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우가 한 번 이상 같은 영화 안에서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독 반갑게 느껴지는 익숙한 조합들. 최근 다시 만나 반가운, 혹은 앞으로 만날 예정인 배우 조합을 모았다.


적에서 조력자로!
류준열&조우진 │<돈>, <봉오동 전투>
<봉오동 전투>

19206, 독립군이 첫 승리를 거둔 봉오동 일대의 전투를 그린 영화 <봉오동 전투>. 빠른 발을 특기로 독립군 분대를 이끄는 분대장 이장하 역을 맡은 류준열과 그 못지않게 날쌘 움직임과 탁월한 사격 실력, 통역 등으로 황해철(유해진) 보좌하는 마병구를 연기한 조우진. 두 사람은 서로를 도와 펼친 아슬아슬한 추격전과 총격전 끝에 일본군을 제압,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처럼 서로 뒤에서 든든히 지원해주는 조력자 ‘케미’를 보여준 이들이지만, 올해 초 개봉한 박누리 감독의 <>에서는 그와 정반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류준열은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제안을 받은 신입 브로커 조일현을, 조우진은 과도한 주식 거래량에 이상함을 눈치채고 조일현을 쫓기 시작하는 금융감독원 수석검사역 ‘사냥개’ 한지철 역을 맡아 쫓고 쫓기는 관계를 완성했다. <봉오동 전투><> 모두 손익분기점을 돌파, 류준열과 조우진은 충무로에서 흥행을 보장하는 ‘흥행 케미’로 새롭게 떠올랐다.

<돈>

+) 역사영화 전문? 류준열&유해진 │<택시운전사>, <봉오동 전투>

유해진과 류준열의 조합 또한 주목해볼 만하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에 이어 <봉오동 전투>에서는 일본군에 맞선 독립군 투사 역을 통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두 작품 모두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작품을 통해 국찢남’(국사 교과서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두 사람이기에 다시 역사영화로 호흡을 맞추게 될지,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왼쪽부터) <택시운전사> <봉오동 전투>

첫사랑 인연
김고은&정해인 │<도깨비>, <유열의 음악앨범>
<유열의 음악앨범>

첫사랑 전문(?) 배우 커플도 있다.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이하 <도깨비>)에서 특별출연으로 첫 인연을 맺은 김고은과 정해인이 그 예다. 정해인은 주인공 지은탁(김고은)의 첫사랑 상대인 야구부 선배 태희 역으로 7화에 특별출연해 김신(공유)의 질투를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못다 이룬 첫사랑을 이루기 위함일까. 두 사람은 얼마 전 개봉한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애틋한 첫사랑을 연기하며 가뭄이었던 멜로영화 제작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도깨비> 첫사랑 커플이 환생해서 이루어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김고은은 한 인터뷰에서 “(정해인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한 번 마주쳤던 배우와 다시 작품을 한다는 건 아예 모르는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것과는 다른 친근함이 있다"라고 언급했으며, 정해인은 얼떨떨한 기분이었다라고 밝혔다.

tvN 드라마 <도깨비>

결혼설까지?
공유&정유미 │<도가니>, <부산행>, <82년생 김지영>
<82년생 김지영>

연예계에서 절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는 공유와 정유미는 <도가니>, <부산행> 두 작품에 이어 개봉을 앞두고 있<82년생 김지영>까지 총 세 작품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정유미가 마동석과 부부로 등장했던 <부산행> 외에 나머지 두 작품에서는 서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조력자로 등장한다. 닮은 듯한 외모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두 사람의 케미 때문일까. 공유와 정유미는 열애설에 이어 결혼설까지 보도된 바 있으며, 소속사 관계자들은 절친한 친구 사이”로 선을 그으며 결혼설을 해프닝으로 일단락 지었다. 10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82년생 김지영>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영화화한 것으로, 정유미는 주인공 30대 여성 김지영을, 공유는 김지영의 남편 정대현 역을 맡아 부부로는 처음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왼쪽부터) <도가니> <부산행>

16년이 지나도 여전한 멜로 케미
공효진&김래원 │<눈사람>, <가장 보통의 연애>
<가장 보통의 연애>

정말 오랜만에 재회를 앞둔 조합도 있다. 드라마 <눈사람>(2003)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공효진과 김래원이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16년 만에 로맨스 케미를 보여 줄 예정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믿고 보는 로코 장인이라 불리는 공효진의 로맨스영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기도 하지만, 주로 범죄·스릴러 장르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이어 온 김래원이 오랜만에 선택한 멜로영화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헤어진 전 여친에게 술에 취해 부재중 전화를 남기는 미련 가득한 남자 재훈(김래원)과 남친과 뒤끝 있는 이별 중에 있는 선영(공효진). 서로 직장동료로 만난 지 24시간도 되지 않아 서로의 연애사를 알게 된 두 사람이 그려내는 달콤 쌉싸름한 현실 로맨스와 케미스트리는 올 10월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눈사람>(2003)
<가장 보통의 연애> 시나리오 리딩 현장

같은 팀 히어로에서 이젠 파트너!
베네딕트 컴버배치&톰 홀랜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엔드게임>, <커런트 워>
<커런트 워>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조합,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톰 홀랜드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사상 최강의 빌런 타노스(조쉬 브롤린)에 맞서 본의 아니게 아이언맨과 함께 지구를 떠나 싸워야 했던 두 사람. 같은 팀 히어로인 닥터 스트레인지와 스파이더맨을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톰 홀랜드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개봉 당시 한국에 방문해 직접 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슈퍼히어로 영화에 이어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류 전쟁을 다룬 <커런트 워>를 통해 다시 한 번 파트너로서 서로를 돕는다. <커런트 워>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쇼맨십에 천부적이었던 천재 에디슨 역을, 톰 홀랜드는 에디슨의 가장 최측근인 비서이자 협상의 천재 인설 역을 맡아 완벽한 파트너십을 선보인다. 소니와 마블의 협상 결렬로 인해 이제 이 둘의 조합을 스크린에서 다시 찾아보긴 힘들 것 같으니, 두 배우의 투숏을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극장으로 달려가시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내한 레드카펫 현장

연인, 적, 친구까지! 제임스 맥어보이&제시카 차스테인
<엘리노어 릭비>, <엑스맨: 다크 피닉스>, <그것: 두 번째 이야기>
<그것: 두 번째 이야기>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연인에서 적으로, 다시 친구로 냉탕·온탕을 번갈아가며 다양한 장르 영화에 출연 중인 제임스 맥어보이와 제시카 차스테인. 그들은 한때 뜨겁게 사랑해 결혼했으나 충격적인 한 사건으로 인해 빠르게 관계가 변해버린 두 남녀를 다룬 <엘리노어 릭비> 연인을 연기하면서 첫 호흡을 맞췄다. 이후 그들이 재회하게 된 것은 <엑스맨: 다크 피닉스>. 제시카 차스테인은 다크 피닉스의 힘을 이용하려는 미스터리한 외계 종족을, 제임스 맥어보이는 이에 맞선 엑스맨의 수장 프로페서X 역으로 출연했다.
극과 극이었던 두 영화에 이어 찾아 올 작품은 <그것>의 후속작 <그것: 두 번째 이야기>. 27년 전 아이들을 잡아먹는 페니와이즈에 맞섰던 루저 클럽 5인방이 다시 시간이 흘러 등장한 페니와이즈를 없애기 위해 뭉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제임스 맥어보이와 제시카 차스테인은 각각 빌과 베벌리의 성인 역할을 맡았다.

(왼쪽부터) <엘리노어 릭비: 그남자 그여자> <엑스맨: 다크 피닉스>

뒤바뀐 연인관계?
시얼샤 로넌&티모시 샬라메 │<레이디 버드>, <리틀 우먼>
<리틀 우먼>

퇴폐미 신흥 강자티모시 샬라메 역시 한 번 이상 호흡을 맞춘 배우가 있다. 티모시가 허세 가득한 소년 카일로 출연한 영화 <레이디 버드>에서 잠시 사귀는 사이로 연을 맺었던 레이디버드, 시얼샤 로넌이다. 둘은 <레이디 버드>를 연출했던 그레타 거윅의 차기작 <리틀 우먼>을 통해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전작에서 티모시 샬라메에게 주도권이 있어 시얼샤 로넌이 매달리는 관계였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두 사람의 위치가 뒤바뀐다는 것이 주목할 포인트. 공개된 <리틀 우먼>의 예고편에서는 조 마치(시얼샤 로넌에게 사랑을 구애하지만 거절당하는 로리 로렌스(티모시 샬라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스킨십도 편하게 하는 절친한 친구 사이라는 둘의 호흡은 어떨지. <리틀 우먼>의 북미 개봉일은 1225일로, 크리스마스에 개봉할 예정이며 한국은 미정이다.

<레이디 버드>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