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세 배우의 연기합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 <세자매>가 개봉했다. '영화계 환불원정대'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락호락하지 않은 존재감을 가진 세 배우. 이들을 한 작품에 불러다 모은 감독은 대체 누구일까. 아래 소개하는 첫 번째 부부와 함께 국내 대표 감독-배우 부부를 소개한다. 

세자매

감독 이승원

출연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개봉 2021.01.27.

상세보기

(왼쪽부터) 배우 김선영, 감독 이승원

배우 김선영감독 이승원 부부
영화 <세자매>의 연출을 맡은 이승원 감독은 우리가 잘 아는 배우 김선영의 남편이기도 하다. 대중에겐 낯설 수도 있는 이름이지만, 이미 독립 영화계에선 여러 차례 제 실력을 입증한 유망한 실력자다. 단편 영화를 찍으며 감독과 배우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우린 나중에 잘 될 거야'라는 믿음 하나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고. 최근 예능 <아는 형님>에 출연한 김선영은 "100kg 이하는 남자로 보지 않는다. 남편이 강호동보다 몸이 더 크다"며 확고한 취향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방송 이후 이승원 감독의 풍채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눈에 띄는 점은, 이승원 감독이 자신이 연출한 모든 장편 영화에 김선영을 캐스팅했다는 점이다. 장편 데뷔작인 <소통과 거짓말>부터 <해피뻐스데이> 그리고 이번에 개봉을 앞둔 <세자매>까지 모두 김선영과 함께했다. 눈만 봐도 잘 통하는 부부이자, 배우와 감독 사이라고 한다. 다만 <세자매>에 함께 출연한 문소리는 김선영과 이승원이 대화하는 억양이 억세서 "(저러다 둘이) 이혼하면 안 되는데 촬영 중인데 괜찮지?"라며 속으로 혼자 조마조마했다는 후문이다. 김선영과 이승원은 다소 공격적인 말투로 대화를 나누는 편이라고. 

(왼쪽부터) 이승원,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해피뻐스데이

감독 이승원

출연 서갑숙, 김선영

개봉 2017.11.09.

상세보기
소통과 거짓말

감독 이승원

출연 장선, 김권후

개봉 2017.11.09.

상세보기

(왼쪽부터) 배우 문소리, 감독 장준환

배우 문소리 감독 장준환 부부
<세자매>에 함께 출연한 배우 문소리 역시 감독인 남편을 두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더욱이 재밌는 점은 장준환 감독 역시 <세자매>의 공동제작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 <세자매>는 배우-감독 부부 2쌍이 팔을 걷어붙이고 만들어낸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문소리와 장준환 감독을 이어준 건 장준환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다. <지구를 지켜라>를 인상 깊게 본 문소리는 신하균을 통해 장준환 감독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비밀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 장준환 감독은 종종 주변인들에게 "문소리랑 (나랑) 사귀면 어떨 거 같"냐며 떠봤지만, 지인들에게 돌아온 답은 "소리 좋은 데 시집 보내야지. 7만 감독이 어딜 감히"라는 대답이었다. 그럼에도(?) 이후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 장준환 감독은 결혼 후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와 <1987>이라는 수작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왼쪽부터) 배우 문소리, 감독 장준환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여진구,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박해준

개봉 2013.10.09.

상세보기
1987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개봉 2017.12.27.

상세보기

(왼쪽부터) 배우 탕웨이, 감독 김태용

배우 탕웨이 감독 김태용 부부
영화 <만추>를 통해 만난 탕웨이와 김태용 역시 국내를 대표하는 감독-배우 부부다. <만추>에서 펼쳐진 비현실적인 시퀀스처럼,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도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았다고. <만추> 당시 탕웨이는 한 인터뷰를 통해 "김 감독이 와서 손끝을 대기만 해도 김 감독이 원하는 감정이 나오더라. 통역사가 우리 두 사람의 대화를 못 알아들을 정도로 둘만의 대화가 통했다"라며 두 사람의 운명적 만남을 회상했다. 다만 <만추> 당시 탕웨이는 여러 언론에 의해 현빈과의 열애설, 결혼설에 얽히며 곤욕 아닌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로 인해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의 열애 발표, 아니 결혼 발표에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현재 두 사람은 김태용 감독의 차기작이자 탕웨이 등 여러 쟁쟁한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영화 <원더랜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탕웨이, 감독 김태용
원더랜드

감독 김태용

출연 정유미, 최우식, 수지, 박보검, 탕웨이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왼쪽부터) 배우 채령, 감독 임권택

배우 채령 감독 임권택 부부
배우-감독 부부 계보를 이야기할 때 감독 임권택과 배우 채령 부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감독-배우 부부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은 16살이라는 나이 차를 극복하고 부부가 됐다. <요검>(1971), <대추격>(1973),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1975), <저 파도 위에 엄마 얼굴이>(1979), 결혼 전 총 네 편의 영화를 통해 연출자와 배우로 호흡을 맞춘 이들은, 7년간의 비밀연애 끝에 대중들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알렸다. 이미 1973년 혼인 신고를 올린 후, 1979년이 되어서야 공식적인 식을 올린 것이라고 한다. 출중한 미모의 채령을 아내로 맞이한 임 감독은 당시 주변인들에게 "어디서 첩을 데리고 와서 사나보다 하는" 따가운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고. 다시 태어나도 임권택 감독과 결혼을 하겠다고 밝힌 배우 채령. 손을 꼭 잡은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은 '부산국제영화제', '칸 영화제' 등 공식적인 석상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왼쪽부터) 배우 박희본, 감독 윤세영

배우 박희본 감독 윤세영 부부
앞서 언급한 김태용 감독이 주선해준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은 박희본, 윤세영 감독 역시 5년 전 식을 올리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90년대 생들에겐 그룹 '밀크'로 잘 알려진 박희본은 최근엔 <도깨비> <아는 와이프> 등으로 얼굴을 비치며 꾸준히 작품 활동 중이다. 그의 남편 윤세영 감독은 대중들에겐 낯선 이름일 수 있으나 2000년대 초반부터 <그놈 목소리> <남과 여> 등 굵직한 작품에 연출팀으로 활동, 최근엔 <출출한 여자 시즌 2>와 <마리안느와 마가렛>에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박희본의 적극적인 구애로 맺어진 관계라는 게 알려지며 더욱이 화제를 모았는데,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5번이나 만남을 거절한 윤세영 감독에게 박희본은 포기하지 않고 호감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왼쪽부터) 배우 박희본, 감독 윤세영
출출한 여자 시즌2

감독 윤성호, 김인선, 윤세영, 이우정

출연 박희본, 박민지, 박종환, 유태오

개봉 2016.01.04.

상세보기
마리안느와 마가렛

감독 윤세영

출연 마리안느 스퇴거, 마가렛 피사렉

개봉 2017.04.20.

상세보기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