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영화, 드라마를 보면 배우들이 유달리 성숙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사회적 활동이나 결혼 시기도 조금씩 늦어지면서 같은 나이더라도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 보이는 느낌인데요. 배우들도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20여 년 전 시대를 풍미했던 그 시절 영화·드라마 속 배우들 출연 당시 나이를 현재 나이로 환산해 봤습니다. 2020년 현재 같은 나이대의 스타들도 함께 찾아봤습니다. 재미로 읽어주세요!


<엽기적인 그녀> - 전지현
2001년 당시 21세 → 2020년 기준 2000년생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

"견우야~~ 미안해~" <엽기적인 그녀>가 나온 지 벌써 20년이 다 돼 갑니다. 온갖 엽기적인 행동도 전지현이라서 무척 사랑스러웠던 영화였죠. 전지현의 리즈시절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전지현의 나이는 21세였습니다. 어릴 적엔 대학생 되면 저렇게 다 어른스러울 줄 알았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2000년생들의 나이입니다. 전지현과 같은 나이에 2020년판 <엽기적인 그녀>를 찍는다면 이런 배우들이 있겠네요.

2000년생 여배우들
(왼쪽부터) 김새론 인스타그램, 김향기 인스타그램, 김현수 인스타그램

2000년생 여자 배우들 중엔 잘 자란 아역배우 출신들이 많았습니다. 꼬꼬마 시절 <여행자>, <아저씨> 등에서 깊고 섬세한 연기를 펼쳤던 김새론. 그녀의 SNS를 보면 최근 부쩍 분위기가 성숙해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귀여운 김향기도 2000년생 배우입니다. 김현수는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 아역을 맡으면서 대중에게 알려졌었죠!


<발리에서 생긴 일> - 조인성
2004년 당시 24세 → 2020년 기준 1997년생
<내 이름은 김삼순> - 현빈
2005년 당시 24세 → 2020년 기준 1997년생
<발리에서 생긴 일> 조인성
<내 이름은 김삼순> 현빈

<발리에서 생긴 일>의 철없는 재벌 2세 정재민 역을 맡았던 조인성. 슈트를 입고 머리는 올백, 모피 코트를 휘두르고 회사에 출근하던 정재민을 연기한 조인성이 당시 24세였다니. 여주인공 수정(하지원)에게 빠져 애정을 갈구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네요.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식이를 맡을 당시 현빈도 24세였습니다. 재벌 2세로 삼순이에게 갑질하다 사랑에 빠지던 레스토랑 사장으로 등장했죠. 극중 설정된 나이는 27세였죠. 2020년 스물네 살인 스타들은 누가 있을까요.

1997년생 남배우들
(왼쪽부터) 여진구 인스타그램, 차은우 인스타그램

아역 배우로 시작해 성인 배우로 성공적으로 안착한 여진구와 '최애는 최애고 은우는 은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남 배우로 손꼽히는 차은우가 있습니다. 두 배우 다 조인성과는 다른 매력으로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지만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보다는 어려 보이는 느낌이네요. 두 배우가 정재민의 명장면(위 스틸컷)을 연기한다고 상상해 봤는데, 왜 잘 상상이 안 되는 것 같죠? 


<내 머리 속의 지우개> - 손예진
2004년 당시 23세 → 2020년 기준 1998년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손예진

이 스틸컷이 정녕 16년 전 사진인가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찍을 당시 손예진은 23세였습니다. 정우성은 32세였네요. 수진(손예진)이 "이거 마시면 우리 사귀는 거다"라며 소주를 입에 털어 넣던 장면은 당대 뭇 남성들의 마음을 뒤흔들었습니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 <클래식>, <여름향기> 등에 출연하며 20대 초반에 이미 멜로 퀸 반열에 올랐습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슬프고 애절한 캐릭터를 맡아서인지 더 어른스럽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찍을 당시 손예진의 나이와 동갑인 1998년생 여배우들은 누가 있을까요?  

1998년생 여배우들
(왼쪽부터) 서신애 인스타그램, 신예은 인스타그램

1998년생 배우로는 아역 배우부터 연기 경력을 쌓아온 서신애와 웹드라마를 통해 이름을 알린 신예은이 있습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빵꾸똥꾸가 벌써 23세가 됐습니다.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유명해진 신예은의 최근작은 <에이틴 2>인데요. 10대 고등학생 역을 연기했습니다. 손예진이 같은 나이대에 맡았던 역할보다는 아직 어린 느낌이 있습니다.


<1%의 어떤 것> - 강동원
2003년 당시 23세 → 2020년 기준 1998년생
<1%의 어떤 것> 강동원

일요일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일찍 기상할 수 있었던 건 아침드라마 <1%의 어떤 것>의 강동원 때문이었다죠? 믿기지 않겠지만 23세였던 강동원이 맡았던 극중 캐릭터는 사실 32세 그룹 후계자였다고 합니다. 2000년대 초 재벌 2세 관련 드라마들이 크게 성공하면서 젊은 남자 배우들이 이런 류의 드라마에 대거 캐스팅된 것 같습니다. 앞서 소개한 조인성, 현빈도 그렇고요.

1998년생 남배우
이재욱 인스타그램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선 30세 캐릭터를, 다음 차기작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선 18세 남고생을 맡으며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는 배우 이재욱. 알고 보니 1998년생이었다고!


<가을동화> - 송혜교
2000년 당시 20세 → 2020년 기준 2001년생
<가을동화> 송혜교

<가을동화>를 찍을 당시 송혜교는 스무 살이었습니다. 극중 대학을 가지 않고 호텔 메이드로 취업한다는 설정 때문에 그녀의 나이가 더 어려 보이죠. 송승헌과 원빈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형성했고, "얼마면 돼"냐는 원빈의 대사에 "나.. 돈 필요해요. 정말 많이 필요해요" 대사를 치던 명장면을 스무 살에 연기한 셈이었네요. 

2001년생 여배우들
(왼쪽부터) 이수민 인스타그램, JYP ACTOR(박시은) 인스타그램

<가을동화>가 40% 시청률을 기록하며 스무 살에 스타 반열에 올랐던 송혜교. 올해 스무 살인 2001년생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요? <보니 하니>로 유명해진 이수민과 드라마 주인공의 아역부터 이제 막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올리는 박시은이 있습니다. 20대 초반에 <가을동화>, <올인>, <풀하우스> 등에 출연했던 송혜교의 필모그래피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