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넷>
테넷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로버트 패틴슨, 엘리자베스 데비키, 애런 존슨, 존 데이비드 워싱턴

개봉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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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하는 첫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테넷>. 이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들이 많다. <테넷>은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개봉이 계속 미뤄져 왔다. 최근 버전의 국내 개봉일은 8월 26일이다. 아직도 2주 넘게 남았다. 그동안 뭘 할까. <테넷> 예습은 어떨까. 가장 좋은 예습은 12일 개봉하는 <인셉션>(2010)을 다시 보는 것이다. 10년 전에 본 것 <인셉션>과는 분명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인셉션>을 너무 많이 봤다면? 여기 소개하는 영화 5편을 <테넷> 예습 영화 후보 리스트에 올려보자.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8)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감독 루이스 길버트

출연 로저 무어

개봉 1978.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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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배트맨 비긴즈>가 개봉했을 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로저 무어가 제임스 본드로 출연한 “이 영화가 자신이 극장에서 본 가장 첫 영화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머릿속에 이 영화에 대한 기억이 깊게 박혀 있다”고 밝혔다. 이 말을 그의 영화 <인셉션>에 빗대어서 해석해도 될까. <인셉션>에서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일행이 로버트 피셔(킬리언 머피) 꿈 속에 들어가서 어떤 생각을 심어놓은 것처럼 말이다. 과한 해석인지는 모르겠지만 놀란 감독은 당시 “영화의 큰 스케일을 구상할 때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를 테면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등장한 스포츠카 로터스 에스프리가 물 속에 들어가 잠수함으로 변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고 한다. <테넷>에서 놀란 감독이 보잉747 기종을 실제로 폭파시킨 것이 문득 떠오른다. <테넷>이 시간을 사용한 스파이물, 에스피오나지 장르라고 한다면 <007> 시리즈의 장르적 변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인썸니아>(2002)

<인썸니아> 촬영현장의 크리스토퍼 놀란(왼쪽) 감독과 알 파치노.
<인썸니아>
인썸니아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알 파치노, 로빈 윌리엄스, 힐러리 스웽크

개봉 200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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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의외의 선택이다. <테넷>을 기다리면서 보기 좋은 영화로 <인썸니아>를 꼽은 것 말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가운데 <테넷>과 가장 먼 느낌의 영화라고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것로 예상된다. <메멘토>의 다음 작품이었던 <인썸니아>는 스텔란 스카스가드가 출연한 노르웨이 영화의 리메이크영화인데다가 시간을 활용한 장치도 없다. 전작인 <메멘토>와는 분위기가 꽤 다르다. <메멘토>는 꽉 짜여진 완벽한 시나리오가 무기였고, <인썸니아>는 알래스카의 백야와 안개 등의 비주얼과 알 파치노, 로빈 윌리엄스, 힐러리 스웽크 등의 명연기가 인상적인 영화였다. 그럼에도 <인썸니아>는 분명 놀란 감독의 영화다. <테넷>을 기대하는 관객으로서 <메멘토>나 <인셉션>을 다시 보는 것으로 부족한 놀란의 진짜 팬이라면 <인썸니아>까지 재관람하면 좋겠다. 퀘스트는, 숨은 놀란의 인장을 찾아라 정도.


<루퍼>(2012)

<루퍼>
루퍼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조셉 고든 레빗, 브루스 윌리스, 에밀리 블런트

개봉 2012.10.11. / 2012.09.28.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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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는 시간여행 장르의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영화다. 미래에서 온 자신과 싸우는 이야기다. 언뜻 이 장르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터미네이터>와 비슷해보이기도 하지만 <루퍼>는 좀더 정교한 설정과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셉션>에 출연한 조셉 고든 레빗이 연기한 현재의 조와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한 미래의 조가 서로 만나면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와 함께 영화 속에서 조셉 고든 레빗은 점점 브루스 윌리스처럼 변해가기도 한다. 라이언 존슨 감독이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감독 의자에 앉을 수 있던 결정적 이유는 아마도 <루퍼>의 성공 덕분일 것이다. <루퍼>를 놀란 감독의 영화들에 비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혹시 보지 못했다면 <테넷>과의 전초전 상대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밖에 시간여행, 타임루프 장르 등의 액션영화 가운데 <프리머>, <소스 코드>,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도 볼 만하다.


<맨 프롬 UNCLE>(2015)

<맨 프롬 UNCLE>
맨 프롬 UNCLE

감독 가이 리치

출연 헨리 카빌, 아미 해머, 휴 그랜트, 알리시아 비칸데르, 엘리자베스 데비키

개봉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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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테넷>은 놀란 감독의 이름이 가지는 무게가 큰 영화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활약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로버트 패틴슨, 존 데이비드 워싱턴과 함께 190cm 장신 배우 엘리자베스 데비키가 <테넷>에 출연한다. <맨 프롬 UNCLE>은 엘리자베스 데비키 때문에 봐야 할 영화다. 헨리 카빌, 아미 해머,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과 함께 출연했는데 조연급으로 분류할 수 있는 데비키는 매우 매력적인 악역을 맡았다. <테넷>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다. 어떤 반전이 숨어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악역이 된다면 <맨 프롬 UNCLE>에서 보여준 분위기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가이 리치 감독이 연출한 <맨 프롬 UNCLE> 역시 스파이가 등장하는 장르의 액션영화다. 다른 점은 <테넷>에 비해 훨씬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다. 만약 데비키의 매력을 더 느끼고 싶다면 <노예 12년>을 만든 스티브 맥퀸 감독의 하이스트 무비 <위도우즈>도 추천한다. <위도우즈>는 <맨 프롬 UNCLE>과는 정반대로 매우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다. 데비키의 매력은 변함없이 끝내준다.


<블랙클랜스맨>(2018)

<블랙클랜스맨>
블랙클랜스맨

감독 스파이크 리

출연 아담 드라이버, 존 데이비드 워싱턴, 토퍼 그레이스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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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넷>의 배우 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낯설다면 <블랙클랜스맨>을 미리 보길 추천한다.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클랜스맨>은 1978년 백인 우월집단 KKK단에 잠복해 비밀정보를 수집한 흑인 형사 론 스툴워스의 에세이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론 스툴워스를 연기한다. 그는 완벽한 백인 억양으로 KKK단에 전화를 해서 가입하겠다고 접근했다. 국내 관객들에게는 이 억양 차이가 크게 느끼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 것 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놀란 감독 역시 이에 동의했을 것이다. 그는 2018년 칸영화제에서 <블랙클랜스맨>을 보고 난 뒤에 존 데이비드 워싱턴을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