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찢고 나온 것 같은 남자 배우들을 우리는 '만찢남'이라고 부른다. 배우들이 만화만 찢고 나오는 게 아니다. 이번 포스트는 역사책을 찢고 나온 것 같은 배우들을 소개한다. 역사 속 인물과 시대를 초월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들을 모았다.
국내편
(왼쪽부터) 이봉창, 유해진
이봉창 - 유해진 <봉오동 전투>에서 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으며 국찢남(국사책 찢고 나온 남자)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그는 정녕 독립운동가 상이었던가. 한인애국단 단원이었던 독립운동가 이봉창과 무척 흡사한 외모를 가졌다. 왼쪽 사진은 이봉창이 일왕을 죽일 것을 태극기 앞에서 선서하며 찍은 사진이다. 촬영 당시 "영원한 쾌락을 행코자 이 길을 떠나니 희열한 안색을 띠고 찍읍시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고 한다. 푸근한 입매, 웃을 때 도드라지는 광대 와 접히는 눈매가 유해진과 닮아 보인다.
(왼쪽부터) 백석, 신성록
백석 - 신성록 우리나라의 토속적인 언어를 쓰면서도 근대적인 감각을 작품에 담아낸 시인이자 소설가 백석. 보면 알다시피 그는 잘생긴 문인으로 유명하다. 요즘 배우들의 졸업사진보다도 촌스럽지 않다. 투박한 듯 단정한 이목구비와 시원하게 뻗은 눈매가 신성록과 특히 닮았다.
(왼쪽부터) 이난향, 설리
이난향 - 설리 일제강점기 무렵 기생 이난향. 그녀는 가곡과 악기 연주뿐 아니라 각종 가무에 능한 이름난 예인이었다. 당대 가곡의 거장이던 하규일 선생은 그녀를 가장 뛰어난 제자로 꼽기도 했으며 25세의 나이에 노래와 춤을 배웠던 조선권번(전 대정권번)의 대표 이사를 맡기도 했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하얀 얼굴이 설리와 비슷해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닮은꼴로 화제 된 바 있다.
(왼쪽부터) 이황, 소지섭, 천원권 이황 그림과 합성한 소지섭
이황 - 소지섭 워낙 유명한 닮은꼴이다. 천 원권 지폐 속 퇴계 이황과 소지섭 얼굴을 합성해 놓은 사진은 오래전부터 이미 유명했다. 이황은 조선 중기 학자로 수능 윤리 과목에서 이이와 함께 중요하게 다뤄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필자가 수능 볼 때쯤엔 3점 문제로 자주 출제되곤 했는데 요즘도 그런지 잘 모르겠다. 소지섭의 살짝 쳐지고 큰 눈두덩이 이황과 쏙 빼닮았다.
(왼쪽부터) 민영익, 에릭
민영익 - 에릭 근현대사를 배울 때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는 인물이다. 갑신정변 전후 민씨 외척 정권의 주요인물로 민씨 세도가의 수장이었던 민영익. 그런데 이 얼굴 낯익지 않은가. 가수로 데뷔해 연기,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에릭과 몹시 흡사한 느낌이다. 부리부리한 눈매와 입매 생김새가 특히 닮았다.
해외편
(왼쪽부터) 데이비드 윌키, 루퍼트 그린트
데이비드 윌키 - 루퍼트 그린트 이번엔 서양미술사 책에서 찾아볼까. 왼쪽은 화가 데이비드 윌키가 스무 살 무렵에 그린 자화상이다. 동글동글한 이목구비와 얼굴형, 곱슬기 있는 금발이 <해리 포터> 시리즈 세 주인공 중 하나인 론, 루퍼트 그린트를 떠올리게 한다. 시리즈 중에서도 중반 무렵의 론과 흡사하다. 훗날 호크와트 학교 복도에 론 버전의 움직이는 초상화로 걸어놓아도 손색없을 싱크로율이다.
(왼쪽부터) 밀러드 필모어, 알렉 볼드윈
밀러드 필모어 - 알렉 볼드윈 놀랄만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두 사람. 밀러드 필모어는 재커리 테일러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임명된 미국의 13대 대통령이었다. 노예제도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등의 행보로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진 못했던 대통령이었다. 끝이 올라간 눈썹, 눈매와 팔자주름, 굳게 다문 입술의 입매까지 알렉 볼드윈과 흡사하다. 여담이지만 알렉 볼드윈은 <SNL>에서 패러디 코너에 도널드 트럼프 역할로 다수 출연하며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 바 있다. 그의 얼굴은 대통령의 상인 걸까.
(왼쪽부터) 사진 속 오른쪽이 오스카 와일드, 휴 그랜트
오스카 와일드 - 휴 그랜트 아일랜드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 평론가였던 오스카 와일드는 젊은 시절 90년대 할리우드 대표 미남 배우로 꼽히던 휴 그랜트와 꽤나 닮았다. 긴 얼굴형과 쳐진 눈매가 흡사하다. 둘 다 애정 문제 관련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도 비슷하다. 오스카 와일드는 미성년자와 동성연애로 교도소에 수감된 바 있다. 휴 그랜트는 할리우드 소문난 바람둥이라고 익히 알려져 있다.
(왼쪽부터) 폴 리비어, 잭 블랙
폴 리비어 - 잭 블랙 왼쪽이 잭 블랙의 초상화 아니냐고? 아니다. 미국 독립 전쟁 당시 애국자로 활동했던 미국의 은세공 폴 리비어의 초상화다. 폴 리비어는 미국 독립 전쟁의 포문을 열었던 렉싱턴 콩코드 전투에서 지역 사람들에게 영국의 침범을 알린 전령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드라마틱한(?) 눈썹선이 잭 블랙과 특히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