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란
감독 니키 카로
출연 유역비, 이연걸, 공리, 견자단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진보한 여성 서사로 한걸음 더 내딛다

★★★☆
더욱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인물로 재탄생한 뮬란.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드러내고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을 이겨낸다는 점에서 1998년 개봉한 애니메이션보다 진보한 여성 서사로 한걸음 더 내디딘다. 주제와 의미를 고루 담은 스토리텔링은 높아진 관객의 요구에 호응하고, 스펙터클한 풍광과 잘 짜인 액션 등 영화로서의 재미도 준수하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려는 디즈니의 도전을 지지하는 반면, 논란을 일으킨 영화 외적인 부분을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실책이 다소 아쉽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원작의 장점을 죄다 걷어내고 남은 건?
★★☆
<라이온 킹>에 이어 디즈니 경영진들이 애니메이션 실사화 방향에서 팬들이 원하는 것을 놓치고 있다는 증거물. 뮤지컬 요소가 빠지면서 증명한 건, 디즈니가 음악으로 인물의 상황과 정서를 얼마나 감각적으로 조율해왔는가 하는 놀라움이다. 실사화된 <뮬란>에는 이를 대체할 필살기가 딱히 없다. 원작의 리샹 캐릭터가 두 인물로 분리되고, 신 스틸러였던 용 무슈가 삭제되고, 공리가 연기한 마녀가 새로 투입되는 대수술을 거쳤지만, 정작 새로 탄생한 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뜬금없고 기계적으로 다뤄지고 있어 맥을 빠진다. 무슈의 삭제와 함께 사라진 건 유머. 유머가 빠진 자리는 비장함으로 덧칠됐다. 그러니까 사전 정보를 모르고 본다면, 영어가 등장하는 그냥 중국 무협 영화다. 작품 외적인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디즈니에게 바란 게 이런 건 아니었는데.

뮬란

감독 니키 카로

출연 유역비

개봉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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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분자
감독 에드워드 양
출연 무건인, 이립군, 왕안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도시 영화의 걸작
★★★★
에드워드 양 감독이 1986년에 만든 도시 영화의 걸작. 타이페이를 배경으로, 익명의 사람들이 맺는 관계로 공간의 사회학을 엮어 나간다. 관계가 소원해진 소설가 아내와 의사 남편 부부, 범죄의 세계에 인접한 거리의 소녀, 사진 찍는 것이 취미인 청년. 이들이 맺어나가는 무심하면서도 우연적인 관계는 예상치 못했던 파국으로 이어진다. 도시가 지닌 서늘한 공포의 속성을 감독 특유의 스타일과 독특한 스토리텔링에 담아낸 작품.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불안의 시대를 바라보는 선명한 시선
★★★★
작은 사건이 서로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며 결국은 파국으로 이끈다. 관계의 우연성, 실재와 허구의 혼재로 미스터리의 윤곽이 옅어 보이지만, 결국 어느 한 방향으로 사건을 이끄는 서사의 정교함이 드러난다. 산업화의 풍요와 별개로 여전히 소외되고 고독한 개인을 건조하고 차가운 시선으로 담아냈다. 경제적 성장과 정치적 각성이 투영된 시대에 대한 선명한 포착.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분주하지만 텅 빈 도시에서
★★★★
서로가 서로의 무관심이 되고 나아가 자기 자신을 혐오하게 만드는 현대 사회의 그림자 같은 풍경들. 오히려 인물들이 프레임 밖으로 밀려난 숏들에서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 많다. 카메라가 무심한 듯 정확하게 포착한 여백들은 겹겹이 쌓여 캐릭터의 관계, 공간의 정서, 영화적 호흡이 된다. 모든 텀이 짧고 빠른 시대에 당도한 과거의 이 느리고 쓸쓸한 시선은 귀하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
전설이 찾아올 때가 있다. 대만 뉴웨이브의 거장 에드워드 양 감독의 영화가 그렇다. ‘타이베이 3부작으로 불리는 <타이페이 스토리>(1985) <고령가소년 살인사건>(1991) 사이에 놓인 1986년작 <공포분자> 1980년대 대만 사회를 반영하는 사회파 스릴러다.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를 쫓는 부잣집 소년, 출세에 집착하는 의사 남편과 권태로운 삶의 변화를 원하는 소설가 아내, 일탈 행동을 일삼는 소녀. 영화는 네 인물의 관계를 사실과 허구가 교묘하게 뒤섞인 미스터리 구조로 풀어나간다. 현대인의 불안과 공포의 실체를 파고드는 성찰적 시선과 구조적 미학은 21세기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유의미하다. 개개인의 욕망, 무관심, 불신, 폭력이 빚어낸 서늘한 공기가 지금 시대와 맞닿아 있어 더욱더 짙은 여운을 남긴다.

공포분자

감독 에드워드 양

출연 무건인, 이립군, 왕안

개봉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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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친 여자
감독 홍상수
출연 김민희, 서영화, 김새벽, 권해효, 송선미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변하지 않은 것들과 변하는 것들
★★★☆
세 개의 에피소드가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되며 극적 리듬과 정서와 인물들의 모순을 드러낸다. 단출한 구성만으로도 삶의 복잡다단한 면모를 끌어올리는 연출의 저력. 홍상수 월드 안에서 점점 세를 불리고 있는 여성들의 존재감은 뒷모습으로만 카메라에 걸리는 세 남자를 통해 더욱 도드라지게 다가온다. 홍상수의 소유격이라 할 만한 것들과 적잖은 변화들이 사이좋게 동행하는 가운데, 김민희의 존재감이 이 둘을 적절히 아우른다.

도망친 여자

감독 홍상수

출연 김민희,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개봉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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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트랙션
감독 만스 말린드, 비욘 스테인
출연 앨빈 글렌홀름, 프리다 구스타프슨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은근한 매력
★★★
어울리지 않을 것들이 만나고 충돌하며 묘한 매력을 발휘한다. 이를테면 놀이공원이라는 배경과 시대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전쟁 상황, 화려한 판타지에 돌연 이어지는 현실의 폭력 같은 것이다. 금지된 사랑에 빠진 이들의 실화 멜로라는 구도 안에서 느린 숨으로 조금씩 다른 길을 추구하려는 개성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영화. 낯설지만 흥미롭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사랑의 롤러코스터
★★★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 독일의 침공을 받지 않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피어난 실화 러브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영화. 스웨덴 최대의 놀이공원을 운영하는 가문의 딸과 경쟁사였던 가문의 아들이 사랑에 빠지면서 두 가문은 그들만의 전쟁을 치른다. 사실에 기반한 로미오와 줄리엣 캐릭터라는 점이 흥미롭고 판타지 요소를 더해 러브 신을 화려하고 독창적으로 연출했다. 주연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와 놀이공원의 화려한 이미지, 유명한 팝 넘버들이 로맨스의 기운을 상승시킨다. 느린 전개와 조연 캐릭터들의 정리가 아쉽지만 독특한 판타지 로맨스의 매력이 넘실댄다.

어트랙션

감독 만스 말린드, 비욘 스테인

출연 프리다 구스타프슨 , 앨빈 글렌홀름

개봉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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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 독
감독 길 정거
출연 메간 폭스, 조쉬 더하멜, 가브리엘 베이트먼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개를 이해하는 완벽한 방법
★★☆
한글 제목은 지니어스 독이지만 영화에서 지니어스는 주인공인 올리버. ‘과학 소년인 그는 텔레파시로 반려견 헨리와 소통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한다. 헨리의 말을 알아듣게 된 올리버. 삶에 닥친 위기를 헨리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짝사랑하던 소녀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하며, 다시 화목한 가정을 되찾고, 창창한 미래도 보장받는다. 개와 소년의 조합은 가족 영화의 완벽한 조건. 하지만 이야기 전개에서 종종 무리수가 발견되고, 성급하게 결말로 달려간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개에게 배우는 행복하게 사는 법
★★☆
텔레파시 장치를 발명한 과학 소년이 반려견의 생각을 읽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가족 코미디 영화. 아이와 동물 콤비가 등장하는 모험극 형식을 따르면서 중국이 일부 배경으로 등장해 볼거리를 넓힌다. 어린이 관객을 겨냥해 신기한 발명품, 게임 친구와 반려견과 우정, 가족의 소중함을 두루 전한다. 1990~2000년대 로맨틱 코미디 대표작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1999) <이프 온리>(2004)와 다수의 가족 코미디를 영화를 연출한 길 정거 감독의 작품인 만큼 조쉬 더하멜과 메간 폭스가 연기한 부모 관계도 주요하게 다뤘다. 부모 관객이라면 동물 캐릭터의 내레이션이나 악당이 꾸미는 음모, 갈등이 해결되는 장소가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지니어스 독

감독 길 정거

출연 메간 폭스, 조쉬 더하멜, 가브리엘 베이트먼

개봉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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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
감독 데이브 프랭코
출연 댄 스티븐스, 알리슨 브리, 세일라 밴드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뒤끝 잡는 스릴러
★★☆
숙박 공유 서비스를 이용해 바닷가 저택으로 주말여행을 떠난 형제 커플이 최악의 휴가를 맞는다. 초반 인물 소개는 괜찮다. 동생의 여자친구와 동업관계인 형과 차분하면서도 예민한 성격의 형수, 폭력 전과가 있는 동생과 중동계 여자친구. 네 캐릭터가 미묘한 기류를 형성하는 가운데 괴팍하고 수상쩍은 저택 관리인이 가세해 스릴러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휴가지에서 일탈을 시도하는 이들을 감시하던 괴한이 침입자가 되면서 슬래셔 장르로 바뀌는데, 서스펜스를 쌓아가는 전반보다 화력이 세지 않다. 캐릭터와 배우들의 매력을 살리지 못했,고 후반부의 움츠러든 연출로 인해 장르적 쾌감은 덜한 편이다. 그렇다고 쉽게 마음을 접지 마시길. 마지막에 결정적 한 방이 날아든다. 편의 추구가 안전과 사생활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경고 혹은 경각심은 현실 공포로 이어진다.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

감독 데이브 프랭코

출연 댄 스티븐스, 알리슨 브리, 세일라 밴드, 제레미 앨런 화이트

개봉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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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지컬: 공주를 웃겨라
감독 정윤철
출연 박지윤, 남도형, 장광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K-POP이 큰 역할 하는 뮤지컬 애니메이션
★★☆
K-POP을 접목한 국내 창작 판타지 애니메이션. 줄거리는 평범하다. 어릴 적 어머니를 여의고 궁 안에 갇혀 자란 공주가 궁 밖으로 나갔다가 마술사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두 주인공이 위기를 극복하는 이야기에 특별한 힘을 가졌다는 이유로 배척당하는 소수민족 이야기를 얹어 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진취적인 성격보다 외양에 더 신경을 쓴 공주 캐릭터, 제작 면이나 기술 면에서 한계가 드러나긴 해도 K-POP으로 돌파구를 마련해 특색 있는 OST를 들려준다.

매지컬: 공주를 웃겨라

감독 정윤철

출연 박지윤, 남도형, 장광, 이봉준, 김사라

개봉 202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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