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화제인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99’ 5인방은 밴드를 결성해 매주 주옥같은 명곡을 연주한다. 밴드의 보컬이자 심각한 음치를 연기하는 전미도가 실은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라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실. 하나 더 흥미로운 점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꽤 많은 배우들이 뮤지컬로 데뷔한 배우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약 중인 배우들 중 뮤지컬로 경력을 시작한 대표 배우 10인을 짚어보았다.


조정석 | 데뷔작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천재 중 천재, 못하는 게 없는 비현실적 캐릭터 익준을 연기한 조정석은 ‘99밴드의 실질적 보컬이다.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는 아로하부터 밤이 깊었네까지 모든 노래를 호소력 짙은 보이스로 소화해 버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한 이후 현재까지 매년 빠지지 않고 무대에 서기 때문. 대표적으로 2006<헤드윅>을 시작으로 2008, 2011, 2016년까지 <헤드윅>을 이끌며 뽀드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전미도 | 데뷔작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99의 홍일점이자 정신적 지주인 채송화를 연기하는 전미도. 그녀는 2006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15년 차 베테랑 배우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그녀의 드라마 데뷔작이다. 작품을 연출한 신원호 PD조정석이 전미도를 추천했고, 그 다음날 유연석이 또 그녀를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뮤지컬 <스위니 토드> <베르테르> 등에 함께 출연한 배우 조승우 또한 “존경하고 닮고 싶은 배우”라고 칭할 정도로 뮤지컬계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다.


문태유 | 데뷔작 뮤지컬 <신사숙녀 여러분>
2007년 뮤지컬 <신사숙녀 여러분>으로 데뷔한 문태유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매일이 지치고 고단한 신경외과 치프 레지던트 용석민을 연기한다. 뮤지컬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안에도 연극 무대에 올랐고, 영화와 드라마에 조·단역으로 출연하며 조금씩 활동 범위를 넓혀간다. 뮤지컬계에서는 <지킬 앤 하이드> <레 미제라블>의 앙상블, <드라큘라>, <스위니 토드>, <로기수> 등을 통해 차근차근 주연배우의 자리로 올라섰으며, 2017년 본명 이승원에서 문태유로 개명한다.


정문성 | 데뷔작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왠지 보고 있으면 짠한 흉부외과 치프 레지던트 도재학을 연기한 정문성 또한 뮤지컬을 통해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뮤지컬 <빨래>로 무대에 올랐고, 전미도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함께 연기하기도 했으며, <헤드윅>의 헤드윅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2012년 드라마 <유령>으로 얼굴을 알린 후 <육룡이 나르샤>, <김과장>을 통해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대중들에게 익숙한 배우가 됐고,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시작으로 신원호 PD와의 인연을 이어간다.


안은진 | 데뷔작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안은진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99의 멤버이자 산부인과 조교수인 석형(김대명)에 대한 사랑을 몰래, 이제는 대놓고 키우고 있는 레지던트 2년 차 추민하를 연기한다. 201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시작으로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했고, 2018년부터는 여러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으로, 무영(김상호)의 아내 김씨부인으로 출연하며 대중들의 눈에 들게 된다.
 

곽선영 | 데뷔작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친오빠 익준(조정석)과 ‘저세상 티키타카(tiqui-taca)’를 자랑하며 준완(정경호)과의 알콩달콩 비밀연애를 즐기는 이익순 역할의 곽선영 또한 뮤지컬 배우 출신이다. 2007<위대한 캣츠비>로 데뷔한 이후 <빨래>, <김종욱 찾기> 등에 참여했고, 2018년부터는 <친애하는 판사님께>, <VIP>, <남자친구> 등 드라마에도 다수 출연했다. 이 정도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뮤지컬 배우들을 무대에서 브라운관으로 끌어내는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강하늘 | 데뷔작 뮤지컬 <천상시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어느 곳에서도 부족함 없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발휘하고 있는 강하늘 또한 무대 출신이다. 2006년 뮤지컬 <천상시계>로 데뷔한 그가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작품은 드라마 <미생>이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들에 출연하면서도 <쓰릴미>, <왕세자 실종사건>, <어쌔신>, <블랙메리포핀스> 등 여러 뮤지컬에 참여해왔고, 올해 3월까지도 <환상동화>로 무대에 섰다.

송창의 | 데뷔작 뮤지컬 <블루사이공>
송창의는 2002년 뮤지컬 <블루사이공>에 앙상블로 참여하며 데뷔했는데, 앙상블로는 이례적으로 당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사랑은 비를 타고> 등 다수의 뮤지컬에서 활약하던 그는 드라마 <황금신부>, <이산>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리며 이후부터는 브라운관으로 영역을 넓힌다. 뮤지컬 배우라면 능히 거쳐가야 하는 <헤드윅> 또한 2006년을 시작으로 2009, 2013년까지 참여했다. 얼마 전 출연한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다룬 영화 <저 산 너머>가 개봉했다.

주원 | 데뷔작 뮤지컬 <알타보이즈>
2007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하게 된 주원은 뮤지컬 <싱글즈>, <그리스> 등에 출연했다. 운이 좋게도 2009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주인공 커버 역할을 맡았다가, 주연배우였던 김무열이 드라마 촬영으로 하차하게 되며 메인으로 뽑힌다. 곧이어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로 브라운관 데뷔를 하게 되는데 드라마가 성공하며 스타덤에 오른다. 이후로는 드라마와 영화 쪽에 더 집중해오다 2013<고스트>를 통해 한 번 더 무대에 올랐고, 김희선과 함께 주연을 맡은 드라마 <앨리스>가 올해 방영 예정이다.

김무열 | 데뷔작 뮤지컬 <짱따>
무대와 스크린을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김무열은 2002년 뮤지컬 <짱따>로 데뷔하며 대학로 아이돌로 불렸다. 이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그리스>, <알타보이즈>, <김종욱 찾기>,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많은 작품들로 관객들을 만나왔고,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쓰릴 미>를 통해 무대에 올랐다. <쓰릴미>는 김무열의 드라마 데뷔작 <드라마시티-신파를 위하여>와 영화 데뷔작 <작전>의 초석이 되기도. 덕분에 현재는 스크린에서 더 자주 얼굴을 볼 수 있게 됐다.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B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