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로버트 드 니로, 마틴 스코세이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을 때, 그는 함께 후보에 올랐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존경심을 보냈다.  마틴 스코세이지감독은 봉준호 감독에게 편지를 보내 이에 화답했다. 봉준호 감독이 2월 19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바에 따르면, 스코세이지 감독의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고 한다. “수고했고 좀 쉬라고 하더라. 그런데 조금만 쉬어라. 나도 그렇고 차기작을 기다리니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하시더라.”

봉준호 감독에게 조금만 쉬라고 한 스코세이지 감독, 정작 자신은 조금도 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로버트 드 니로와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가 출연하는 신작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 이하 <플라워 문>)의 촬영이 3월 중에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스코세이지 감독과 <아리리시맨>을 비롯한 여러 작품을 함께 한 촬영감독 로드리고 프리에토가 지난해 12월에 진행한 ‘콜라이더’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로 로케이션 헌팅을 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플라워 문>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2017년부터 준비한 영화다. <잃어버린 도시 Z> 등을 쓴 데이빗 그랜의 동명 베스트셀러 논픽션이 원작이다. 1920년대 미국 캔자스에 살던 인디언 오세이지 족(Osage Nation)이 척박한 오클라호마로 이주한다. 백인들의 핍박을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바위투성이 땅에서 미국 최대 매장량의 석유가 발견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된 인디언 부족은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전신인 연방 수사국이 사건에 개입한다. 이처럼 <플라워 문>은 미국 역사상 가장 끔찍한 범죄와 원작 논픽션의 부제(The Osage Murders and the Birth of the FBI)처럼 FBI의 탄생 배경도 다루게 된다.

플라워 문

저자 데이비드 그랜

출판 프시케의숲

발매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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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2018년 일찌감치 <플라워 문>에 합류하며 스코세이지 감독과 6번째 작품을 함께 하게 됐다. 지난해 로버트 드 니로 역시 출연을 확정하면서 <플라워 문>은 <아이리시맨> 못지 않은 무게감 있는 출연진을 갖게 됐다.

최근 스코세이지 감독은 <플라워 문>이 어떤 영화가 될 것인지 살짝 공개했다. 그는 ‘프리미어’와의 인터뷰에서 “<플라워 문>이 서부영화(Western)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21~22년 오클라호마에서 일어난 일이고 자동차가 있던 시대지만 말을 탄 카우보이도 있을 것”이라는 게 스코세이지 감독의 말이다. 스콜세지 감독은 지금까지 서부극을 만든 적이 없다. 또 스코세이지 감독은 사라진 고대 히타이트 문명의 예를 들며 두 번의 세계대전 이후 사라진 아메리카 원주민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이리시맨>
아이리시맨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개봉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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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오스카 후보에 올랐던 <아이리시맨>은 단 하나의 트로피도 가져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77세 노장 마틴 스코세이지와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는 시네마(Cinema)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스코세이지 감독의 차기작 <플라워 문>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플라워 문>은 내년 개봉이 예상된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