을 탔던 사람, 오며 가며 만났던 사람…. 몇 장의 사진을 통해 1980 5월의 광주에 있었던 한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은 묘한 긴장감을 주며, 한편으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당시 진압 현장의 살풍경을 전한다. 광주 민주화 항쟁에 가장 밀착한 다큐멘터리로 회자될 작품


이화정 <씨네21> 기자
서스펜스의 형식 속 찾아낸 청년 김군들 역사 
★★★★
다큐멘터리 <김군> 광주 항쟁의 북한 개입설을 들고 나온 보수논객 지만원의 주장에 맞선다. 그러자면, 신원불명의 김군 찾아서 그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 김군을 반드시 찾으려는 제작진의 고군분투 이면에는 김군이 밝혀지길 바라지 않는 자들의 주장이 팽팽하게 깔려있다. 영화는 슬픔 애통함이라는 기존 광주서사의 무거움을 한편에 덜어내고, 김군의 행방찾기라는 서스펜스로 관객의 긴장을 극대화 시킨다. 접근 대상 역시 전문가가 아닌 자료와 사진, 당시 시민군들로, 당시의 생생한 증언이 그들의 눈빛과 언어로 끊임없이 이어진다. 영화적 형식, 인터뷰의 방식은 이렇게 새로워졌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다시 열흘간의 그 무자비한 폭력 앞에 노출된 그들의 아픔과 만나는 구조. 광주의 서사는 그렇게, 어떻게 돌아봐도 아픈 역사다. 그걸 잊지 않고 기록하는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시각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다큐멘터리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5·18을 기억하는 새로운 전범
★★★★
5·18을 경험하지 않은 80년대 세대들이 추적한 5·18 이야기. 울분 대신, 호기심과 질문이 진동하는 영화는 기록된 역사를 통해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추적해 나간다. 이 모든 것의 발화점은 5·18 당시 찍힌 한 장의 사진 속 남자다. 보수 논객 지만원이 북한특수군 1광수로 지칭한 남자는 그러나, 그를 김군으로 기억하는 시민들의 등장과 함께 미스터리를 입는다. 김군의 행방을 찾아가는 과정은 수많은 김군들 그들의 트라우마를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전에 본 적 없는 접근법이다. 5·18을 기억하는 새로운 전범이 나타났다.

김군

감독 강상우

출연 김군, 지만원

개봉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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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노무현
감독 백재호
출연 노무현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미래에 대한 이야기
★★★☆ 
정치인 노무현이 아닌 평범한 시민 노무현의 삶을 비추는 카메라는 감정의 고저를 따라 흔들리지 않는다. 그를 향한 공세에 대해 투쟁적인 태도도 그의 비극에 대한 추모의 시선도 내색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봉하마을에서 보낸 마지막 454일의 행적이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미래를 위한 이야기임을 잊지 않기 위해 애쓸 뿐이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노무현 그 자체의 수식 없는 기록 
★★★
봉하마을 454일간의 무공해 기록.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온화한 미소부터 구속 및 검찰 소환 당시의 굳은 표정까지 자료화면을 통해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실천적 민주주의를 향한 소신, 농촌 살리기를 위한 언행일치의 행적, 측근들의 연이은 소환에도 광장으로 나와 직접 사죄를 구하는 모습.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여준 행동 하나하나가 어떤 수식도 더하지 않은 노무현 그 자체다. <시민 노무현>은 목청을 높여 주장하거나, 외부로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봉하마을 자체만의 기록으로 노무현이라는, 한때 우리가 가졌던 성취이자 미래였고 그럼에도 우리가 안타깝게 잃어버린 정신에 집중한다. 노무현에 대한 정서적 그리움에만 머물지 않고, 지금 현재 민주주의에서 우리가 놓치고 가는 것이 무엇인지,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 서거 10주년에 돌아보게 만든다. 그것이야말로 노무현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여전히 유효한 정신이자, 힘이다.

시민 노무현

감독 백재호

출연 노무현

개봉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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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감독 테리 길리엄
출연 아담 드라이버, 조나단 프라이스

송경원 <씨네21> 기자
그 때나 지금이나 돈키호테였던 감독의 자기증명
★★★☆
영화보다 영화적인.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테리 길리엄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를 수식하는데 이보다 적절한 표현을 찾긴 어려울 것 같다. 1989년 제작이 시작된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가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 장장 30여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테리 길리엄 필생의 프로젝트가 되어 버린 이 영화는 좋은 의미에서 시대착오적이다. 한물 간 천재 CF 감독이 돈키호테라고 믿는 노인의 초현실적인 행보에 휘말리는 과정은 현실과 이야기, 사실과 환상, 찍힌 것과 재현된 것의 모든 경계를 무력화 시키며 기이한 풍자의 영역에 다다른다. ‘망상을 중심으로 한 테리 길리엄 세계관의 집대성. 스스로 돈키호테가 되어 시네마의 끝자락에서 영화 산업이라는 거대한 풍차에 돌진하는 애달픈 만용과 과시. 그의 최고작이라고 볼 순 없지만 쉽게 외면하긴 어렵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감독 테리 길리엄

출연 아담 드라이버, 조나단 프라이스

개봉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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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타임 스파이
감독 브라이언 헨슨
출연 멜리사 맥카시, 엘리자베스 뱅크스, 마야 루돌프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필립 말로와 멜리사 맥카시가 수사 파트너라면?
★★★☆
타깃이 명확한 성인 코미디. 인형(퍼펫)과 여성 형사 콤비가 인형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한다는 설정부터 장르적 재미와 비틀기를 추구한다. 하드보일드 누아르 세계의 탐정과 팜므 파탈이 인형으로 등장하고 멜리사 맥카시의 거침없는 연기만으로도 웃음을 보장한다.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와 형사 코미디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인종 차별, 경찰 총격, 쇼비즈니스 폐해 등 미국의 부조리를 폭신하게 찌르는 19금 인형극. 머펫 시리즈의 유쾌함과 성인 유머의 조합에 호불호가 갈리는데 황당한 상황과 성적 표현을 즐길 수 있다면 더 없는 해피타임이다.

해피타임 스파이

감독 브라이언 헨슨

출연 엘리자베스 뱅크스, 멜리사 맥카시, 마야 루돌프, 빌 바레타

개봉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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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
감독 이토 나오유키
(목소리) 출연 카타히라 미나, 미모리 스즈코

송경원 <씨네21> 기자
착한 감성, 맑은 그림체, 기분 좋은 목소리
★★★
말의 영혼’(언령) 소재로 희망을 전하기 위해 라디오 DJ가 되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맑고 투명한 감성의 재패니메이션. 청춘 학원물의 틀 위에 따뜻한 소재, 환상적인 전개를 버무렸다. 좋은 의미에서 전형적이고 안전한 구성. 특히 감성을 채워주는 수채화 풍의 맑은 작화가 돋보인다. 라디오 방송이라는 소재답게 보이스 오디션을 통해 꾸려진 6명의 성우진이 탄탄한 연기력도 강점이다. 짜임새 있는 전개부터 훈훈한 메시지까지, 오랜만에 만나는 소박하지만 알찬 애니메이션.

너의 목소리

감독 이토 나오유키

출연 미모리 스즈코, 카타히라 미나

개봉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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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씨2
감독 에반 트라멜
(목소리) 출연 오은수, 방지원, 송영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유아 전용 바다 탐험
★★
2017년 개봉한 1편과 다른 성격의 해양 애니메이션이다. 전편이 실사 배경에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하는 교육용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면, 2편은 스토리 중심으로 진행되는 일반 애니메이션이다. 밝고 화려한 색감과 귀여운 캐릭터, 유치원 활동을 다룬 이야기가 유아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어린 물고기들이 여러 해양 생물을 만나는 과정을 단조로운 컷과 대사 위주로 이어가다 보니 학년층보다 어린 관객층이 보기에 적합하다

언더 더 씨2

감독 에반 트라멜

출연 오은수, 방지원, 송영인, 조연우, 신정훈, 박상우

개봉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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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출연 에밀리 드켄

송경원 <씨네21> 기자
지금 이 시점에 로제타를 (다시) 만난다는 것의 의미.
★★★★
핸드헬드와 롱테이크로 현실의 허리를 베어 내는 다르덴 형제의 대표작. 사건과 사건 사이의 시간을 담아내는 것으로 차가운 현실을 포착한다. 개입을 배제하고 영화의 힘을 경계하는 카메라의 거리. 사실주의적 기법은 서늘하게 시스템의 근본적인 부분을 헤집는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니 그 이면에 들끓었던 부조리에 대한 분노 역시 감지되는 것 같다. 지금 이 시점에 <로제타> (다시) 만난다는 것의 의미.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영화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로제타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출연 에밀리 드켄

개봉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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