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어메이징 판타지 #15’를 통해 등장한 후 현재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을 찾은 스파이더맨. 최근 개봉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선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스스로 디자인한 것을 비롯해 다양한 슈트가 등장해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기도 했다. 1977년 <CBS>에서 방영된 TV 시리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실사 영화 속 스파이더맨의 슈트가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봤다. 당신의 최애 슈트는 무엇인가, 댓글로 공유해주시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977 ~ 1979)
1977년 <CBS>에서 방영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스파이더맨만을 독립적으로 다룬 최초의 실사 작품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출연한 니콜라스 해몬드가 피터 파커를 연기했다. 그 시절 브라운관에서 활약했던 배트맨 등의 히어로들과 마찬가지로 반질반질한 스판덱스 재질의 슈트를 입은 스파이더맨을 볼 수 있따. 1970년대의 의상치고 훌륭하지만, 등과 가슴에 그려진 스파이더 문양이 거미라기보단 개미나 바퀴벌레(...)에 가까워 보인다는 것이 함정이다. 아이라인을 길게 뺀 듯한 눈 모양 역시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손목에 찬 은 팔찌는 거미줄을 발사할 때 쓰던 웹 슈터다.

- 스파이더맨 - 78년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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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데니스 도넬리, 톰 블랭크, 클리프 볼, 마이클 카페이, 토니 간즈, 페르난도 라마스, 조셉 맨듀크, 돈 맥더갤, 론 사트로프, 래리 스튜어트
출연 니콜라스 해몬드, 로버트 F. 사이몬, 엘렌 브리
개봉 미개봉
스파이더맨
(1978 ~ 1979)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방영될 당시, 일본에서 역시 <스파이더맨> TV 시리즈가 방영됐다. 일본의 <스파이더맨>은 <가면라이더> 시리즈, <슈퍼전대> 시리즈로 유명한 토에이에서 제작을 맡았다. <전자전대 덴지맨>에도 출연한 특촬물 전문 배우 토도 신지가 스파이더맨을 연기했다. 일본의 <스파이더맨>은 스파이더맨 캐릭터만 빌려온 작품으로 원작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개된다. 슈트에서 역시 약간의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 오프닝 영상에 담긴 바와 같이 지퍼를 달아 착용 시 편의를 높인 슈트. 이전에 나온 스파이더맨에 비해 조금 더 길어진 눈 모양도 눈에 띈다.

-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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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타케모토 코이치
출연 토도 신지, 안도 미츠오, 이즈카 쇼조, 카가와 유키에, 미야우치 히로시, 소마 고조
개봉 미개봉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2002 ~ 2007)
슈트 출연 영화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판권 정착을 하지 못해 오랜 기간 동안 트리트먼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스파이더맨. 소니 픽쳐스 제작, 샘 레이미 감독 손에서 탄생한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는 ‘스파이더맨’을 언급할 때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작품이다. 20여 년 전과 확연히 다른 세련된 슈트 디자인부터 눈을 사로잡는 작품. 샘 레이미보다 먼저 <스파이더맨>의 영화화를 제안받았던 제임스 카메론의 아이디어대로,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속 스파이더맨은 몸에서 생체 거미줄을 생성해낼 수 있었다. 손목에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던 웹 슈터를 없애며 보다 가볍고 매끈한 느낌의 슈트가 탄생했다. 슈트 위에 그려진 거미줄 모형의 선 역시 입체감 있는 질감으로 바뀌어 스파이더맨의 움직임이 더 유연해 보이는 효과를 줬다. 이 슈트를 제작하는 데 22000달러(한화로 약 2600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

- 스파이더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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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샘 레이미
출연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개봉 2004.06.30.
슈트 출연 영화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속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슈트가 처음부터 매끈했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상금을 얻기 위해 아마추어 레슬링 대회에 출전한 피터 파커가 입은 아마추어 스파이더맨 룩 역시 인상적이다. 스텐실 기법으로 직접 제작한 티셔츠부터, 붉은 마스크와 스키 장갑까지. 피터 파커가 지닌 어설픔이 그대로 반영된 복장을 볼 수 있다.

-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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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샘 레이미
출연 토비 맥과이어, 윌렘 대포, 커스틴 던스트, 제임스 프랭코, 클리프 로버트슨, 로즈마리 해리스, J.K. 시몬스
개봉 2002.05.03.
슈트 출연 영화 <스파이더맨 3>
<스파이더맨 3>(2007)에선 심비오트에 감염되어 블랙 슈트 스파이더맨으로 변화한 스파이더맨을 만날 수 있다. 블랙 슈트는 관객에게 큰 환영을 받지 못했다. 코믹스 속에서 묘사된 슈트가 더 멋있었기 때문. 코믹스 속 심비오트에 감염된 스파이더맨은 가슴에 하얀 거미 로고가 새겨진 슈트를 입고 있었으나, <스파이더맨 3> 속 슈트는 올블랙 컬러로 제작됐다. 블랙 슈트는 팬들로부터 ‘별다른 특색 없이 평범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새로운 슈트로 스파이더맨의 색다른 매력을 선보일 수 있던 기회를 놓쳐버린 셈이다.

- 스파이더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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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샘 레이미
출연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제임스 프랭코, 토마스 헤이든 처치, 토퍼 그레이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로즈마리 해리스, J.K. 시몬스, 제임스 크롬웰
개봉 2007.05.01.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2012 ~ 2014)
슈트 출연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012년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속 스파이더맨의 슈트는 보다 슬림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기존 슈트와 가장 큰 변화는 상하체를 구분하던 허리의 붉은 선이 사라졌다는 것. 슈트 위의 거미줄 선 역시 얇아졌고, 가슴 중앙의 거미 역시 슬림한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손목 부분과 손가락 부분, 다리 부분에 붉고 파란 줄무늬를 섞어 새로운 무늬를 만들어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머리를 향해 치솟았던 눈꼬리 역시 둥글게 다듬어졌다.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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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크 웹
출연 앤드류 가필드, 엠마 스톤, 리스 이판, 마틴 쉰, 샐리 필드
개봉 2012.06.28.
슈트 출연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새로 바뀐 슈트는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속 스파이더맨 슈트는 대폭 수정됐다. 이전에 삭제했던 허리의 붉은 선을 다시 살렸고, 슈트 위의 거미줄 문양 역시 입체감 있는 재질로 되돌렸다. 팔과 다리에 추가됐던 난잡한(!) 줄무늬 부분 역시 한 색감으로 통일해 원작 속 스파이더맨 슈트의 고전적 느낌을 살렸다. 눈이 훨씬 커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가장 큰 변화는 가슴과 등 중앙에 박힌 로고다. 거미를 여러 모양으로 쪼개놓았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와 달리, 훨씬 더 크고 두드러진 모형으로 리디자인됐다. 새로 바뀐 거미 문양은 이전보다 훨씬 깔끔하다는 평을 받았다.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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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크 웹
출연 엠마 스톤, 앤드류 가필드
개봉 2014.05.02. 2014.04.23. 재개봉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스파이더맨
(2016 ~ )
슈트 출연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스파이더맨: 홈커밍>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는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어떻게 스파이더맨이 되었는지, 우리가 매우 잘 알고 있는 그 과정은 과감히 생략한다. 대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의 방패를 단숨에 빼앗는 재기 발랄한 히어로의 모습으로 그를 첫 등장시키는 화려한 데뷔전을 마련했다.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직접 만든 스파이더맨 슈트는 전체적으로 코믹스 속 스파이더맨 슈트의 디자인을 따르되 세밀한 부분에 차이를 뒀다. 몸통과 팔, 다리의 라인을 따라 가느다란 줄무늬가 추가됐고, 손목의 웹 슈터 디자인과 통일된 검은 포인트 줄무늬를 슈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가슴 중앙의 거미 로고가 축소된 것 역시 큰 특징.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눈이다. 피터 파커의 감정에 따라 스파이더맨의 눈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데, 마스크를 벗지 않아도 그의 감정을 시시각각 알아챌 수 있다는 게 큰 장점. 이 디자인은 캐릭터의 생동감, 영화의 몰입도를 배로 늘리는 효과를 전했다.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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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개봉 2016.04.27.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선 그간 ‘왕초보 모드’로 설정되어 있어 보지 못했던 슈트의 숨은 기능이 다수 공개됐다. 먼 곳의 작은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정찰 모드, 젖은 슈트를 단번에 말릴 수 있는 내장 히터, 576가지 종류의 거미줄을 발사할 수 있는 웹 슈터 기능, 등 뒤에서 발사되는 낙하산 기능 등등. 그중에서도 팬들에게 가장 큰 환호를 얻은 건 슈트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장착된 슈트의 날개, 웹 윙이다.

- 스파이더맨: 홈커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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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존 왓츠
출연 톰 홀랜드, 마이클 키튼
개봉 2017.07.05.
슈트 출연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파이더맨: 홈커밍>엔 피터 파커가 제 손으로 직접 만든 할로윈 의상(...), 아니 그의 홈메이드 슈트가 등장한다. 파란색 티셔츠 위로 붉은 민소매 후드 티를 입은 모습. 어벤져스 가입 이전 스파이더맨은 손가락 부분이 없는 장갑을 끼고, 붉은 복면 위로 쓴 검은 고글을 쓴 채 활동했다. 어쩐지 일반인도 쉽게 따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복장. 이는 90년대 코믹스에서 등장한 스칼렛 스파이더맨의 슈트와 비슷하다는 평을 받았다.

- 스파이더맨: 홈커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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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존 왓츠
출연 톰 홀랜드, 마이클 키튼
개봉 2017.07.05.
슈트 출연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팬들에게 가장 열광적인 반응을 얻은 스파이더맨의 슈트는 ‘아이언 스파이더’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후반부 살짝 등장한 이 슈트의 활약상을 제대로 만날 수 있던 영화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우주에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스파이더맨에게 긴급 처방된 아이언 스파이더는 토니 스타크가 스파이더맨을 위해 직접 제작한 슈트다. 섬유 재질인 기존 슈트와 다르게 금속 재질로 제작되었고, 아이언맨의 마크 50과 같이 나노 방식으로 착용 가능한 최첨단 기능을 자랑한다. 확연히 커진 가슴 중앙의 거미 문양과 함께 곳곳을 장식한 금색 포인트 줄무늬도 눈에 띄지만, 가장 큰 특징은 등에 내장된 네 개의 스파이더 암, 왈도를 지녔다는 것. 백라이트가 내장된 눈 디자인 역시 세련된 느낌을 더한다.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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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브래들리 쿠퍼, 빈 디젤, 조슈 브롤린, 엘리자베스 올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스칼렛 요한슨, 톰 홀랜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톰 히들스턴, 폴 베타니, 돈 치들, 채드윅 보스만, 데이브 바티스타, 안소니 마키
개봉 2018.04.25.
슈트 출연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 출연한 나이트 몽키(!)의 모습. 정확히 말하면 피터 파커가 친구들과의 수학 여행 중 빌런과 싸우는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에게 직접 부탁해 받은 새로운 슈트, 스텔스 슈트다. 올 블랙 컬러, 오른쪽 가슴에 쉴드 마크가 박혀있다는 게 특징. 고글을 위로 올려 눈을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덕분에 피터의 귀여운 동공지진을 여러 번 만나볼 수 있었던 슈트.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느와르 스파이더맨의 슈트와 비슷하다는 평을 받았다.
슈트 출연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선 피터 파커가 본인의 취향대로 만들어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슈트를 만날 수 있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조합이 아닌, 빨간색과 검은색 조합으로 만들어진 슈트.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서 마일즈 모랄레스가 입었던 슈트, 코믹스 <슈피리어 스파이더맨>에 나온 스파이더맨 슈트와 비슷한 디자인이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