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의 필수 요소가 된 ‘쿠키 영상 유무’. 최근 개봉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도 쿠키 영상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 페이즈 4에 대한 기대를 높이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나오는 짤막한 영상인 쿠키 영상에선 속편의 떡밥이나 작품의 에필로그, 감독과 캐릭터의 능청스러운 농담을 즐길 수 있다. 슈퍼히어로 영화 속, 영화 본편만큼 화제가 됐던 쿠키 영상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쿠키 영상은? 댓글로 공유해주시길. 

※ 해당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스티스 리그(2017)

DC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 슈퍼맨을 무찌르려 노력하던(...) 영화 <저스티스 리그>엔 두 편의 쿠키 영상이 실렸다. 빌런들의 ‘리그’를 만들고자 도모하는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의 화려한 귀환도 눈에 띄었으나, 명장면으로 꼽히는 건 첫 번째 쿠키 영상. 코믹스에도 등장한 바 있던 플래시(에즈라 밀러)와 슈퍼맨(헨리 카빌)의 속도 시합을 만나볼 수 있다. <저스티스 리그>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했던 에즈라 밀러의 잔망미가 돋보인다. 그나저나 플래시의 솔로 영화는 언제 개봉하는 걸까?  

저스티스 리그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벤 애플렉, 헨리 카빌, 갤 가돗, 제이슨 모모아, 에즈라 밀러, 레이 피셔

개봉 20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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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헐크(2008)

주연인 헐크(에드워드 노튼) 못지않게 카메오의 존재감이 뛰어났던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의 쿠키 영상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깜짝 등장한다. 그는 로스에게 “우리 함께 팀을 이뤄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한다. 어벤져스의 시작을 암시하는 중요한 대목. 그러나 스토리상 오류가 발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후에 히어로들과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로스에게 토니가 직접 손을 내미는 아이러니한 상황이기 때문. <어벤져스>의 제작을 확정 지은 후 마블은 단편 <컨설턴트>를 제작해 아이언맨이 그와 진정한 협력을 하러 간 게 아니라, 로스 장군을 짜증 나게 만들 거만하고 아니꼬운 인물의 자격으로 그를 만나러 갔다는 설정을 추가했다. <컨설턴트>는 <토르: 천둥의 신> 블루레이에서 볼 수 있다. 

인크레더블 헐크

감독 루이스 리터리어

출연 에드워드 노튼, 리브 타일러, 팀 로스

개봉 200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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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쿠키영상에선 후에 빌런 ‘스콜피온’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맥 가간(마이클 만도)이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장면을 만날 수 있었다. 얼굴의 흉터, 목의 스콜피온 문신, 피로 물들던 공막까지. 짧은 분량만으로 잔혹한 사이코패스의 면모를 선보인 캐릭터. 쿠키 영상에서 비중 있게 등장했으니 후에 MCU의 빌런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진짜 빌런은 캡틴 아메리카’란 한 줄 리뷰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엔딩 크레딧이 끝까지 올라간 후 나온 두 번째 쿠키 영상 때문. 여기엔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가 교육용 영상을 촬영하는 장면이 실렸다. “군인과 학생이 지녀야 할 중요한 자질이 있지. 바로 인내심이야”로 시작된 캡틴 아메리카의 설교는 쿠키 영상을 보기 위해 인내심을 발휘했던 관객을 귀엽게 놀리는 듯한(!) 대사로 이뤄져 있다. 히어로와 셀럽 사이, 캡틴 아메리카의 투잡 노고와 재치까지 챙긴 쿠키 영상이다. 

스파이더맨: 홈커밍

감독 존 왓츠

출연 톰 홀랜드, 마이클 키튼

개봉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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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이 쿠키 영상을 안 본 이는 있어도 한 번만 본 이는 없을 것. “위 아 그루트”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희생한 그루트(빈 디젤)는 로켓(브래들리 쿠퍼)의 보살핌으로 다시 살아난다. 잭슨 파이브의 ‘I Want You Back’의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다 칼을 든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가 돌아보면 동작을 멈추는, 아기 그루트의 모습은 심장 폭격 수위의 귀여움을 자랑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감독 제임스 건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 빈 디젤, 브래들리 쿠퍼, 리 페이스

개봉 201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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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2016)

끝까지 ‘데드풀’스러웠던 <데드풀>의 쿠키 영상.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가운을 걸친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이 등장한다.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카메라 앞에 선 그는 관객에게 “아직도 안 갔어? 영화 끝났어 집에 가”라 말하며 친절히(!) 영화가 끝났음을 알린다. 더불어 “속편 티저 영상 나올까 봐? 우린 그런 돈 없어”라 덧붙이는 셀프 디스를 잊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그가 다음 영화에 ‘케이블’이 나온다는 비밀을 알려주었다는 것. 캐스팅 후보로 멜 깁슨, 돌프 룬드그렌, 키이라 나이틀리 등을 직접 꼽기도 한다. 마지막엔 관객에게 가장 중요한 말을 전한다. “쓰레기 챙겨 가, 쪽팔릴 짓 하지 말고!”

데드풀

감독 팀 밀러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개봉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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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는 MCU 영화에서 가장 많은 쿠키 영상을 선보였던 영화다. 엔딩 크레딧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다섯 편의 쿠키 영상은 재미와 떡밥을 동시에 녹여내 많은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그중 핵심 정보가 담긴 건 아이샤(엘리자베스 데비키)가 등장한 쿠키 영상.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게 대패하고 망연자실한 그녀는 “더 강력하고 더 아름답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끝장낼 수 있는 존재를 창조”했다며 그의 이름을 “아담”이라 말한다. 팬들은 이 ‘아담’이 마블 코믹스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 아담 워록일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베이비 그루트는 청소년으로 성장했다. 네 번째 쿠키 영상으론 방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는 질풍노도의 시기, 청소년 그루트와 그에게 잔소리를 퍼붓는 스타로드(크리스 프랫)의 에피소드가 실렸다. 비꼬는 표정으로 말대꾸하는 그루트의 반항기 가득한 목소리가 킬링 포인트. 줄곧 게임기만 바라보는 그루트의 뒷모습을 보며 스타로드는 제 과거를 회상한다. “욘두의 심정이 이제 이해되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쿠키 영상을 보지 않으면 MCU 영화를 제대로 즐겼다 말할 수 없다. 서사에 구멍이 뚫릴 만큼(!) 쿠키 영상을 통해 주요 핵심 정보를 전했던 영화, 바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다. 하이드라가 치타우리 셉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뮤턴트, 퀵 실버(애런 존슨)와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의 등장 신이 담겼다. 막강한 힘을 지닌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 충분했다. MCU 영화 속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완다 막시모프의 등장 신이라 더 특별한 쿠키영상.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감독 조 루소, 안소니 루소

출연 스칼렛 요한슨, 크리스 에반스, 사무엘 L. 잭슨

개봉 201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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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결말이 전한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타노스(조슈 브롤린)의 핑거 스냅 한 방에 모두가 먼지가 되어버린 상황.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은 누군가를 급하게 송출한다. 혼돈의 상황에서 확고하게 제 빛을 발한 캡틴 마블의 로고는 관객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과 기대를 전하기 충분했다. 캡틴 마블의 활약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영상이지만, 국내에선 또 다른 의미로 화제가 됐다. 사무엘 L. 잭슨이 영화 속에서 가장 많이 외쳐왔던 대사, “Mother F...”가 “어머니”로 번역된 것.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장르에 ‘가족’을 추가해도 좋을 뻔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브래들리 쿠퍼, 빈 디젤, 조슈 브롤린, 엘리자베스 올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스칼렛 요한슨, 톰 홀랜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톰 히들스턴, 폴 베타니, 돈 치들, 채드윅 보스만, 데이브 바티스타, 안소니 마키

개봉 201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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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 2(2018)

본편보다 더 재미있는 쿠키 영상을 꼽으라면? 단연 <데드풀2>의 쿠키 영상이다. 데드풀은 시간 여행을 하며 자신, 아니 라이언 레이놀즈의 타임라인을 정리한다. <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으로 돌아가, 흑역사 중의 흑역사로 남은 입 없는 데드풀을 죽이고(...),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2011)의 시나리오를 보며 “나도 이제 큰 물에서 노는 거야”라며 설레하는 라이언 레이놀즈를 한방에 보내버린다. 그 후 향한 곳은 평화로운 신생아실. 칭얼대는 아기를 처리할 것인지 말 것인지 두고 데드풀은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그 아기의 침대엔 ‘1889년 4월 20일 출생, A. 히틀러’라 적힌 이름표가 붙어있다. 데드풀이 그를 죽였을까? 결과는 영화를 보고 확인해보시길!

데드풀 2

감독 데이빗 레이치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모레나 바카린, 조슈 브롤린, 재지 비츠

개봉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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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2012)

MCU 히어로들의 첫 팀플레이를 담았단 점에서 기념비적인 <어벤져스>. 쿠키 영상마저 훌륭하다. 개봉 당시엔 북미 극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고, DVD, 블루레이에 실린 이 귀한 영상엔 어벤져스 멤버들의 슈와마 회식 장면이 담겼다. 아무런 대화 없이 먹기만 하는 히어로들. 부서진 유리를 쓸어 담는 소리가 이들의 슈와마 침묵 먹방의 사운드를 채운다. <설국열차> 촬영을 앞둬 수염을 기르고 있었던 크리스 에반스는 영상 내내 턱을 괴고 있다.

하지만 <어벤져스>의 쿠키 영상을 기념비적이라 꼽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으니. 후에 이들을 먼지로 만든 타노스의 첫 등장이 담겼기 때문이다. “로키는 인간을 너무 얕봤습니다. 그들을 이기려면 죽음과 손잡아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아더. 곧이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타노스가 등장한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쿠키 영상엔 인피니티 건틀릿을 착용한 타노스의 모습이 최초 공개되기도 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나란히 두고 보면 마블 스튜디오 CG의 발전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쿠키 영상

아이언맨(2008)

<아이언맨>에서 “제가 아이언맨입니다”라며 자신의 신상을 공개한 토니 스타크. 그의 집에 몰래 온 손님 닉 퓨리 국장이 등장한다. 타임라인 상 캡틴 마블, 캡틴 아메리카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던 그는 토니 스타크에게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슈퍼 히어로가 당신 밖에 없다고 생각하나? 당신에게 어벤져스에 대해 말해주려고 왔소” MCU의 시작이 담긴 장면. 마블 팬들에게 뜻깊게 남은 장면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아이언맨

감독 존 파브로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테렌스 하워드, 제프 브리지스, 기네스 팰트로

개봉 200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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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