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cinepin_house 인스타그램

얼마전 영화 <기생충> 팬들의 마음을 쥐었다 폈다 한 <기생충> 키링 6종 세트가 출시됐다. <기생충: 흑백판> 관람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증정하는 한정판 제품으로 소량 제작됐다. 수량이 매우 적었던 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언제 좌석이 풀릴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팬들도 있었다. 서울 내에서도 한정된 지역에서만 진행된 이벤트였기 때문에 지방에 사는 팬들은 눈물을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왜 돈을 준다는 데 사질 못하니'

오늘은 저절로 위와 같은 말이 나오는 한정판 굿즈를 소개해 보려 한다. 판매가 끝난 제품들, 그중에서도 대란을 일으켰던 제품들 위주로 소개해 보려 한다. 혹시나 잔혹했던 경쟁을 뚫고 산 독자분이 계시다면 댓글로 마음껏 자랑해 주시길. 


80년대 감성 충-만, 빽 투더 퓨처 메모리얼 키트
<빽 투더 퓨처> 메모리얼 키트

80년대 생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그 영화, <백 투더 퓨처>(1985)가 2015년 10월 21일 당시, 재개봉을 맞아 메모리얼 키트와 함께 발매됐다. 2015년 10월 21일은 주인공 마티(마이클 J. 폭스)가 미리 와 본 미래, 바로 그날이다. 80년대 생은 물론 90년대 생인 에디터 역시 몇 번이고 돌려 본 영화의 15종 굿즈라니. 굿즈 상태 역시 80년대 감성 충만하다. 메모리얼 키트에는 스포츠 연감부터 시계탑 전단, 해고 통보 팩스, 브라운 박사에게 마티가 쓴 편지, 사건 해결을 알리는 신문 등 15종의 인쇄물로 구성되어 있다. 그 당시를 추억하는 이들이 열광하는 건 당연지사. 아직도 당시 제작사 홈페이지에 '메모리얼 키트 파나요'라고 문의 글이 올라올 정도니, 이만하면 말 다 했다.

나이키의 신발끈 묶어주는 웨어러블 신발.

약 30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호버보드와 웨어러블 신발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팬들은 그때의 감성을 그리워하고 있는 걸까. 


굿즈계의 아이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패키징 굿즈
출처 : 피터팬픽쳐스 블로그

영화 굿즈라는 아이돌이 있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비주얼 담당 멤버일 것이다.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인 화사한 분홍색과 마치 설탕으로 만든 것 같은 호텔, 사랑스러운 멘들스 박스까지.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소품들 하나하나가 아트라고 해도 좋을 만큼 환상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덕분에 굿즈계의 아이돌로 불릴 정도.

상자를 열면? 짜잔, 팝업박스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2018년 10월 11일 재개봉을 기념해 스페셜 오리지널 굿즈를 선보였다. 여권, 노트, 우표 엽서, 뱃지 2종, 멘들스 박스 팝업카드, 렌티큘러 엽서, A3 포스터까지 팬이라면 "소장각!"을 외칠 수밖에 없는 구성이었다. 기자 역시 당시에 구매하기 위해 대기를 했으나 결과는 무참히 탈락했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폭스캐쳐> 맨투맨

영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등장한 굿즈들도 있다. <폭스캐처>(2014) 속에서 폭스캐처 레슬링팀이 입었던 팀복을 제작해 굿즈로 판매했다. 욕망과 광기가 어우러져 있는 세 사람을 한 데 묶은 바로 그 옷이다. 영화 팬들은 구매욕구가 뿜뿜할 수밖에 없다. 입고 있으면 왠지 영.잘.알이 될 것 같은 기분은 덤이다.

허지웅 작가도 입고 나왔다.

<폭스캐처>이기에 나올 수 있는 굿즈, 굿즈를 위한 굿즈가 아니기에 더욱 소장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외화 수입사 그린나래미디어에서 300장 소량 제작된 제품이기 때문에 현재는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중고나라에서 간간이 요청 글을 볼 수 있다.


영화의 아련함을 그대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LP

모두를 이탈리아의 선명한 여름으로 데려간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8)은 특유의 아련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영상미로 수많은 팬들을 양산했다. 덕분에 단순한 인기를 넘어 영화계의 아이돌로 자리 잡았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1세대라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그 뒤를 잇는 유망한 후배쯤이아닐까. 여운이 길었던 만큼, 많은 팬들이 그 속에 잠겨 있길 바랐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O.S.T 발렌타인데이 에디션 LP

그 인기를 반증하듯,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한정판 LP는 2018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LP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블루, 옐로, 피치 컬러가 한정반으로 출시 되었다. 이후 발렌타인데이 에디션으로 전 세계 1만장 넘버링 한정반 LP가 출시 되었으나 바로 품절되었다. PVC 뒷면엔 "SOMEWHERE IN NORTHERN ITALY"(북부 이탈리아 어디에선가) 문구가 음각으로 섬세하게 삽입되어 있어 더욱 짙은 여운을 준다. 


내 지갑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아가씨> 스틸북
<아가씨> 스틸북: 풀슬립 한정판(디자인 A-스토리보드 ver.)
<아가씨> 스틸북: 풀슬립 한정판(디자인 B - 엠파이어 아트북)

히데코&숙희 앓이를 하게 만들었던 <아가씨>(2016)가 두 가지 버전의 블루레이 초회 한정 패키지로 2018년 8월 3일 출시됐다. 디자인 A는 스토리보드북이 포함되어 있어 영화의 제작기까지 모두 알고 싶은 이들이 선택했다. 디자인 B는 <아가씨>의 해외 예고편과 포스터를 제작했던 엠파이어 디자인의 아트북이 포함되어 있어 영화를 다채롭고 감각적으로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맞춤이다. 많은 <아가씨> 팬들이 결국 고르지 못해 두 가지 모두 사버렸다고 후기를 남겼다. 그야말로 내 지갑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다. 


제발 물량 좀 많이 풀어주세요, <톰 보이> 아티스트 뱃지

영화를 기억하는 새로운 방식이 있다. 바로 그 해의 아티스트 뱃지를 모으는 것. 아티스트 뱃지란 매 달 CGV아트하우스에 상영하는 영화 중 한 편을 선정해 뱃지로 만든 것을 의미한다. 선착순에 수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소공녀>(2017)이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처럼 인기 있는 영화의 아티스트 뱃지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번 달은 <톰 보이>(2011)가 선정되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성정체성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너무도 다른 10살 아이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담은 영화로 프랑스 예술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난 작품이다. 

<톰보이> 아티스트 한정판 굿즈 디자인

영화는 2020년 5월 14일 개봉해 뱃지 역시 그 날부터 선착순 배부되었다. 단,  2020 상반기 아트하우스 클럽 '아티스트 등급'에게만 해당되는 이벤트이므로 꼭 신분증을 챙겨야 한다. 이번 아티스트 뱃지 대란엔 당당히 선착순 안에 들어 외칠 예정이다. "TAKE MY MONEY!!"


씨네플레이 김명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