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만지: 넥스트 레벨
감독 제이크 캐스단
출연 드웨인 존슨, 잭 블랙, 케빈 하트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레벨업보다 시급한 업데이트
★★☆
1990년대 액션 어드벤처의 고전 <쥬만지>를 부활시킨 <쥬만지: 새로운 세계>(2018)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 전편의 주인공들이 그대로 등장해 쥬만지 게임 세계로 안내한다. 대배우 대니 드비토와 대니 글로버가 가세해 나이 듦의 의미를 설파하고 가족과 우정이라는 영화의 주제에 힘을 싣는다. 아바타 캐릭터가 랜덤으로 설정되는 등 게임의 법칙을 바꿔 흥미를 유발하지만 전편의 문제점이기도 했던 시대적 감수성을 담아내지 못한다. 역할 바꾸기에 동양인 여성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이 단적인 예다. 킬링타임용 오락 영화의 소임을 다한다고 보기에도 전개나 상황 설정이 고루하기만 하다.

쥬만지: 넥스트 레벨

감독 제이크 캐스단

출연 카렌 길런, 드웨인 존슨, 케빈 하트, 잭 블랙

개봉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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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교황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출연 안소니 홉킨스, 조나단 프라이스

송경원 <씨네21> 기자
세상을 훑는 대화, 시선을 주는 쪽도 받는 쪽 모두 따스하게 감싸 안는다
★★★☆
교황 베네딕토 16(존 요제프 라칭거)와 그를 이어 교황으로 선출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을 극화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은 베네딕토 16세는 2012년 스캔들에 휘말리며 물러날 것을 결심하고 베르고글리오를 만난다. 교회의 구조적 문제부터 비틀즈 등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오가는 두 인물의 대화에 집중하는 영화. 따스하게 인물을 바라보되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 시선이 신뢰를 더한다. 게다가 대화가 중심이라지만 그게 꼭 말의 향연일 필요는 없다. 두 사람의 태도와 표정, 몸짓 하나까지 공들여 담아내고 다양한 화면비와 컬러로 이를 표현해낸, 영상언어가 돋보인다. 특히 마지막은 올해의 엔딩이라 할만하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불완전한 인간에 건네는 위로
★★★☆
고백하자면, 제목과 포스터를 보고 시큰둥한 마음이었다. 종교 소재 영화여서가 아니라,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을 주인공으로 얼마나 영화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고 나서 얄팍했던 편견과 의심에 대해, 종교인은 아니지만, 고해성사하고 싶은 마음이... 이것은 엄숙한 종교 영화가 아니라, 실수와 후회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을 이해해 보고자 하는 공감과 위로의 영화다. 설익은 교훈은 지양하면서 영화는 반복과 갈등의 시대를 조용히 응시한다. 이 와중에 유쾌한 유머까지. 게다가 축구까지. 연출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가운데, 안소니 홉킨스-조나단 프라이스 두 배우의 은혜로운 연기가 시종 반짝인다.

두 교황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출연 안소니 홉킨스, 조나단 프라이스

개봉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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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감독 아시프 카파디아
출연 디에고 마라도나, 펠레, 클라우디아 빌라파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 마라도나, 디에고. 당신이란 사람, 참
★★★★
웬만한 시나리오 작가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도 나오기 힘든 캐릭터이고, 인물 서사이지 않을까. 빈민가 출신의 수줍음 많은 남자 디에고와 신의 손으로 불리는 천재 축구 스타 마라도나의 자아를 분리해 바라보는 시선이 흥미롭다. ‘마라도나를 향해 대중의 추앙과 언론의 달콤한 말이 넘칠수록, 그 명성에 짓눌려 탈선하는 디에고의 삶이 마피아의 도시 나폴리라는 배경과 맞물리면서 어중간한 갱스터 무비 뺨칠 정도의 긴장감과 드라마를 안긴다. <세나> <에이미>가 그랬듯,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은 관객이 초조함과 경이로움과 연민 섞인 마음으로 인물을 바라보게 하고, 종국엔 그 인물을 이해하고 싶게 한다. 어떤 타이밍에 어떤 종류의 자료화면을 넣어야 하는지, 어느 순간 멈춰 서서 인물의 얼굴을 깊이 클로즈업해야 하는지를 간파하는 편집의 묘가 마라도나의 현란한 드리블 못지않다. 찬사만큼 비판도 많이 받는 현재 진행형의 디에고 마라도나. 그를 미워하는 건 자유지만, 정확히 비판하고 있다 자신하려거든 일단 <디에고>를 보라.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인물을 다루는 정교한 전술의 승리
★★★☆
역사상 최고의 축구 선수로 꼽히는 디에고 마라도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1984년 이탈리아 SSC 나폴리에서 활약하던 시기부터 2016년 모습까지 그의 성공과 몰락을 추적한다. 방대한 자료에서 건져 올린 기록물에 디에고 마라도나와 측근들의 인터뷰 육성이 해설처럼 흐르면서 축구 경기만큼이나 다이내믹한 축구 영웅의 인생 플레이가 펼쳐진다. 다큐멘터리 <세나: F1의 신화>(2010) <에이미>(2015)를 연출한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은 새로운 인터뷰 영상을 배제하고 공격적인 편집과 타이밍에 맞는 음악을 사용해 인간 디에고와 스타 마라도나의 일대기를 생생하게 재구성한다. 악동 이미지에 가려진 인물을 꿰뚫는 진중한 다큐멘터리

디에고

감독 아시프 카파디아

출연 디에고 마라도나, 펠레, 클라우디아 빌라파네

개봉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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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운 나날
감독 이상덕
출연 조현철, 김아현

이화정 <씨네21> 기자
영화롭지 않은 나날들을 돌파할 작고 힘 있는 쉼표
★★★
영화배우로 제대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영화(조현철) 일상적인 고민이 수면 위로 올라온 어느 1박 2일의 기록. “ 네 연기가 막히면  삶도 막혀?라는 여자친구 아현(김아현) 단도직입적인 질책에 답변이 궁색해진 영화는 길을 떠나 만난 사람들을 통해  해답을 구해 나간다과거의 조그마한 기억을 헤집어 가는 마술적인 시간의 경과그리고 어쩌면 전혀 ‘영화롭지 않은 지리한 나날들에 작은 쉼표를 찍어  특별한 점검의 기회가 경쾌한 재즈음악에 묻어난다

영화로운 나날

감독 이상덕

출연 조현철, 김아현

개봉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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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들
감독 신아가, 이상철
출연 유다인, 심희섭, 송재림

송경원 <씨네21> 기자
뻔뻔함을 무기로 부조리를 헤집는 블랙 코미디. 어렵거나 무겁지 않아서 더 섬찟한
★★★
미술계의 부조리와 비리를 배경으로 인간 군상의 욕망이 부딪치는 과정을 따라가는 블랙코미디. 욕망을 위해 선을 넘는 순간을 포착하는 대신 이미 선을 넘어버린 사람들의 브레이크 없는 행동을 통해 욕망의 노예가 된 현대인의 민낯을 확인할 수 있다. 다소 과장된 캐릭터와 상황이지만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가 무게추가 되어 현실 위로 안착시킨단 점이 특히 영리하다. <밍크코트>(2011) 이후 8년 만에 돌아온 신아가, 이상철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장면의 완성도나 기술적인 부분이 다소 아쉽지만 자칫 무겁고 어려울 수 있었던 주제를 경쾌하게 풀어낸 솜씨가 날카롭다. 한참을 낄낄거리며 웃다 보면 어느새 입안에 씁쓸한 가루가 남는 기분. 웃기고, 아니 웃겨서 서글프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예술을 앞세워 기생하는 인간들끝까지 보여준다.
★★★
예술을 앞세워 자신의 욕망을 챙기기 급급한 사회뉴스 면을 떠들썩하게 했던미술관을 매개로  대기업 일가의 불법 비자금 횡령  탈세 사건 등이 떠오르는 플롯이다작가 타이틀을 잃지 않으려는 우정(유다인) 마음엔 상승 욕망과 콤플렉스가 혼재되어 있다욕망과 콤플렉스의 단단한 이중 교합 뒤에 남는 것은 자기합리화를 위한 위악과 아귀다툼뿐이다 문장이 어떤 형태로 발현되는지는 영화의 백미이자 후반부에 해당하는모든 비밀이 밝혀지는 미술관의 퍼포먼스에서 똑똑하게 목격할  있다.

속물들

감독 신아가, 이상철

출연 유다인, 심희섭, 송재림, 옥자연, 유재명

개봉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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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씬
감독 박배일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극장의 감성
★★★
극장은 단지 영화를 보는 곳이 아니라, 그 공간이 지닌 독특한 감성이 있으며,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사연이 깃들어 있으며, 그렇게 역사가 쌓여 가며,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아름다운 장소다. 하지만 멀티플렉스가 등장하면서 극장의 감성은 모두 사라졌고, 이젠 몇몇 극장들은 힘겹게 사투를 벌이고 있다. <라스트 > 단지 한국의 예술영화전용관들이 겪는 힘든 현실에 대한 기록이 아니다. 이젠 문화재와도 같은 공간이 된, 작은 상영 공간들이 지닌 정서와 관객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극장의 의미를 되묻다
★★★
2018 1월 휴관에 들어간 부산 국도예술관의 마지막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극장 운영자의 동선을 따라 상영관 안팎과 스크린 뒤편을 드나들면서 극장이라는 공간의 의미와 그곳에 쌓인 시간을 반추한다. 사라져가는 극장에 관한 추억담에 그치지 않고 인디스페이스, 광주극장,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등 독립예술전용관의 풍경을 오가며 관객을 위하는 극장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씁쓸한 상황을 이야기하면서도 추억과 희망을 비추는 감성적 접근이 관객의 감정을 조용하게 흔드는 극장전.

라스트 씬

감독 박배일

출연

개봉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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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린저
감독 쉐인 샐러노
출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에드워드 노튼, 존 쿠삭

송경원 <씨네21> 기자
전설의 외투를 벗고 인간의 얼굴로 돌아온 샐린저
★★★
<호밀밭의 파수꾼>의 전설이 된 작가 J. D. 샐린저의 처음으로 드러내는 다큐멘터리. 은둔자로 불릴 만큼 알려진 바 없기에 신비의 대상이기도 했던 샐린저의 일상과 주변을 따라간다. 샐린저의 사연 자체가 놀랍다기보다는 그동안 공개된 적이 없는 샐린저의 사진과 영상, 법적 문서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할리우드의 인정받는 시나리오작가이기도 한 셰인 샐러노 감독이 10년 동안 준비한 자료는 실로 충실하다. 가족, 친구 등 샐린저의 지인은 물론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에드워드 노튼, 존 쿠색 등 샐린저의 팬을 자처하는 유명 인사들의 인터뷰가 보는 맛을 더한다.

샐린저

감독 쉐인 샐러노

출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에드워드 노튼, 존 쿠삭, 마틴 쉰, 톰 울프, 고어 비달

개봉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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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파미에
감독 장 폴 루브
출연 루디빈 사니에, 호세 가르시아, 장 폴 루브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더없이 훈훈한 가족 코미디
★★★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세 남매의 사연을 다룬 프랑스 가족 코미디. 재혼, 실직, 연애라는 난제에 부딪힌 세 사람의 일상이 균열을 일으키고 봉합되는 과정을 유쾌한 필치로 그렸다. 이들 각자의 문제가 자식이라는 공통분모로 모아지고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구성이 정교하다. 반면에 갈등이 쉽게 풀리고 가벼운 에피소드식 진행이어서 가족애가 주는 무게감은 덜한 편이다. 그럼에도 아옹다옹하면서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족의 존재를 되새기기에는 충분하다.

라 파미에

감독 장 폴 루브

출연 루디빈 사니에, 호세 가르시아, 장 폴 루브

개봉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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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감독 남태제, 김성환

송경원 <씨네21> 기자
메시지보다 시의성에 방점을 찍은, 필요한 목소리
★★☆
<자백>, <공범자들>, <김복동>에 이은 대안미디어 뉴스타파의 네 번째 다큐멘터리.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현실을 고발한다. 원전의 영향으로 갑상선암에 걸린 주민 618명은 한국수력원자력에 소송을 제기하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월성의 아름다운 풍광을 대비시켜 질문을 던진다. 다만 주장을 나열하고 보여주는데 집중한 탓에 일관된 흐름이나 명확한 방향을 만들어내진 못한다. 한 쪽의 시선만을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아쉽다. 논리적인 설득보다는 상황을 먼저 알리는데 집중한 인상이다. 깊이를 만들어나가는 대신 시의성에 주목한 목소리들.

월성

감독 남태제, 김성환

출연

개봉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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