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웨이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에드 스크레인, 패트릭 윌슨, 루크 에반스, 아론 에크하트, 우디 해럴슨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가느다란 서사의 줄기에 풍성하게 열린 스펙터클의 기적
★★★
일본의 진주만 공습 이후 수세에 몰린 미국이 태평양 전쟁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사투를 벌인 미드웨이 해전과 이 작전에 투입되었던 영웅들의 실화를 담았다. 볼거리만큼은 확실하다. <인디펜던스 데이>(1996), <투모로우>(2004), <2012>(2009)를 통해 파괴왕이라 별명을 얻은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명성엔 조금 못 미치지만 스펙터클하게 그려진 공중전과 대함 폭격 장면은 관객의 오감을 충분히 자극한다. 역사적 사실을 순서대로 훑으며 전투 장면을 촘촘하게 재현하지만 감정을 자극하는 서사적 완결에는 빈틈이 많다. 전쟁이 주는 심리적 부담감 대신 압도적인 스펙터클에 몰입하고 싶은 관객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미드웨이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루크 에반스, 패트릭 윌슨, 에드 스크레인, 아론 에크하트

개봉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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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스킨
감독 미스터 와조
출연 장 뒤자르댕, 아델 하에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재킷 강박증
★★★☆
오로지 하나의 콘셉트를 통해 77분의 짤막한 러닝타임을 꽉 채우는 깔끔한 영화. 컬트 스타일이다. 100퍼센트 천연 사슴가죽 재킷을 소유하게 된 남자는, 이 세상에서 오로지 자신만이 재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사슴가죽에 대한 강렬한 페티시는 계속되고, 유일한 ‘재킷 착용자’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도 깊어간다. 그 결과, 황당한 사건들이 이어진다. ‘판타스틱 업계’(?)에선 ‘인싸’라고 할 수 있는 쿠엔틴 듀피유 감독의 괴작 혹은 수작.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인간 본성과 세태를 풍자한 멋진 영화
★★★☆
괴상한 상상력을 장착한 프랑스 스릴러 공포 코미디. ‘세상에서 유일하게 재킷 입은 사람’이 되고픈 주인공의 목표 실현 과정은 욕망, 집착, 광기에 둘러싸인 현대인의 정체성을 은유한다. 촉망받는 장르 영화감독 미스터 와조(쿠엔틴 듀피욱스)는 영화 만들기라는 자기 반영적 서사를 덧대어 예술가의 허위 허식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장 뒤자르댕과 아델 하에넬의 능청스러운 연기, 영화의 독창적 분위기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음악이 어우러져 잔혹하면서도 경쾌한 부조리극을 완성한다.

디어스킨

감독 미스터 와조

출연 장 뒤자르댕, 아델 하에넬

개봉 202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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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의 전설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팀 로스, 프루이트 테일러 빈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피아노 천국
★★★
<시네마 천국>(1988)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작품. 1998년에 나온 영화로 리마스터링을 거쳐 재개봉한다. 동화 같은 이야기에 노스탤지어를 결합하는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데, 평생 배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살아온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형식, 예술을 모티브로 삼은 점, 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화음악 등 상당 부분 <시네마 천국>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로맨스보다는 ‘전설적 인물’인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이야기 전개에서 약간은 어수선한 부분도 없진 않지만, 음악적 요소가 상당 부분 봉합한다.

피아니스트의 전설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팀 로스, 프루이트 테일러 빈스

개봉 2002.12.06. / 2020.01.01.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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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바로티
감독 론 하워드
출연 루치아노 파바로티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낸 천재/인간의 삶
★★★
대개의 영화엔 연출이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있기 마련이다. 다큐멘터리 <파바로티>는 그것이 초반에 명확하게 제시돼 있다. 영화 초반, “100년 후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라는 질문에 답을 한 노년의 파바로티에게 한 인간으로서의 파바로티는요?”라는 질문이 다시 던져진다. 영화는 이에 대한 대답을 영화 마지막 순간에 배치한다. 그러니까 <파바로티>는 유명인으로서의 파바로티뿐 아니라 웅장한 음성에 완벽하게 가려졌지만 그저 평범한 사람이기도 했던 파바로티의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하겠다는 영화이기도 하다. 론 하워드 감독은 파바로티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인터뷰와 그의 사적인 시간이 기록된 홈 비디오 자료, 언론 인터뷰와 공연 등을 재료로 파바로티 삶을 추억한다. ‘말년의 스캔들을 다루는 방식에서 냉정한 시선으로 파바로티의 삶을 바라본 다큐멘터리라기보다, 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은 헌사에 가까운 작품임을 드러내기도. 예상대로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OST 이상의 매력을 발휘하는 파바로티의 노래들이다. 역사적인 공연과 명곡들이 최신 기술력으로 복원, 스크린에서 생생하게 재현된다.

파바로티

감독 론 하워드

출연 루치아노 파바로티

개봉 202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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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눈동자
감독 미키 타카히로
출연 카미키 류노스케, 아리무라 카스미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너는 내 운명
★★★
타인의 죽음을 보는 남자의 사랑 이야기. 운명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의 선택과 사랑을 판타지 로맨스에 적절하게 녹여냈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루면서 신파 멜로로 빠지지 않는 영화의 균형감이 돋보인다. 일본 청춘 멜로 전문 감독 미키 타카히로의 안정적인 연출과 카미키 류노스케, 아리무라 카스미의 절절한 감정 연기가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별개로 판타지를 더한 순애보에만 머물러 있어 새로운 감흥은 덜한 편이다.

포르투나의 눈동자

감독 미키 타카히로

출연 카미키 류노스케, 아리무라 카스미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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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빌라 살인사건
감독 신해강
출연 김영호, 김정팔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참신한 B급 범죄 코미디
★★★
B급 영화의 매력이 흘러넘치는 블랙 코미디. 돈 많은 나쁜 놈과 돈 없는 나쁜 놈이 모의한 가족 인질극을 통해 인간의 위선과 욕망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속고 속이는 심리전,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얼기설기 얽힌 인물들의 관계가 뜻밖의 재미를 만들어낸다.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엉뚱함과 기발함을 오가는 치밀한 구성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이 돋보인다. 김영호를 비롯해 좌충우돌 소동극을 연기 각축장으로 만든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도 뛰어나다.

청춘빌라 살인사건

감독 신해강

출연 김영호, 김정팔

개봉 20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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