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이돌 '슈퍼엠(Super M)'과 협업해 한 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기내 안전 방송을 만들어 화제다. 승객들이 쉽게 지나치는 안전 수칙 내용을 재미있고 친근하게 전달한다는 긍정적인 평도 있지만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인데 지나치게 가볍게 다뤘다는 부정적인 평도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 이전에도 이미 해외 몇몇 항공사들은 다양한 컨셉의 기내 안전 방송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그중엔 할리우드에서나 볼 법한 어마어마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하는 영상들도 있다는 사실! 영화 뺨치는 기내 안전 방송들의 캐스팅 라인업을 소개한다.


<에어 뉴질랜드> (Air New Zealand) 2014
출연 일라이저 우드, 피터 잭슨

The Most Epic Safety Video Ever Made #AirNZSafetyVideo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 <호빗> 팬들의 성지인 나라다. 이곳에 영화의 로케이션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에어 뉴질랜드는 센스 있게도 이를 활용한 재미있는 기내 방송을 만들었다.

(왼쪽부터) 일라이저 우드 에어 뉴질랜드 기내 방송 출연 모습, <반지의 제왕> 시리즈 출연 모습

공항에서 <반지의 제왕> 골룸 동상 앞에서 허겁지겁 기념사진을 찍고 비행기에 허겁지겁 탑승한 관광객. 고개를 돌리니 통로 건너편에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 일라이저 우드가 앉아있다. 감격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 두 관광객. 그들 앞의 모니터에서 본격적인 기내 안전 방송이 시작된다. 두 명의 관광객 주인공들은 기내 안전 방송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은 바로 톨킨의 유니버스, <반지의 제왕> 세계관이다.

일라이저 우드 에어 뉴질랜드 기내 방송 출연 모습

캡처만 봐도 이 영상이 얼마나 진지하고도 웃긴지 느껴질 것이다. 엘프 스튜어디스가 소개하는 이 영상에 일라이저 우드는 다시 한번 더 출연한다. 엘프 스튜어디스는 프로도 옆에서 가장 작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작은 구명조끼를 제공할 것임을 안내한다.

피터 잭슨 에어 뉴질랜드 기내 방송 출연 모습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책임졌던 피터 잭슨 감독도 등장한다. 컷! 을 외치고 이제 모든 전자 장치 사용을 멈춰야 한다고 말한다. <반지의 제왕> 판타지 세계 속에 기내 안전 수칙을 제법 잘 녹여낸 재미있는 영상이다.


<영국항공> (British Airways) 2017
출연  로완 앳킨슨, 질리언 앤더슨, 짐 브로드벤트, 롭 브라이든, 아심 차우드리, 워윅 데이비스, 치웨텔 에지오포, 이안 맥켈런, 탠디 뉴튼, 고든 램지

British Airways safety video - director's cut

천삼백만 조회 수로 영국항공 유튜브 채널의 동영상 중 조회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영국항공 기내 안전 방송 영상이다.

아심 차우드리 영국항공 기내방송 출연 모습

영국의 유명 코미디언 아심 차우드리가 영국항공 기내 안전 방송 비디오에 출연할 배우들을 오디션을 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왼쪽부터) 치웨텔 에지오포 영국항공 기내 방송 출연 모습, <닥터 스트레인지> 출연 모습

첫 번째 오디션 참가자는 배우 치웨텔 에지오포. <닥터 스트레인지>의 모르도 남작, <라이온 킹>의 스카 목소리 등을 맡으며 국내에서도 유명한 배우다. 기내 방송 속 아심 차우드리는 심드렁한 말투로 카메라를 보고 이름을 말하라고 한다. 치웨텔 에지오포는 자신을 소개하고 앞으로 기내 안전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한다.

고든 램지 영국항공 기내 방송 출연 모습

다음 장면에선 독설로 유명한 유명 셰프 고든 램지가 가방을 통로나 출구를 막지 않게 앞사람 의자 밑에 두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아심 차우드리의 지적에 "F*ck me."라고 거친 말을 내뱉기도 한다.

(왼쪽부터) 탠디 뉴튼 영국항공 기내 방송 출연 모습, <미션 임파서블 2> 출연 모습

<미션 임파서블 2> <크래쉬> 등으로 유명하며, 최근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도 출연한 탠디 뉴튼의 장면이 이어진다. 아심 차우드리가 탠디 뉴튼 이름을 잘못 읽어 그녀에게 지적받는 장면이 깨알 웃음 포인트. 고든 램지에게도 기 안 죽던 아심 차우드리가 탠디 뉴튼의 정색 포스에 기가 눌린 게 재밌다.

이안 맥켈런, 워윅 데이비스 영국항공 기내 방송 출연 모습
(왼쪽부터) <호빗: 뜻밖의 여정> 이안 맥켈런,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워윅 데이비스

이어 영미 판타지의 양대 산맥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 출연자들이 한 화면에 담겻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간달프 역을 맡은 이안 맥켈런과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플리트윅 교수 역을 맡은 워윅 데이비스. 이안 맥켈런은 중후한 목소리로 산소마스크 사용 방법을 설명하고 옆에서 워윅 데이비스가 시범을 보인다.

(왼쪽부터) 롭 브라이든 영국항공 기내 방송 출연 모습, <트립 투 이탈리아> 출연 모습

<트립 투 잉글랜드> <트립 투 이탈리아> <트립 투 스페인>의 주인공 롭 브라이든은 구명조끼 위치와 사용법을 알려준다. 

(왼쪽부터) 짐 브로드벤트 영국항공 기내 방송 출연 모습,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출연 모습

이착륙 시 좌석 테이블을 접는 안내는 <물랑 루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등에 출연했던 배우 짐 브로드벤트가 맡았다.  

(왼쪽부터) 질리언 앤더슨 영국항공 기내 방송 출연 모습, <엑스 파일> 출연 모습

<엑스 파일>의 스컬리 캐릭터로 유명한 질리언 앤더슨은 비상 착륙 시 행동 사항을 알려주고 기부를 독려하는 대사를 맡았다. 아심 차우드리는 그녀에게 이것은 <엑스 파일>이 아니니 조금 덜 심각하게 설명할 수 있냐고 요청한다. 

(왼쪽부터) 로완 앳킨슨 영국항공 기내 방송 출연 모습,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 출연 모습

본명보다 미스터 빈으로 더 잘 알려진 로완 앳킨슨의 짧은 슬랩스틱 코미디 영상의 엔딩을 장식한다. 기부를 위해 주머니에서 잔돈을 꺼내다 동전들을 떨어뜨린 로완 앳킨슨. 하나 하나 주워 담은 뒤 침을 발라 기부 봉투를 봉하는 재미있는 장면으로 영상은 마무리 된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