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라이브가 전주에 떴습니다.
민병국 감독 X 이일화 배우의
<천화>를 시작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생생한
열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4월30일 V라이브의 주인공은 바로!

<아수라>입니다.

<아수라>는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작으로 초청돼
2000석의 전주돔에서 상영되고,
정우성, 주지훈, 정만식 배우가
직접 전주를 찾아 관객들을 만났죠.

오후 3시엔 V라이브에서
정우성, 정만식 배우와
김성수 감독, 김영진 프로그래머가
함께 모여 <아수라>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V라이브 사회는
조원희 영화감독과 서정민 씨네플레이 대표가
함께 맡았습니다.

"전주는 영화다.
오랜만에 <아수라>로 여러분과
이런 시간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

정우성 씨

"전주에 촬영은 많이 왔는데
영화제로는 처음입니다.
축제 많이 즐기는 모습 보고
같이 만날 시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정만식 씨

"전주국제영화제는 거의 10년 넘은 것 같네요.
<감기> 촬영 하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런 기억이 나는데,
이렇게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성수 감독


바쁜 와중에도 이렇게 흔쾌히
오랜만에 <아수라>로
뭉친 세 분에게 근황을 물었습니다.

가까운 듯 멀어 보이는 두 사람




"아무리 바빠도 흔쾌히 와야죠.
오래간만에 같이 한 배우와 감독님과
<아수라>를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왔습니다."

정우성 씨는 최근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연출하고,
<아수라>의 '김차인 검사'
곽도원 배우와 함께 출연하는
영화 <강철비> 촬영 중이라고 합니다.

정만식 씨는 다음주
영화 <돈> 촬영에 착수할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6월엔 영화 <검객> 촬영까지
예정돼 있다고 하네요.

정우성 씨는 틈새를 놓치지 않고
"<돈>에서는 돈으로 나오세요?"
기습 질문을 던지고
"그냥 돈을 버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정만식 씨는 바로 대답을.
"<검객>에서는 검으로 나오나요?"
"객으로 나옵니다."
마치 도창학과 한도경의 대화가
반전된 것만 같네요.

김성수 감독은 새 영화
준비를 시작했다고요.
"4명의 남자가,
인간쓰레기 같은 남자들이
외국 땅에 버려져서
거기서 무수히 많은 총질을 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왠지 <아수라> 해외판이
 떠오르지 않나요?
"한국에서 좀 안 돼갖고
해외에서 확장해서
거기서 찍으면 더 잘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영화평론가이기도 한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지금 현재 한국영화에서
필요한 문제작이다"라며
<아수라>를 2016년 최고의 한국영화로
꼽기도 했는데요.
그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를 좋아해요.
피바다.
한국영화에서 보고 싶었던 엔딩이 있어요.
다 죽는 거.
죽어 마땅한 자들은 다 죽는다.
....
한국영화가 지나치게 관객들의
비위를 맞추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수라>는 고유의 영화적 호흡을
지키면서도 관성 자체를 한 칼에
다 잘라버리는 것 같은,
현실은 이런 것일 수도 있다, 라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거기서 조금 더,
마지막까지 달려나가는 에너지.
이런 건 최근 몇 년간 못 느껴본 거 같아요."

'영화의 신' 김성수 감독의 반응은?

"저 이렇게 대놓고 빨아주는 거 좋아합니다."

역시 영화의 신다운 호쾌한 대답.

<아수라> 하면
트위터 등지에서 자생한 열혈지지자들
'아수리언'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겠죠.
이번 영화제에서도 아수리언이
대거 참여했다고 합니다.
두 분에게 아수리언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아직 안남시에 안 가보신 분들은
오늘로 인해서 주민등록을 옮기는 걸로
생각해주시면 즐거울 것 같습니다."

"지금 지나오면서 안남시청 앞을 지나오는데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가 아주 심각합니다.
그 문제 꼭 지켜주시고요.
안남대학교의 비정규직 문제 때문에
여론이 안 좋으니까요,
그것도 안남대 총장께서 해결해주시기 바랍니다."

정우성 씨는 마치 아수리언인양
청산유수 같은 안남시(?)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는 재치있는 답변을 돌려줬죠.

"박성배가 해야 할 일 아니냐
"는 질문엔
"박 시장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에..."
"안남시장 선거에 나가실 생각 없냐
"는 물음엔
"별로 매력 없는 직업 같습니다.
전 그냥 쓰레기로 사는 게 좋습니다" 딱 잘라 얘기했죠.
농담치고는 꽤 뼈 있게 들리는 말이었달까요.

"시나리오 쓰고 만들 때부터
영화의 핵심적인 인물들,
막다른 골목, 장례식장이죠,
외부하고도 단절된 세상의 끝에
밀어넣고 몰살시키는 게
영화의 목표였습니다."

김성수 감독은 그런 모습을 그려내는 게
정말 즐거웠다고 합니다.
이제껏 영화 찍으면서 가장 큰 희열을
맛봤다고까지 말합니다.

하지만 김성수 감독을 제외한
모든 스탭들에겐 꽤나 고된 촬영이었을 텐데요.

정만식 씨는 마지막 신 촬영할 당시
이모개 촬영감독의 말을 전했습니다.

"나 폭력영화 진짜 싫다.
무서워서 살겠나, 이런 분위기 진짜 싫다."

정우성 씨는
"저는 폭력보다 감독님이 싫었어요.
빨리 죽고 싶었어요."
라는 농으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죠.


V앱 채팅창에서는
"한도경 역할이 워낙 어두운데
실제로 영향이 있지 않았는지,
촬영 후 후유증 같은 거 없는지" 물었습니다.

<아수라> 직후에 <더 킹> 촬영을 시작했는데
<아수라> 후반작업에 돌아와서 보니
<더 킹> 없었으면 정말 힘들었겠다고 싶었다고요.
인생의 궁지에 몰린 한도경의 심정이
웬만해선 쉽게 벗어나기 힘들었을 겁니다.

초호화 캐스팅이라 할 만한 캐스팅이
무색할 정도로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영화에 대해 '배신'이라고 느꼈던 관객도 많았습니다.
두 배우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모든 것들이 비틀어지잖아요.
다음에 이렇게 되겠지, 하는 예상을
점칠 수 없는 엔딩으로 치닫는
엔딩이었기 때문에 처음에
좀 당황하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두고두고 보면,
이 영화가 왜 그런 방식,
이 영화가 갖는 의미가 어떤 건지,
바로 지금 이 시기에,
충분히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안남시의 남자들이 한 명도 친절하지 않아요.
말들이나 뭐나.
그래서 영화가 흘러가는 느낌도
절대 친절하지 않고,
불친절하게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배우들을 데리고 원하는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인생에 한번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오히려 시치미 뚝 떼고 원하는 대로 갔습니다."

역시 <아수라>의 뚝심은
달리 발현될 수 있었던 게 아니었군요.


정우성 씨 역시 <아수라>의 시나리오에 대해
굉장히 이상하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어디가 그렇게 이상했을까요?

"한도경이 이상하잖아요.
온통 스트레스만 있고, 뭐가 없는 거예요.
내가 뭘 해야 할까.
텍스트 밑에 있는 게 대체 뭐지.
한참 찾았어요.
...
못 찾은 거 같아요.
방황만 하다가 죽었어요."

사회자는 영화 속에서
정우성의 욕이 어색하게 들렸다는
의견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원래 욕을 못해서
연기로도 욕하는 게 어색하다고
하는 정우성 씨.
하지만 <아수라> 무대인사 다니욕만 해서
지금은 많이 늘은 것 같다며
"식빵!!!"을 시전하기도.


이어 아주 특별한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박성배 시장이 프레젠테이션 할 때
뒷 배경으로 나오는 PPT 풀버전이 바로 그것.
V라이브 시청자들은
그 충격과 공포의 영상을 만났습니다.

키치의 끝을 달리는 영상에
모두 충격과 공포를 머금지 못했죠.

촬영 당시에는 짤막한 이미지만 있었는데
작년 아수리언 행사에 참석한 이들을 위해
김성수 감독이 선사한 영상이라고 합니다.
국제공인 허브시티 '자체' 승인 같은
문구가 정말 너무... ㅎㅎㅎㅎ


영화의 이야기만큼이나 힘든 촬영,
당시의 즐거운 에피소드 같은 것도 물어봤습니다.

김성수 감독과 4편을 함께 작업한
정우성 씨는 <무사> 이후 15년 만에
다시 만난 것만으로도 즐거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목격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에
후배로서 배움이 컸다고요.
특정한 신보다는 <아수라> 자체가
의미있는 기억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성수 감독에 의하면,
정우성 씨가 가장 기
뻐했던 날은
감독이 다리를 다쳐서
현장에 온 날이라고 합니다.

카체이싱 신 찍을 때 전동휠체어를 타고
현장에 나타난 김성수 감독을 묘사하며
웃음바다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우 정말... 유쾌한 촬영이었습니다."

감독님 지못미...

배우들의 호흡이 가장 좋았던 순간은
두 배우 모두 마지막 장례식장 신이라고 말합니다.

"이전까진 배우들이 다 따로따로 촬영했는데,
한 곳에 모아놓으니 정말 징글징글하더라고요."


토크를 마무리하면서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한 마디도 들어봤습니다.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슬로건이
새 시대가 열리겠다는 희망은 있지만,
그 전에 우리가 살아온 환경이
표현에 대한 자유나 이런 것들이
부자연스러웠던 시대였구나, 하는
반성이기도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 같은 예술이
표현의 자유가 더더욱 중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더없이 좋은
슬로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시를 새로 만들 때 건물을 부수는데,
건물이 아니라 의식들이 깨져야지만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슬로건 참 좋아요.
영화가 완성돼서 나올 때 진짜 모습이 나오지만,
상영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면서는 영화가
사슬에 묶이게 되는 게 있거든요.
영화제라는 곳은 영화가 그 자체를 목적으로
보여지는 공간이니까 자유로운 곳이기 때문에
세속적인 성공에 부담감이 없잖아요.
그래서 그런 자유로운 영화에 대한 기회를 주고
그 표현이 영화제와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은 시청자들이
열렬히 요청한
정우성과 정만식,
한도경과 도창학의 명대사
"박성배 앞으로 나와!!!!!!!!"
"뭘 쳐다봐? 잘생겼냐?"를
직접 보여주는 것으로 장식됐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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