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소녀
감독 최윤태
출연 이주영, 이준혁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모두가 실패를 점쳐도 포기할 수 없는 꿈
★★★
스포츠 드라마에 으레 기대할 법한 만족을 주는 영화는 아니다. 경기의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서사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넘기 위해 흘리는 땀방울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서사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 속의 마운드는 짜릿한 팀 경기가 아닌 고독하고 간절한 꿈의 배경이다. 언젠가 자기 앞의 벽이 깨지길 바라며 자신만의 ‘너클볼’을 던지는 세상의 모든 주수인을 응원하는 마음. 그 건강한 기운이 아쉬운 면면들을 충분히 덮는다. 배우와 캐릭터의 시너지가 강력하게 발휘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이주영의 멋진 안타
★★★
스포츠 영화의 탈을 쓴 여성 영화, 여성 영화에 꿈을 녹인 성장 드라마, 성장 드라마 속에서 세상의 편견에 직구를 날리는 소수자 이야기, 소수자의 안간힘이 마운드 위에서 위로를 전하는 스포츠 영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도 무관하다. 이 모든 걸 충족하는 영화니까. 예상을 이탈하지 않고 흐르는 서사가 너무 무난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야구라는 소재가 주는 ‘극적인 인간 승리 유혹에 끝까지 들뜨지 않는 연출 제구력이 인상적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은 없지만, ‘손 불끈 쥐고 응원’하게 하는 구간을 영리하게 그려내기도. 영화 <메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이은 이주영의 멋진 안타.

야구소녀

감독 최윤태

출연 이주영, 이준혁

개봉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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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감독 댄 스캔론
출연 톰 홀랜드, 크리스 프랫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픽사이기에 애정도가 높지만, 같은 이유로 기대치도 크기에
★★★
인간의 뇌, 사후 세계 등으로 소재의 우물을 넓고 깊게 파 온 픽사가 이번엔 <반지의 제왕>이 가닿았던 엘프(판타지)의 세계까지 접수했다.
영화의 전반적인 만듦새는 준수하다. 그러나 픽사이기에 조금 더 기대하게 되는 것들이 있지 않나. 인류 보편의 가치를 ‘끝내주는’ 아이디어로 풀어내며 마음을 휘저어 온 픽사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렸을 때, <온워드>가 보여주는 창의력은 ‘자주’ 좋지만, ‘종종’ 기계적이라 평균점이 다소 낮다. 그럼에도 마지막 순간 기어코 거대한 감동의 한 방을 먹이며 차기작들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니, ‘아, 픽사여!’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감독 댄 스캔론

출연 톰 홀랜드, 크리스 프랫,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

개봉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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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시티
감독 론 스캘펠로
출연 샘 클라플린, 티모시 스폴, 노엘 클라크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개운치 않은 범죄도시 이야기
★★
정경유착의 희생양이 된 가족의 사연을 범죄 액션으로 풀었다. 2012 런던올림픽을 위해 도시재생사업이 벌어진 스트랫퍼드를 배경으로 한 실화 바탕 영화인데 정작 실화가 주는 무게감이 와 닿지 않는다. 잔혹한 범죄 묘사를 통해 부패한 도시의 이면을 들추지만 주인공의 운명과 복수를 치밀하게 다루지 못해 선뜻 감정 이입이 어렵다. 주연을 맡은 샘 클라플린의 액션과 악역을 연기한 티모시 스폴의 화면 장악력 정도가 영화의 갑갑함을 해소한다.

와일드 시티

감독 론 스캘펠로

출연 샘 클라플린, 티모시 스폴, 노엘 클라크, 데이비드 헤이먼, 휴 보네빌

개봉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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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자
감독 김량
출연 김주영, 이광자, 조영진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잊기에는 여전한 아픔
★★
분단이 갈라놓은 것은 한민족은 또다시 여러 갈래로 가족들을 흩어놓았다. 이산가족은 물론이고, 가족과 헤어진 채 남한에서 자리 잡은 가족 구성원을 둔 가족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가족을 꾸리고도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잊지 못하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녀들은 아버지와 불화하다 결국 무관심을 택한다. 사정은 다른 실향민 2세, 3세라고 다르지 않다. 부모 세대는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후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어 하지만 자식들에겐 멀기만 한 이야기다. 극화된 부분이 불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실향민들이 가진 생생한 사연은 다큐멘터리로써 힘이 세다.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잊을 정도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한 상처를 잊지 않고 보듬으려는 영화가 사려 깊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실향민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
실향민 아버지의 삶을 기록한 가족 다큐멘터리. 김량 감독은 파킨슨병 판정을 받은 아버지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분단의 아픔이 스민 가족사를 돌이킨다. 가족에서부터 실향민 1세대까지 인터뷰이의 폭을 넓혀나가면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방식이 진솔하게 다가온다. 기교를 부리지 않은 소박한 연출이 그들만의 문제로 여겨졌던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분단과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바다로 가자

감독 김량

출연 김주영, 이광자, 조영진, 박미성, 최준우, 홍근진

개봉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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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시티헌터: 신주쿠 프라이빗 아이즈
감독 코다마 켄지
출연 카미야 아키라, 이쿠라 카즈에, 겐다 테쇼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추억만 방울방울
★★☆
1990년대 일본 인기 만화 <시티 헌터>의 네 번째 극장판. 30년 만에 나온 애니메이션답게 주요 등장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하고 유명한 주제가들이 흘러나와 팬들의 추억을 자극한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소품 설정을 현대적으로 바꾸고, 여성을 밝히는 남자 주인공에게 예전보다 가차 없는 응징이 내려진다. 그럼에도 이야기 전개와 성적 표현은 여전히 낡은 수법을 고수해 새로운 팬들을 얻을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극장판 시티헌터: 신주쿠 프라이빗 아이즈

감독 코다마 켄지

출연 카미야 아키라, 이쿠라 카즈에, 겐다 테쇼, 코야마 마미

개봉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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