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방도령
감독 남대중
출연 준호, 정소민, 최귀화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여러모로 애매하다
★☆
소재만 솔깃하다. 소재를 발전시켜 나가는 아이디어는 조악하고, 갈등을 짜나가는 방식은 어수선하다. 철저히 병맛으로 승부하는 것도 아니라서 ‘B급 코미디로 즐기기에도 애매하다. 로맨스가 전면에 나서는 중반 이후부터는 그나마 솔깃했던 소재마저도 흐지부지하게 소비된다. JYP 픽쳐스가 제작하고 JYP 소속 준호가 주연을 맡고 JYP 히트곡 텔미를 패러디한 태을미 흐르는 <기방도령> 팬클럽 기획물로 본다면 만족스러울까. 여러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준호는 이번에도 안정적이지만, 그가 연기자로서의 포부를 펼치기엔 이 판은 너무 얕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코미디는 성공, 교감은 글쎄
★★☆
무게감을 뺀 사극 코미디. 조선시대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담았지만 수위는 얕은 편이다. 주연을 비롯해 조단역 배우 캐스팅, 영화의 특정 설정까지 제작에 참여한 JYP를 떠올리게 하는데 특징이라기보다 입김이 작용한 기획 영화라는 인상이 짙다. 하지만 웃음 전달에서는 확실히 성과를 거둔다. 이준호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배경을 살려 조선 예능인의 면모를 실감 나게 보여주고, 최귀화는 몸을 사리지 않고 적극적인 코미디 연기 공세를 펼친다. 감독은 자신의 전작까지 희생하면서 즐기라고 권하다가 극적 전환을 맞는 후반부터 전형적인 전개를 따른다. 결말은 순진해 보일 정도다. 마지막까지 경량을 유지했더라면 보다 참신한 사극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아깝다.

기방도령

감독 남대중

출연 준호, 정소민, 최귀화, 예지원, 공명

개봉 20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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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범
감독 고정욱
출연 송새벽, 유선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불신이 키우는 서스펜스
★★★
피해자의 남편과 가해자의 아내가 벌이는 진실 게임. 여기에 목격자가 가세하면서 밀도 높은 심리전이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조로 긴장감을 조성하고,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몰입감을 높인 연출이 돋보인다. 주연배우 송새벽과 유선을 비롯해 장혁진, 오민식 등 배우들이 맞부딪히는 열연 또한 볼 만하다. 인물들의 감정 상태가 과잉이어서 피로도가 있고 추리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관객과 밀고 당기기를 제대로 할 줄 아는 기본기 탄탄한 추리 스릴러다. 열린 결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을 듯하다.

진범

감독 고정욱

출연 송새벽, 유선

개봉 20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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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소마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플로렌스 퓨, 잭 레이너, 윌 폴터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기어이 사로잡히는 한낮의 지옥
★★★☆
감독의 전작인 <유전>에서 미니어처라는 모티브는 영화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중요한 장치였다. <미드소마>에 이르니 실은 그것이 비단 <유전>에만 필요한 장치가 아니라, 정말로 아리 애스터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이라는 확신이 든다. 운명론적 관점에서 모든 것이 치밀하게 통제되어 세공된 공포의 세계. 그 운명을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이 감독의 영화를 진정으로 완성하는 마지막 한 조각이다. 언뜻 보면 피하고 싶고, 자세히 보면 기괴함에 치를 떨고, 더 깊이 들여다보면 기어이 사로잡히는 한낮의 지옥. 기꺼이 즐기시길 추천한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생경한데 생생하다, 그 공포 
★★★★
90년에 한 번, 9일 동안 이어지는 한낮의 광기. <미드소마> 숲속 공동체 호르가의 축제의 그 혼란 속으로 홀리듯 관객을 초대한다. 사지가 떨리지만, 기이한 일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그 공간에서 눈을 감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생경한 공포. 하지만 메스꺼움이 일 정도로 생생한 공포다. 연인의 관계에서 시작되어, 급기야 인간 본성의 밑바닥까지 파고드는 정교한 연출. 최근 이렇게 마음을 흔든 획기적인 영화가 있었나 싶어진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유전>에 이어, 두 번째 작품에 이르러 확고하고도 온전하게 자신의 색깔을 내비치며, 지금 가장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다.

미드소마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윌 폴터, 플로렌스 퓨, 윌리엄 잭슨 하퍼, 잭 레이너

개봉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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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엉덩이 탐정: 화려한 사건 수첩
감독 히라야마 미호
(목소리) 출연 김은아, 소연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엉덩이가 들썩이는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
★★★☆
인기 추리 동화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시리즈에서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과 카레 사건>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1-보라 부인의 암호 사건> 두 에피소드를 묶은 극장판 애니메이션. 원작 내용을 따르면서 장면마다 디테일을 더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다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엉덩이 탐정의 라이벌 괴도 유가 등장해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원작보다 비중이 커진 마티즈 서장과 견공 경찰들이 웃음을 담당한다. 원작의 묘미인 미로 찾기와 숨은 엉덩이 찾기 퀴즈를 그대로 살려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점이 큰 매력이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유익한 추리, 유쾌한 엉덩이 발사 
★★☆
탄탄하게 전개되는 어린이 탐정물. 엉덩이 탐정의 엉뚱한 필살기부터, 서브 조연들의 활약까지 잘 짜여 있다. 특히 스토리 전개 사이로, 숨은 그림 찾기, 단어 풀이 등 타깃 관객층을 유도하는 숨은 장치들이 적재적소에 활용된다.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따라가게 만들며, 교육적 효과도 충실하다.

극장판 엉덩이 탐정: 화려한 사건 수첩

감독 히라야마 미호

출연 김은아, 소연

개봉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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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드레이크 도리머스
출연 레아 세이두, 이완 맥그리거

송경원 <씨네21> 기자
인공지능은 거들 뿐, 로맨스의 안전한 변주
★★★
로봇이 보편화된 미래, 인공지능 로봇 조는 연구소 동료 콜에게 호감을 느낀다. 조는 자신이 로봇이라는 걸 깨닫고 충격을 받지만 콜을 향한 감정에 거짓이 없다고 항변한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그녀>(2013)가 연상되지만 속살은 상당히 다르다. 인간의 감정에 대한 깊은 고찰보다는 인공지능이란 특수한 상황을 활용한 로맨스 장르의 색다른 변주에 가깝다. <라이크 크레이지>, <이퀄스>, <뉴니스> 이은 드레이크 도리머스의 특이한 로맨스 연작이자 사랑에 대한 이색적인 상상. 설정은 항상 참신한데, 답이 늘 안전하다.

감독 드레이크 도리머스

출연 이완 맥그리거, 레아 세이두

개봉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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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감독 스테이시 패슨
출연 타이사 파미가, 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 크리스핀 글로버

송경원 <씨네21> 기자
고딕의 매혹. 불안 기둥 삼아 증오의 첨탑을 올리다.
★★★
사고가 일어나 많은 가족이 사망한 블랙우드 저택, 살아남은 두 자매와 삼촌은 마을 사람들의 근거 없는 소문 속 숨죽이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먼 친척을 자처하는 남자가 찾아오며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셜리 잭슨의 소설을 영화화했는데 감독은 두터운 원작에서 생략할 것과 집중할 것을 영리하게 구분한다. 소설에 비해 캐릭터와 이야기는 상당 부분 축소됐지만 대신 분위기와 정서, 미술은 한층 구체화됐다. 벽지부터 촛대까지 고딕 저택의 세세한 소품 하나마저 문자 그대로 불안을 형상화한다. 다소 전형적이고 느슨해 보이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빗어내고 끝내 전파시키는 정서만큼은 확실히 전달된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음울한 아름다움
★★★
무너지기 직전의 성 안에 스스로 갇히기를 택한 여성들의 이야기. 일상의 악(惡), 평범한 인간 내면에 자리한 악이 무엇을 어떻게 파괴하는지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 고딕 미스터리라는 원작 소설의 장르를 이해하고 본다면 이 영화의 음울한 아름다움이 한층 짙게 다가온다. 원작의 전개와 비교해 보다 현대적인 여성 서사로 나아가게 만든 각색이 있다. 다만 몇몇 지점에서는 연출 면에서 조금 더 과감해도 좋았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감독 스테이시 패슨

출연 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 세바스찬 스탠, 타이사 파미가, 크리스핀 글로버

개봉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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