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20>의 출연 제의를 받은 김요한

청춘 드라마 명가, <학교> 시리즈가 2020년에 돌아온다. <학교 2020>은 제작에 들어가기도 전, ‘프로듀스 X 101’에서 최종 1위를 차지한 김요한에게 출연 제의를 해 화제를 모았다. 3월에 촬영에 들어가 하반기에 공개될 <학교 2020>를 만나기 전, 어떤 배우들이 <학교> 시리즈를 거쳤는지 만나보자.


학교 시리즈
(1999~2001)

<학교> 강우혁 역
장혁

(왼쪽부터) <학교>, <나의 나라>

1999년부터 시작한 <학교> 계보 중 최고의 발견이라면 단연 장혁이 아닐까. 잘생겼지만 남들에게 무심한 ‘쿨미남’답게 작중 대사가 현저하게 적었지만, 꾹 다문 입술과 미간의 주름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만다. 당시엔 그의 연기력에 대해 별다른 평가가 없었으나, 이후 나오는 출연작마다 명연기로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학교> 이민재, 조석호, 배두나 역
최강희 & 양동근 & 배두나 

<학교> (왼쪽부터) 최강희, 양동근, 배두나
<광끼> (왼쪽부터) 최강희, 양동근, 배두나
(왼쪽부터) <추리의 여왕> 최강희, <국민 여러분!> 양동근, <킹덤> 배두나

<학교>의 최고 아웃풋이 장혁이라면, 그해 1999년 최고 아웃풋은 최강희, 배두나, 양동근일 것이다. 이 세 사람은 <학교>에서도 같은 반 학우로 출연하더니, <학교> 종영 후 <광끼>에서 또 한 번 호흡을 맞췄다. 각기 캐릭터가 뚜렷한 배우들의 만남으로는 이 세 사람만큼 화려한 조합도 없을 것이다. 배두나와 최강희는 그해 KBS 연기대상 여자 신인상을 공동 수상했다.


<학교 2> 장세진 역
하지원

(왼쪽부터) <학교 2>, <초콜릿>

<학교 2>는 전작 <학교>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오죽했으면 24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가 42부로 연장까지 했겠는가. 드라마가 연장되면서 하차를 선언한 배우들이 있다면, 하지원은 연장 출연으로 득을 본 배우 중 한 명이다. 출연진 보강을 위해 투입된 이요원과 짝을 이뤄 비중이 점점 늘어났던 것. 지금의 유쾌하고 넉살 좋은 이미지와 달리 사나운 분위기가 압도적인 일진이자 반항아 캐릭터.


<학교 2>~<학교 3> 이강산 역
이동욱

(왼쪽부터) <학교 3>,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인증샷

이동욱은 아예 <학교 2> 연장 이후에 합류했다. 그가 연기한 이강산은 <학교 3>까지 출연했는데, <학교 2>의 연출진 중 한 명인 이강현 PD가 직접 이동욱에게 <학교 3> 출연을 제의해서 성사된 것. 같은 캐릭터로 2편과 3편 모두 출연하면서 다소 느긋하게 연결된 <학교> 시리즈를 하나의 시리즈로 결집시키는 역할을 한 셈. 


<학교 3> 김석주 역
조인성

(왼쪽부터) <학교 3>, <더 킹>

이동욱이 <학교> 시리즈에 힘을 실었다면, <학교 3>의 오리지널 스타는 조인성이라 할 수 있다. 단역을 제외하면 <학교 3>가 그의 데뷔작이고, <학교> 시리즈의 심볼 ‘차가운데 멋진 남학생’ 포지션을 이어받았기 때문. 이다음 출연작 <뉴 논스톱>에선 정반대로 맹하고 순진한 캐릭터를 연기해서 유명해진 걸 생각하면 꽤 재밌는 캐릭터 변화.


<학교 4>는 넘버링을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정작 배경이 되는 고등학교가 바뀌었다. 전편들이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를 그렸다면, <학교 4>는 예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삼았다. 어떤 면에선 KBS가 훗날 만든 <드림 하이>의 프로토 버전. 그래서인지 전작들에 비해 재능과 진로, 선생님들의 러브라인 등이 부각됐다.

<학교 4> 황태영 역
공유

(왼쪽부터) <학교 4>, <82년생 김지영> 촬영 현장

<학교 3>에 조인성이 있다면, <학교 4>엔 공유가 있다. 둘 다 모델로 활동하다가 <학교>에서 배우로 데뷔했다. 맡은 캐릭터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공유가 맡은 황태영은 전학 온 날부터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학우들의 관심을 받는 인싸 중 인싸. 활동 초기의 공유를 상상하면 떠오르는 삐죽빼죽한 머리도 인상적이다.


<학교 4> 박서원 역
이유리

(왼쪽부터) <학교 4>, <봄이 오나 봄>

<학교 4>를 안 봤어도, 이유리가 연기한 박서원의 헤어스타일은 기억할지도 모른다. 제멋대로인 듯 묘하게 스타일이 있는 박서원의 단발머리는 이유리의 앳된 외모와 대조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학교를 빼놓고 불량한 행동을 일삼는 모습이나,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높아진 비중 등 <학교 2>의 하지원의 캐릭터를 떠올리게 한다.


<학교> 신 시리즈
(2013~)

2002년 이후 12년 만에 부활한 <학교> 시리즈. 세월이 흘러 제작진이 바뀐 것도 있고, 편성 시간대도 달랐기 때문에 기존 <학교> 시리즈와 달리 다소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을 메인으로 기용했다. 유망주들을 조연급 캐릭터로 기용하긴 했지만, 이전 작품들만큼 ‘신인 등용문’으로서 역할은 전보다 못하다는 평.

<학교 2013> 이지훈 역
이지훈

(왼쪽부터) <학교 2013> 이이경, 이지훈
<99억의 여자> 포스터 촬영 현장의 이지훈

이지훈은 <학교 2013>이 데뷔작이었음에도 극적 변화가 많은 배역을 거침없이 소화했다. 교내 대표 불량아 오정호(곽정욱)의 친구로 어떻게든 자신들의 인생을 개선하려는 갱생의 의지를 뚜렷하게 보이는 캐릭터.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오정호의 비중이 커지면서 함께 존재감을 과시했다. 데뷔부터 떡잎을 보여주더니 3년 만에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주연급으로 캐스팅되며 지금도 <99억의 여자>에 출연 중이다.


<학교 2013> 이이경 역
이이경

(왼쪽부터) <학교 2013> 이지훈, 이이경
<뷰티풀 보이스>

이지훈과 짝패를 이룬 캐릭터라면 이이경이 있다. 이이경 또한 단역 출연 경력을 제외하면 <학교 2013>이 첫 드라마. 그럼에도 오정호와 이지훈의 관계를 어떻게든 회복시키려는 눈물겨운 우정을 보여주면서 특유의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원래 이 캐릭터가 이만한 비중이 아니었으나 촬영 중 이이경의 애드리브를 본 제작진이 비중을 높였다고. 비슷한 포지션의 이지훈처럼 떡잎부터 대단했던 듯싶다.


<학교 2013> 신혜선 역
신혜선

(왼쪽부터) <학교 2013>, <단, 하나의 사랑> 촬영 현장

본인 갈 길을 개척한 건 신혜선도 마찬가지다. 신혜선은 <학교 2013>의 오디션을 앞두고 숏컷으로 머리를 잘랐다. 자신만의 차별화를 선택한 것. 이 헤어스타일은 극중에서도 그대로 이어졌고, 방영 초기 적은 분량에도 시청자들 눈에 띌 수 있었다. 후반부엔 계나리(전수진)와 얽힌 에피소드에서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렇게 2013년에 데뷔한 신혜선은 6년 후 <단, 하나의 사랑>으로 KBS 연기대상 장편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후아유 - 학교 2015> 강소영 역
조수향

(왼쪽부터) <학교 2015>, <배심원들>

<후아유 - 학교 2015>는 기존 <학교> 시리즈와 차별화를 두었다. ‘학교’가 부제로 사용된 것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신인보다 아역부터 활동한 배우나 학생으로 보일 법한 동안 배우들을 포진시켰다. 그 와중 드라마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악역 강소영은 장편 드라마에 처음 도전하는 조수향에게 맡겼다. 조수향은 드라마에서만 신인이지, 단편영화와 독립영화에선 이미 인증받은 배우답게 집요하고 치밀한 성격을 100% 보여줬다. 악역을 탁월하게 연기한 배우들이 그렇듯, 실제로 배역에 대한 악플까지 받았다고.


<학교 2017> 송대휘 역
장동윤

(왼쪽부터) <학교 2017>, <조선로코 녹두전>

<학교 2017>이 장동윤의 데뷔작은 아니지만, 공중파 첫 입성작인 건 의미가 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땐뽀걸즈>, <조선로코 녹두전> 등 KBS 드라마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전교 1등이지만 결코 오만하지 않고 겸손한 송대휘 역은 편의점 강도를 잡는 선의의 행동으로 주목받은 장동윤 본인과도 참 비슷한 이미지다.


<학교 2017> 홍남주, 오사랑 역
설인아 & 박세완 

(왼쪽부터) <학교 2017>, <사랑은 원더풀 인생은 뷰티풀> 설인아
(왼쪽부터) <학교 2017> 촬영 현장, <두 번은 없다> 박세완

설인아와 박세완 또한 <학교 2017>이 데뷔작은 아니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에서 단역이나 조연을 거치고 <학교 2017>에 합류했다. 이 작품 이후 설인아는 일일드라마 <오늘도 맑음>에, 박세완은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와 월화드라마 <땐뽀걸즈>에 합류했고 2018년 KBS 연기대상 여자 신인상을 공동 수상하는 인연으로 이어졌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