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슬프고도 아름다운
★★★☆
로맨스 영화 마니아들에겐 인생 영화 중 하나인, 2007년 작품이 지각 개봉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남자와 알비노이며 상처 투성이인 여자가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을 통해 이어지고, 조금씩 가까워지며, 결국은 연인이 된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의 강렬한 지점들을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생생함’은 <블라인드>가 관객들에게 가장 크게 호소하는 부분이다. 두 주인공의 매력도 이 영화를 정서적으로 고양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보이지 않는 사랑
★★★
시각장애를 가진 청년과 책을 읽어주는 여자의 러브스토리. 각자가 지닌 몸과 마음의 상처 때문에 서로를 밀어내던 두 사람은 격렬한 사랑에 빠지고, 청년이 눈을 뜨게 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강력한 모티프로 사용해 환상 동화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실내극 위주로 연출했지만 하얀 겨울 풍경과 스산한 정서가 이들의 가슴 시린 사랑을 강조한다. 인물들의 감정을 가곡, 클래식, 퓨전 등 다양한 장르 음악으로 풀어낸 정키 KL의 음악도 귀에 쏙쏙 박힌다. 익숙한 사랑 이야기 같아도 이국적인 느낌과 배우들의 연기, 음악에 저절로 이끌린다. 2007년 작인 이 영화가 지금까지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