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홉스 & 쇼
감독 데이빗 레이치
출연 드웨인 존슨, 제이슨 스타뎀, 이드리스 엘바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튜닝을 넘어선 재부팅
★★★
<분노의 질주> 9번째 튜닝 작품. 운전자를 교체한 스핀오프다. 앞선 시리즈에서 드웨인 존슨-제이슨 스타뎀 커플이 선보인 구강 액션이 범상치 않다 싶었는데, 역시나 할리우드가 이걸 놓치지 않고, 두 배우에게 아예 핸들을 맡겼다. 주행 결과는? 시리즈 본연의 카체이싱 매력보다, 드웨인 존스-제이슨 스타뎀 근육에 기댄 스펙터클 판타지 액션의 맛이 강하다. 재부팅에 가까운 작품이기에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진입장벽이 낮다는 게 장점. 머리를 잠시 비우고 내달리는 킬링타임 팝콘무비로 제 몫을 한다. 반대로 시리즈 골수팬이라면 이것이 과연 우리가 알던 <분노의 질주>인가라는 의문의 새치기를 상영 내내 당하게 될 위험이 크니, 안전벨트 하시라.

분노의 질주: 홉스&쇼

감독 데이빗 레이치

출연 드웨인 존슨, 제이슨 스타뎀, 이드리스 엘바, 바네사 커비

개봉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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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
감독 시즈노 코분
(목소리) 출연 시영준, 정혜원, 이세은

송경원 <씨네21> 기자
실패할 수 없는 조합. 식상함과 안정감은 종이 한 장 차이.
★★★
미야니시 다쓰야 작가의 동화 <고 녀석 맛나겠다>를 각색한 또 한 편의 애니메이션. 육식을 하지 않는 육식공룡 티라노, 날지 못하는 익룡 프논, 엄마를 잃은 아기공룡 톱스 각기 다른 사연의 공룡들이 함께 같은 목적지를 향해 여행하는 가운데 우정이 싹튼다. 설정, 구성, 전개, 캐릭터까지 모두 정석이라 할 만한 왕도를 걷는 애니메이션. 얼핏 교과서적인 동화처럼 보이지만 후반에 이를수록 그 깊이가 만만치 않다. 서로의 다름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 함께 살아갈 것인가. 지금 이 시점에 유달리 감동적으로 울리는 메시지. 물론 볼거리도 충분하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과 따뜻하고 부드러운 작화 역시 만족스럽다.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

감독 시즈노 코분

출연 시영준, 정혜원, 이세은

개봉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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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문이 열린다
감독 유은정
출연 한해인, 전소니, 감소현

송경원 <씨네21> 기자
의미 있는 시도와 아쉬운 성취
★★★
홀로 버티는 삶을 꾸려나가던 공장 노동자 여성이 어느 날 유령이 되어 깨어난다. 유령이 된 여성노동자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가운데 외롭고 불안한 소녀들의 일상이 끼어든다. 얼핏 장르적인 설정 같지만 오히려 장르영화와는 거리가 멀다. 이 영화에서 유령과 여성은 직유법이나 다름없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존재는 유령이 되고 유령은 앞으로 유령이 될 이들의 삶을 차분하게 바라본다. 장르를 자신의 언어로 소화하려는 참신한 시도가 돋보인다. 한국사회를 거울처럼 비춘 설정과 고요한 응시로 풀어낸 점은 좋다. 다만 그 연결 방식이 다소 거칠고 자의적이라 설득과 공감의 폭이 좁아 보인다. 고요한 시선이 이목을 모으지만 끝내 완성되지 못한 사색.

이화정 <씨네21> 기자
유령의 눈으로 현재의 사회를 보는, 드문 시각을 가진 연출자의 출현 
★★★☆
유령이 걷고 있는 도시의 밤. 판타지로 이루어진 이 밤은 사실, 철저히 리얼함에 바탕하고 있다.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혜정(한해인) 유령이 된 자신을 자각하고 도시를 배회한다. 그 과정에서 만난 소녀 수양(감소현) 효연(전소니). 왜 유령이 되었는지도 모른 채 유령이 된 혜정의 눈에 보인 건, 자신과 같은 고통을 가진 영혼들이리라. <밤의 문이 열린다>의 밤은 여성과 약자에 대한 폭력과 혐오가 일상화된 도시에서, 그 피해를 오롯이 안고 가는 피해자들의 혼이 깨어나는 시각이다. 그 밤은 그래서 도시의 현란한 네온과 별개로, 쓸쓸하고 삭막하며 많이 아프다. 마치 풍경을 글로 서술한 것처럼 보이기에 앞서, 그 상처들이 선명하게 읽혀지는 영화.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와, 드문 시각과 연출을 가진 유은정 감독의 발견.

밤의 문이 열린다

감독 유은정

출연 한해인, 전소니, 감소현

개봉 2019.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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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미 준의 바다
감독 정다운
출연 쿠마 켄고, 유이화, 반 시게루

이화정 <씨네21> 기자
이타미 준의, 결코 쉽지 않았을 그의 시간들이 쌓아올린 아름다운 집 
★★★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 유명 건축가 이타미 준의 이름 뒤에 한국인 이름 유동룡이 있었다. <이타미 준의 바다>는 제약과 불편에도 평생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활동한 건축가의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따라간다. 바다 건너, 조국을 잃지 않으려 했던 그가 고국 제주도에 남긴 건축물들은, 그의 의지를 담은 결과물이자, 결국 그 정신이 자연을 담은 그의 건축물의 주춧돌이었다. 이타미 준을 향한 헌사 같은 작품으로, 스크린을 벗어나 그가 남긴 건축물을 직접 눈으로 담고 싶은 열망을 주는 다큐멘터리.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시간을 품은 건축
★★★☆
드물지만, 건축가를 궁금하게 하는 건축물들이 있다. 더 드물지만, 그 궁금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추적해서 담아내는 예술가가 있다. <이타미 준의 바다>는 그 드문 가능성들이 만나 탄생한 다큐멘터리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했던 재일 한국인 이타미 준의 삶을 그의 인생을 관통한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했다. ‘공간으로서의 건축 시간으로서의 건축으로 의미를 확장해 가는 과정은, 건축에 대한 개념을 새로 짓게 한다. 양방언의 음악, 그리고 최백호의 음성이 이타미 준의 건축에 포개져 짙고 깊게 울린다.

이타미 준의 바다

감독 정다운

출연 유이화, 반 시게루, 쿠마 켄고, 양방언

개봉 2019.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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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교수
감독 웨인 로버츠
출연 조니 뎁

송경원 <씨네21> 기자
절묘한 유머와 적절한 교훈을 버무린 적당한 감동
★★★
시한부 인생을 소재로 한 또 한 편의 영화. 교육자라는 설정을 더해 변주를 시도한다. 완벽한 삶을 살고 있다고 착각했던 대학교수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삶의 거짓과 허울을 벗는 이야기. 정해진 틀 안에서 행복을 갈망하던 교수는 모든 걸 잃은 후에 열린 삶의 가능성을 신선하고 파격적인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전파한다. 빤하고 단순한 전개에 활력을 더하는 건 전적으로 배우 조니 뎁의 공이다. 드라마, 캐릭터, 심지어 감동마저 익숙한 패턴의 반복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균형을 맞춰나가는 솜씨는 인정할 만하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못 미더운 인생 강의
★★
시한부 선고를 받은 대학교수가 죽음을 대하는 자세를 그린 블랙 코미디. 남은 인생을 자기 뜻대로 살기로 한 교수의 심리 변화는 배우 조니 뎁의 반항적 이미지와 겹치면서 자기반성적 인물로 비친다. 주로 분장에 쏠렸던 조니 뎁의 출중한 연기를 온전히 감상하는 즐거움도 준다. 딱 이 정도 만족이다. ‘자신의 삶을 살라고 말하면서 몸소 보여주는 교수의 행동은 지식인 중산층의 일탈 행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여기서 조니 뎁의 연기 기술인 반어적 농담은 득보다 실로 작용한다. 평면적인 주변 캐릭터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격식을 갖추고 조니 뎁을 내세웠으나 불협화음에 그친 버킷리스트 영화.

수상한 교수

감독 웨인 로버츠

출연 조니 뎁

개봉 2019.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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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감독 딜런 브라운
(목소리) 출연 소연, 장민혁, 안장혁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매력이 팡팡
★★★
여러모로 균형을 잘 잡았다. 놀이공원을 배경으로 하면서 눈요기에 치우치지 않고 조연급 동물 캐릭터의 구성이나 활약도 과하지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 주인공 소녀의 존재감이 크다. 외모, 성격, 관심사가 성별에 영향을 받지 않은 캐릭터여서 건강하고 매력적이다. 부모의 사랑, 특히 엄마의 든든한 지지를 받으며 상상력을 빛내던 어린아이가 난생처음 어둠에 맞서는 이야기를 놀이공원 특유의 쾌활한 분위기로 풀어가면서 감동으로 연결하는 전개도 깔끔하다. 볼거리, 캐릭터, 이야기가 맞물려 롤러코스터 같은 재미를 주는 애니메이션.

원더랜드

감독 딜런 브라운

출연 소연, 장민혁, 안장혁, 안소이, 제니퍼 가너, 밀라 쿠니스, 켄 정, 브리아나 덴스키

개봉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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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어: 저주의 시작
감독 데이비드 청
출연 렉슨 쳉, 비비안 수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시리즈의 답습
★★☆
2015년 개봉한 <마신자: 빨간 옷 소녀의 저주>, 2017년작 <마신자 2: 빨간 옷 소녀의 비밀>로 알려진 대만 공포 시리즈 <홍의소녀해> 외전. 전편들이 도시 괴담과 몸통에 해골 무늬가 있는 해골박각시나방을 엮었다면 이번엔 민간 전설에 사람의 얼굴을 한 인면어를 등장시켜 공포를 조성한다. 순서상 <마신자> 시리즈 이전을 다루고 있어 전후로 1,2편을 감상해야 세 개의 쿠키 영상을 이해할 수 있다. 전작들이 여성 캐릭터에 주력해 여성 공포 영화로도 읽을 수 있는 특색을 드러낸 것과 달리, 퇴마를 내세운 <인면어> 가족 비극을 다룬 평범한 공포물에 그친다. 무서움을 반감시키는 특수효과는 이 시리즈의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자극 효과보다 정서에 호소하는 대만 공포 영화 그 이상의 성취는 아쉽게도 찾아볼 수 없다

인면어: 저주의 시작

감독 데이비드 청

출연 비비안 수, 렉슨 쳉

개봉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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