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
트와일라잇

감독 캐서린 하드윅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개봉 2008.12.10. / 2018.12.12.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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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스타라는 말은 오래된 표현 같다. 영어로 틴에이저 스타(teenager star)라고 하면 새로운 느낌이 있으려나. 한때 롭스틴(Robsten) 커플이라 불린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로버트 패틴슨에게는 청춘 스타라는 표현이 더 어울려 보인다. 아니, 정정하자. ‘청춘 스타였다’라고 분명하게 과거형으로 말해야 한다. 그들도 서른이 넘은 30대이기 때문이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인 청춘 스타로 활약했던 두 사람은 실제 연인으로도 유명했다. 화려한 시절. 그 찬란한 시간은 시리즈의 종결과 함께 끝이 나는 듯했다. 동시에 그들의 인연 관계도 어그러졌다. 이어진 두 사람의 행보는 이사벨라 스완과 에드워드 컬렌의 이미지 지우기처럼 보였다. 어찌 보면 당연한 과정이다. 언제까지 판타지의 세계에 남아 있을 수는 없다. 게다가 두 사람은 그 세계를 썩 좋아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렇게 그 둘은 청춘 스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2014년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캠프 엑스레이>
캠프 엑스레이

감독 피터 새틀러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페이만 모아디, 타라 홀트, 레인 게리슨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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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앨리스>
스틸 앨리스

감독 리처드 글랫저,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줄리안 무어, 케이트 보스워스, 알렉 볼드윈

개봉 201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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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

출연 클로이 모레츠, 줄리엣 비노쉬, 크리스틴 스튜어트

개봉 201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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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스튜어트에게 의미 있는 해처럼 보인다. 그해 그가 출연한 영화 3편이 개봉했다. <캠프 엑스레이>, <스틸 앨리스>,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다. 미군의 인권탄압 논란이 있었던 관타나모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캠프 엑스레이>보다는 <스틸 앨리스>가 더 주목받았다. 줄리안 무어와 호흡을 맞춘 영화다. <스틸 앨리스>보다 더 주목을 받은 영화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영화로 줄리엣 비노쉬와 함께 출연했다. 클로이 모레츠도 출연하는데 할리우드의 스캔들 메이커 스타 역할을 맡았다. 약간은 과거의 스튜어트를 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스튜어트는 젊은 배우에게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떠는 나이 많은 톱스타 마리아(줄리엣 비노쉬)의 매니저 발렌틴 역할을 맡았다.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이라>는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트와일라잇> 시절 연기력 부족으로 비웃음을 사기도 했던 스튜어트는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에 거론될 정도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 실제로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세자르영화제, 뉴욕비평가협회, 전미비평가협회 등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위키피디아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를 독립영화 기간이라고 분류했다. 그 분류에 동의한다면 앞서 소개한 3편의 영화는 그에게 분명한 전환점이 된 작품들이다. 2014년 이후 비평의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스튜어트의 작품은 <어떤 여자들>, <퍼스널 쇼퍼>, <카페 소사이어티> 등이 있다.

2014년의 로버트 패틴슨

<더 로버>
더 로버

감독 데이비드 미쇼

출연 로버트 패틴슨, 가이 피어스, 데이비드 필드, 스쿳 맥네이리

개봉 20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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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 투 더 스타>
맵 투 더 스타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출연 로버트 패틴슨, 줄리안 무어, 존 쿠삭, 사라 가돈, 미아 와시코브스카, 캐리 피셔, 올리비아 윌리암스

개봉 201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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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틴슨에게 2014년은 그렇게 중요한 해는 아니다. 다만 스튜어트와의 비교를 위해 2014년 출연작을 살펴보기로 한다. <더 로버>, <맵 투 더 스타> 등이 그해 개봉한 패틴슨의 영화다. 가이 피어스와 함께 출연한 <더 로버>보다는 <맵 투 더 스타>에 대해 할 얘기가 많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연출작이기 때문이다. <스틸 앨리스>에서 스튜어트와 함께 출연한 줄리안 무어가 이 작품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렇다. 2014년 두 사람은 프랑스 남부에 있는 영화의 도시, 칸에 있었다. 스튜어트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로 패틴슨은 <맵 투 더 스타>로 칸을 찾았다. 스튜어트를 칸으로 이끈 감독이 아사야스 감독이라면 패틴슨에게는 크로넨버그 감독이 있었다. 크로넨버그 감독과 패틴슨의 인연은 2012년 <코스모폴리스>에서 시작됐다. 그가 좀더 빨리 <트와일라잇>의 세계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다고 봐도 좋겠다. 패틴슨의 위키피디아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를 독립영화와 비평의 찬사(Independent films and critical acclaim) 시기라고 구분짓고 있다. 2014년 이후 비평의 영역에서 패틴슨의 주목할 만한 작품은 <잃어버린 도시 Z>, <굿타임>, <라이트 하우스> 등이 있다.

2020년의 스튜어트와 패틴슨

<언더워터>
언더워터

감독 윌리엄 유뱅크

출연 제시카 헨윅, 크리스틴 스튜어트, T.J. 밀러, 뱅상 카셀, 존 갤러거 주니어

개봉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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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넷>
테넷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로버트 패틴슨, 엘리자베스 데비키, 애런 존슨, 존 데이비드 워싱턴

개봉 202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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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사람은 어떤 지점에 와 있을까. 몇 년간의 독립영화 출연으로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던 청춘 스타 이미지는 사라지고 없다. 두 사람 모두 자기 주관이 뚜렷한 배우로서의 연기 경력을 키워가고 있다. 최근 변화가 감지된다. 어느 정도 연기 단련이 됐다고 본 걸까. 독립영화에서 다시 메이저 스튜디오 영화로 필모그래피가 전환되기 시작했다. 이 시점 역시 두 사람이 꽤나 유사하다. 스튜어트는 2019년 <찰리스 엔젤스>(<미녀 삼총사 3>)에 이어 5월 27일 개봉한 해저 스릴러 <언더워터>에 출연했다. 패틴슨은 <테넷>의 7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또 <더 배트맨>에서 브루스웨인/배트맨으로 출연한다.

스튜어트 혹은 패틴슨의 행보는 흥미롭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영화 비평가들이 논할 가치도 없다고 표현한 영어덜트의 판타지 세계를 대표하다가 영화 예술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영화제 무대에 섰다. 다시 시간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을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로 소개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트와일라잇>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보낸 시간은 그들을 배신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들의 앞으로의 10년이 기대된다. 스튜어트와 패틴슨의 대표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