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희 평론가의 〈마리아〉, 베르디의 오페라에 대한 깊은 경외와 마리아 칼라스의 비극적 삶
영화 <마리아>는 오페라 전설 마리아 칼라스(안젤리나 졸리)의 마지막 나날을 두 시간 남짓 따라간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에 집중해 목소리를 잃은 전설적 소프라노의 절망과 상실, 고통을 공감 어린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영화 <마리아>는 오페라 전설 마리아 칼라스(안젤리나 졸리)의 마지막 나날을 두 시간 남짓 따라간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에 집중해 목소리를 잃은 전설적 소프라노의 절망과 상실, 고통을 공감 어린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마리아 칼라스는 죽음을 맞이한다. 스포일러가 아니다. <마리아>의 첫 장면이다. 영화 <마리아>는 화려한 파리의 아파트에서 숨을 거둔 마리아 칼라스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마치 한 편의 비극처럼, 영화는 마리아 칼라스(안젤리나 졸리)의 마지막 일주일을 재구성해 오페라와 마리아의 삶을...
우리는 극장에서 다양한 층위의 영화와 만난다. 어떤 영화는 놀라운 수준의 화면과 미적 완성도를 갖추고도 서사가 미진해 아쉬움을 남기고, 어떤 영화는 미학적 부족함이 있으나 충실한 힘으로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보통 ‘걸작’은 종합예술로서 영화의 완성도를 다 갖춘 작품이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책을 한 권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삶과 철학을 담은 「봉인된 시간」을 꼽는다. 이제 누구도 ‘영화 예술’에 대해 진지하게 묻지 않는 이 시대에, 「봉인된 시간」은 예술의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많은 사람이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만큼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중 예술혼을 불태우는 감독의 독단으로 인해 빚어지는 일들도 숱하다. 때론 조금 더 실제와 같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무리한 촬영을 고집할 때도 있고, 때론 배우에게서 최상의 연기를 끌어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