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레이니 데이 인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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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우디 앨런
출연 티모시 샬라메,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 주드 로, 디에고 루나, 리브 슈라이버
개봉 2020.05.06.
뉴욕은 영화가 사랑하는 도시다. 뉴욕은 특히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 잘 어울린다. 5월 6일 개봉을 앞둔 <레이니 데이 인 뉴욕>도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제목부터 뉴욕을 사랑한다고 외치고 있는 듯하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개봉을 앞두고 뉴욕을 배경으로 한 시대별 로맨틱 코미디 영화 6편을 소개한다.
1960년대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

- 티파니에서 아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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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블레이크 에드워즈
출연 오드리 헵번, 조지 페파드
개봉 1962.10.01. 2012.04.12. 재개봉
오드리 햅번의 가장 유명한 두 영화가 로마와 뉴욕이 배경이다. <로마의 휴일>과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다. 두 영화 모두 오드리 햅번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영화이지만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로마의 휴일>에는 그레고리 펙이라는 걸출한 배우가 있었지만 <티파니에서 아침을>에는 오드리 헵번만이 오롯이 빛나기 때문이다. 뉴욕은 햅번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맨해튼 렉싱턴 애비뉴의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부르는 노래 ‘문 리버’(Moon River)는 영화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된 장면이다. 물론 제목처럼 5번가에 위치한 보석가게 티파니 앞에서 베이글과 커피를 먹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겠다. 뉴욕공립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 NTPL)도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투어 장소다.
1970년대 <맨하탄>(1979)

- 맨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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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우디 앨런
출연 우디 앨런, 다이안 키튼, 마이클 머피, 마리엘 헤밍웨이, 메릴 스트립, 앤 번 호프만
개봉 미개봉
이 영화를 소개해야 할까. 조심스럽게 우디 앨런 감독의 1979년작 <맨하탄>을 소개한다. 마틴 스콜세지 만큼 우디 앨런도 뉴욕을 사랑한 감독임에는 틀림 없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도 우디 앨런의 연출작이지만 그 어떤 홍보문구에도 감독의 이름은 없다. 아동 성범죄 의혹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어쨌든 그가 수십년 전에 만든 영화 <맨하탄>은 뉴욕을 대표하는 영화 가운데 하나다. 어쩌면 이 오래된 영화는 영화 자체보다 포스터가 더 유명할지도 모르겠다. 퀀즈버러 다리를 바라볼 수 있는 벤치는 구글 맵에도 친절하게 그 위치(Manhattan Movie Bench)가 표시가 돼 있다. 우디 앨런을 비롯해 다이안 키튼, 마이클 머피, 메릴 스트립 등 쟁쟁한 배우가 출연한 이 영화는 비록 흑백이지만 뉴욕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다.
1980년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7)

-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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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로브 라이너
출연 빌리 크리스탈, 멕 라이언
개봉 1989.11.18. 2016.12.28. 재개봉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뉴욕 배경 영화 소개에서 빠지면 섭섭한 영화다. 특히 뉴욕의 가을을 소개할 때 항상 언급된다. 낙엽이 소복하게 내려앉은, 뉴욕을 대표하는 장소인 센트럴 파크를 전 세계 관객들에게 소개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그밖에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가장 유명한 장면인 샐리(멕 라이언)가 가짜 오르가즘 연기를 보여주는 식당도 그대로 남아 있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모라 불렸던 고 노라 에프론 작가의 대표작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뉴욕이라는 키워드가 없더라도 꼭 봐야 할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이다. 참고로 노래 에프론의 작품 가운데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역시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잘 보여준다.
1990년대 <어느 멋진 날>(1996)

- 어느 멋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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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이클 호프만
출연 미셸 파이퍼, 조지 클루니
개봉 1997.02.22.
미셸 파이퍼와 조지 클루니 주연의 영화 <어느 멋진 날>은 위에 소개한 영화들에 비하면 영화적 완성도는 그닥이다. 그럼에도 여기 소개하는 이유는 배우들의 매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조지 클루니는 이혼한 싱글대디이고 미셸 파이퍼 역시 이혼한 싱글맘이다. 우연히 두 사람의 휴대전화가 바뀌게 되고 각자의 아이를 돌봐주는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러다가 우당탕탕 하루가 지나고 익숙한 결말이 전개된다.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199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익숙한 공식이 적용된 이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뉴욕 맨해튼을 돌아다니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랜드센트럴 레스토랑, 세렌디피티 3 같은 유명 식당, 자연사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등 맨해튼 곳곳을 볼 수 있다. 사실 다시 말하지만 잘생긴 조지 클루니, 아름다운 미셸 파이퍼의 매력이 압도적이어서 뉴욕의 풍광이 눈이 잘 안 들어올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뉴욕 풍광이 담긴 스틸 컷도 거의 없다.
2000년대 <세렌디피티>(2001)
뉴욕의 가을은 <해리가 샐리가 만났을 때>, 겨울은 <세렌디피티>가 대표한다. 2001년에 미국에서 개봉했으며 국내는 2002년 4월 개봉한 <세렌디피티>는 개봉 시기 때문에 2000년대를 대표한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훌륭한 로맨틱 코미디영화이면서 뉴욕의 겨울이 아름답게 담겨 있기 때문에 소개한다. <세렌디피티>는 <어느 멋진 날>에도 등장한 제목에 사용된 그 식당이 아닌 블루밍데일스 백화점에서 시작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온 조나단(존 쿠삭)과 사라(케이트 베킨세일)는 하나 남은 장갑을 잡는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잠깐의 만남을 가지면서 서로의 매력에 끌린다. 세렌디피티 3 식당, 센트럴 파크의 아이스 링크 등이 이 설렘의 배경이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이 바로 이뤄지면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다. 사라는 운명을 믿는 여자다. 자신이 이름과 연락처를 책에 적고 헌책방에 판다. 조나단의 연락처는 5달러 지폐에 적고는 그 돈으로 솜사탕을 사먹는다. 조나단이 그 책을 발견하거나 사라가 그 지폐를 다시 손에 쥐어야만 두 사람의 인연이 이어지게 됐다. <세렌디피티>는 그렇게 몇 년이 흐르는 이야기를 담는다. 두 사람은 다시 만났을까? 못 만났다면 로맨틱 코미디가 될 수 없다. 어떻게 만났는지 확인해보자.
2010년대 <프렌즈 위드 베네핏>(2011)
<세렌디피티>에 이어 시대별 대표성에서는 또 실패인 듯하다. 2011년에 개봉한 <프렌즈 위드 베네핏>을 소개한다. 이 영화를 소개하는 이유는 미국의 동부를 대표하는 뉴욕과 서부를 대표하는 LA 출신의 두 남녀가 만나는 이야기여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연기하는 딜런은 LA에서 뉴욕으로 온 아트디렉터다. 이 남자를 뉴욕에 데려온 사람이 밀라 쿠니스가 연기하는 헤드헌터 제이미다. 뉴욕에 친구 한 명 없던 딜런은 제이미에게 자꾸 연락을 한다. 그렇게 일종의 뉴욕 투어가 시작되면서 가까워진 둘은 (섹스만 하는) 친구로 지내기로 한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이 포스트의 주제는 뉴욕이다. 딜런은 최신 트렌드를 이끄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제이미를 위해 준비한 것은 타임스퀘어에서 벌어지는 플래시몹이다. <프렌즈 위드 베네핏>에는 플래시몹이라는 과거의 신박했던 문화 현상을 담은 영화다. 게다가 거기가 무려 타임스퀘어였다.
*참고할 만한 사이트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