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7일 개봉 8일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고공 흥행 곡선을 그리고 있는 영화 <엑시트>.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가스 한가운데에서 탈출하려는 용남과 의주의 고군분투를 담은 작품이다. 용남과 의주를 연기한 조정석, 윤아의 찰떡 케미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조연으로 대거 출연한 충무로 열일꾼들의 반가운 얼굴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얼굴은 익숙한데 이름은 잘 떠오르지 않는, <엑시트> 조연 배우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용남의 학교 선배, 기백 재난 경보 울림을 받고 “우리 상황이 재난 그 자체”라며 뼈 있는 대사를 던지던 기백. 헤어 스타일에서부터 고수의 취준생 티가 나던 그는 대학 시절 용남과 함께 산악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캐릭터다.
* 그의 이름은? 김강현 한국 영화를 즐겨보는 이라면 등장만으로도 신 스틸러인 그의 존재를 알고 있을 것. <연애의 온도>에서 눈치 보느라 바쁜 박계장 역으로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그는 이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영화 <슬로우 비디오><극한직업> 등에 출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다.
명존쎄 부르는 의주의 상사, 구 점장 직장에서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스타일. 직장 상사 캐릭터가 지닐 수 있는 최악의 클리셰로 똘똘 뭉친 구 점장은 <엑시트>의 유일한 밉상 캐릭터다.
* 그의 이름은? 강기영 능청스럽고 서글서글한 캐릭터로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강기영은 밉상 캐릭터도 밉지 않게 연기하는 능력을 지녔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배우. 영화 <너의 결혼식>에선 생활밀착형 드립을 쏟아내던 근남을 연기하며 ‘제2의 납뜩이’라는 평을 받았다.
만삭의 몸, 용남의 셋째 누나 만삭의 몸으로 엄마 현옥(고두심)의 고희연에 참석한 용남의 셋째 누나. 배를 받치고 “그대 없이는 못 살아♬”, 마이크를 놓지 않은 채 열창하던 모습이 인상 깊던 캐릭터다. 최근 국내 영화를 성실히 본 이들이라면 셋째 누나의 얼굴이 낯익었을 터.
* 그녀의 이름은? 이봉련 그녀는 <택시운전사>에서도 임신부를 연기했다. 극 초반부 만섭(송강호)의 손님으로 택시에 탑승해 웃음을 전했던 캐릭터가 바로 그녀. 이후 <암수살인>에선 강태오(주지훈)의 누나를 연기했고, <마약왕>에선 이두삼(송강호)의 여동생이자 밀수범 이두숙을 연기했다. 그 외 <옥자> <버닝> 등 충무로 명감독들의 작품엔 빠짐없이 출연한 능력자다.
어머니 업히세요! 용남의 첫째 매형 고희연에 참석해선 현옥(고두심)을 업은 채 무대를 장악하고, 재난이 터진 후엔 사경을 헤매는 아내 정현(김지영)을 보살피느라 바빴던 용남의 첫째 매형. 극중에선 스치듯 등장하기만 했던 그의 얼굴 역시 낯이 익다.
* 그의 이름은? 정민성 <미녀는 괴로워> <즐거운 인생> <국가대표> <아저씨> <황해> <신세계> <내부자들>… 이 모든 작품이 정민성의 출연작이다. 네이버 프로필에 등록된 작품 수만 무려 80편인 정민성은 <박하사탕>으로 데뷔한 1999년부터 약 20년간 무명 배우로 활동해왔다.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출연하고서부터. 횡령 혐의로 수감된 원칙주의자 고박사를 연기하며 드라마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머니 업히세요2! 용남의 셋째 매형 흥 파티 절정에 오른 현옥의 고희연. 첫째 매형이 현옥을 내려놓기 무섭게 셋째 매형이 현옥을 등에 업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 아들 용남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구석으로 몰려 열심히 박수를 치는 것뿐. 용남의 짠함 지수를 올리는 데 한몫한 셋째 매형 역시 충무로의 열일꾼으로 활동 중이다.
* 그의 이름은? 박성일 독립영화를 즐겨보는 이들이라면 그의 이름을 알고 있을 터. 뮤지컬 무대 위에서 연기를 시작해 <해피 엔드>를 통해 영화에 발을 들인 박성일은 그간 <탐정> 시리즈, <돌연변이> <들개> <폭력의 씨앗> 등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오가며 폭 넓은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다. 떡볶이 맛집으로 유명한 ‘드림랜드’의 사장님이기도. <엑시트> 배우들 역시 드림랜드에서 회식 자리를 가졌다.
‘드림랜드’에서 모인 <엑시트> 배우들 (박성일 인스타그램 @parkbaewoo)
김밥 러버, 용남의 사촌 용민 어른들이 원하는 한국 청춘 정석의 길을 걷는 용민. 눈치도 없이 만년 취준생 용남의 속을 벅벅 긁어대는 용민은 집안마다 꼭 한 명씩 있는 얄미운 사촌 캐릭터다.
* 그의 이름은? 배유람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운 마스크와 말투. 확고한 개성을 지닌 배우 배유람은 <걸캅스> <뺑반> 등 올해에만 무려 6편의 개봉작에 출연한 신입 다작왕 배우다. 관객에게 얼굴 도장을 찍은 작품을 꼽으라면 <청년경찰>. 이 작품에선 경찰학교의 뺀질이, 재호를 연기하며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의 속을 벅벅 긁어댔다.
목청 갑! 용남의 사촌 동생 용수 “사라암-살려어-주세요오오!!!!” 어리바리하던 용수가 존재감을 드러낸 건 마이크를 쥐고서부터다. 우렁찬 목소리로 살려달라고 외치던 용남의 사촌동생 용수. <엑시트>, 아니 한국 재난영화에서 듣도보도 못한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 그의 이름은? 유수빈 2016년 데뷔한 유수빈은 여러 단편영화로 초기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 등의 스크린에서 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반드시 잡는다> <신과함께-죄와 벌> 드라마 <오늘의 탐정> <조장풍> 등에 작은 역으로 출연하며 부지런히 얼굴을 알린 배우. <엑시트>에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으니,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그의 이름을 만날 수 있을 듯 싶다.
백수의 삶 부러워! 용남의 사촌동생 용혜 “요즘 뭐해?”란 질문에 해탈한 듯 먹고 자고 배출하는 인간의 기본 원칙에만 충실하며 산다고 대답한 용남. 그를 격하게 부러워하던 용혜는 아직 세상만사의 험난함을 느끼지 못한, 용남의 철 없는 사촌 동생이다.
* 그녀의 이름은? 신세휘 ‘리틀 한효주’란 별명으로 유명했던 신세휘는 10대들의 토크쇼 <고교10대천왕>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한 건 이듬해부터.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 <청춘시대 2> 등 굵직굵직한 작품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눈에 띄는 영화 출연작은 마동석 주연 <동네 사람들>. 실종된 여고생 수연을 연기했다.
철봉맨 몰라요, 용남의 조카 지호 <엑시트>의 시작. 철봉 위에서 온갖 묘기를 선보이던 용남을 온몸으로 외면하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그의 조카 지호다. 지호는 재난이 터진 후에야 삼촌의 진면모를 확인한다. 부끄러워하던 삼촌이 영웅이 된 순간. 고군분투하는 용남을 향해 지호가 “삼촌! 올라가!”라며 응원을 보내는 장면에서 관객이 느끼는 감동은 배가 된다.
* 그의 이름은? 김강훈 지호를 연기한 김강훈은 현재 가장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아역 배우다. 2014년 배우 활동을 시작한 그는 <미스터 션샤인> <로맨스는 별책부록> <호텔 델루나> 등 화제의 작품 속 주인공들의 아역 시절을 연기하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엑시트> 이후 곧 또다른 작품으로 스크린을 찾을 예정. <변신>에선 악마가 숨어든 집안의 막내, 우종을 연기한다.
해병대 몇 기시라고요? 택시 기사 <엑시트>엔 한국의 여러 모습이 녹아있다. ‘해병대’ 선임과 함께라면 재난 현장도 문제없던 택시 기사의 호기로움 역시 마찬가지. 극장 안 관객을 빵 터지게 만든 택시 기사님 역시 다수의 유명 작품에 얼굴을 비춰왔다.
* 그의 이름은? 김경룡 80년대 연극 무대 위에서 연기를 시작해 현재까지 배우로 활동 중인 김경룡은 2000년대 <공공의 적> <광복절 특사> <폰> 등에 출연하며 영화에 발을 들였다. 대중에게 그의 얼굴을 알린 작품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놀라운 반전을 품고 있었던 유미(박민영)의 아빠, 철봉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