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원 <씨네21> 기자
흥미로운 설정과 풍성한 재료를 죽이는 안일한 조합
★★☆
모두가 비틀즈를 잊어버린 세상에서 홀로 유일하게 비틀즈의 노래를 기억하고 있는 남자의 성공, 성장 스토리. 힘겹게 뮤지션의 꿈을 이어가던 잭은 자신만이 기억하는 비틀즈의 노래를 발표하며 스타덤에 오른다. 아이디어는 재미있는데 구성이 지나치게 안전지향주의다. 영국문화의 각종 요소들을 활용하고 워킹타이틀 특유의 경쾌한 로맨스를 배치하여 21세기 도심 한가운데 순진한 동화를 이식시켰다. 문제는 동화의 레퍼토리가 상당히 안일하고 전형적인 패턴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 재미있는 재료를 제대로 활용을 못할 때 빗어지는 아쉬움.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참신한 설정에 위대한 음악을 담았는데 이야기는 평범
★★☆
비틀즈 노래를 나만 알고 있다면 이 얼마나 엄청난 행운인가. 영화는 참신한 발상에 말할 필요도 없는 비틀즈의 명곡들을 담아 예쁜 사랑 이야기를 펼쳐 냈다. 다만, 늘 곁에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 잊히는 것들에 대한 경외, 부정한 성공에 대한 후회 같은 뻔한 스토리는 다소 식상하게 느껴진다. 릴리 제임스, 케이트 맥키넌, 여기에 에드 시런까지 각자의 역할에 빛나는 조연들에 비해 주인공 히메쉬 파텔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도 영화의 아쉬운 점이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비틀즈에 대한 워킹타이틀의 헌사
★★★☆
워킹타이틀 영화답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기. 세상에 비틀즈의 음악이 사라졌다는 황당할 법한 상상을 공감할 만한 러브스토리로 잘 빚어냈다. 음악은 비틀즈의 노래가 흐를 테니 당연히 좋지 않겠냐고 하겠지만 선곡과 곡의 배치가 절묘하다. 캐스팅도 나무랄 데 없다. 주인공을 연기한 히메쉬 파텔의 등장은 <어바웃 타임>(2013)의 도널 글리슨을 떠올리게 한다. 파텔이 부르는 ‘yesterday’와 ‘Let It Be’는 애잔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로맨스를 맡은 릴리 제임스, 코미디를 책임지는 케이트 맥키넌, 우정을 담당하는 에드 시런까지 역할 분담도 확실하다. 중후반부가 평이하게 흐르긴 해도 비틀즈와 함께 세상에서 사라진 것들이 마지막까지 웃음을 주고, 후반부에 중요한 캐릭터가 등장해 아쉬움을 상쇄한다. 비틀즈에 대한 대중의 정서를 꿰뚫는 영리하고 따뜻한 영화. 잘 만든 음악 영화 칸에 넣어야 할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