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엘라의 실제 모티브가 등장? <크루엘라> 비하인드스토리

현실에서나 영화에서나 화려한 파티의 축배를 올리고 있는 <크루엘라>. 5월 26일 개봉한 <크루엘라>는 개봉 3주 차까지 꾸준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1961년 애니메이션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 1996년 영화 <101 달마시안>의 악역 크루엘라를 새롭게 재해석한 이번 영화를 더욱더 재밌게 볼 수 있는 비하인드스토리를 정리했다.

크루엘라!

* 크루엘라 드 빌은 영국인 캐릭터지만, 실사화에선 영국 배우가 연기한 적이 없다. 글렌 클로즈, 엠마 스톤 모두 미국 배우이며 드라마 <원스 어폰 어 타임>의 빅토리아 스머핏은 아일랜드, 애니메이션 <101 달마시안 스트리트>의 미첼 고메즈는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1961년 애니메이션의 목소리를 맡은 베티 루 거슨 또한 미국인이다.

* 에스텔라(=크루엘라)가 재스퍼, 호러스와 함께 호텔을 터는 장면에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구명 보트>이 나온다.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 탈룰라 뱅크헤드는 1961년 애니메이션의 크루엘라 드 빌에 영감을 준 실존 인물이다.

* <크루엘라>에서 의상을 맡은 제니 비번은 총 277벌의 옷을 제작했다. 그중 47벌은 크루엘라의 옷이다. 그는 <전망 좋은 방>과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했는데,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 또한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를 보고 제니 비번을 고용했다. 

* <101 달마시안>, <102 달마시안>에서 크루엘라를 연기한 글렌 클로즈는 이번 영화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참고로 그가 크루엘라를 연기했을 때는 48세였고, 크루엘라 체형을 만들어줄 코르셋을 착용하기 위해 허리둘레를 21인치까지 만들었다. 

찰떡궁합 배우와 캐릭터

* 엠마 스톤이 스파이스 걸스 콘서트 관람 도중 어깨를 다쳤고, 그래서 촬영이 연기됐다는 소문이 있었다. 나중에 엠마 스톤은 콘서트 당일이 아닌 전날 부츠를 신고 뛰다가 나무 마루를 밟고 넘어져 부상을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날 콘서트 또한 깁스를 착용하고 갔다고(찐팬만이 가능한 일). 그의 부상으로 촬영이 연기된 건 사실이긴 하다.

* 이번 영화의 악역 남작 부인은 엠마 톰슨을 비롯해 니콜 키드먼, 샤를리즈 테론, 줄리안 무어, 데미 무어 등이 거론됐다. 엠마 톰슨은 후보 중 가장 연장자로 엠마 스톤과 30살 차이다. 

* <크루엘라>는 엠마 톰슨의 다섯 번째 디즈니 영화다. 그는 <보물성>(아멜리아 선장), <메리다와 마법의 숲>(엘레노어 여왕), <세이빙 MR. 뱅크스>(P.L. 트래버스>, <미녀와 야수>(미세스 팟)에 출연했다. 

* 패션계의 아이콘, 천재적인 실력을 가졌지만 상당히 매정하게 부하를 대하는 성격. 남작 부인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 편집장(메릴 스트립)을 연상시킨다. 사실 두 캐릭터는 닮아보일 수 밖에 없는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시나리오 작가 엘라인 브로쉬 멕켄나가 <크루엘라> 스토리 초안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 호러스 역의 폴 월터 하우저는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의 전작 <아이, 토냐>에도 출연했다. 그가 맡은 배역은 토냐 하딩의 남편 제프의 친구 션.

공개부터 개봉까지

* 2011년부터 영화화 얘기가 오가다가 2016년 엠마 스톤이 캐스팅되면서 본격적으로 제작에 착수했다. 2018년 알렉스 팀버스 감독이 스케줄 문제로 하차하고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이 연출로 발탁됐다. 2019년 디즈니 D23 엑스포에서 스틸컷을 최초 공개했는데, 당시 이 작품이 공개될 거란 암시가 전혀 없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 원래 계획대로 2020년 12월 23일 개봉했다면(북미 기준), 엠마 스톤은 이 시기에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와 <크루엘라>로 자신과의 싸움을 할 뻔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여파가 길어져 <크루엘라>는 2021년 5월로 개봉을 미뤘고,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는 개봉을 한 달 당겨 2020년 11월에 공개했다. 

* 북미에서 <크루엘라>가 개봉한 5월 28일은 <디센던츠> 시리즈에서 크루엘라의 아들 카를로스 역 캐머런 보이스의 생일이다. 캐머런 보이스는 2019년 투병 중 수면 발작으로 20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 <크루엘라>의 제작비는 대외적으로 1억 달러라고 알려졌는데, 사실은 2억 달러가량 들었을 거란 분석이 있다. 왜냐하면 영화에서 수많은 히트곡이 사용됐기 때문. 이렇게 많은 히트곡의 저작권을 구매하려면 그 정도 금액이 들었을 거라고. 디즈니의 크루엘라 채널에 게시한 사운드트랙을 보면 (스코어 트랙을 빼고) 비지스, 퀸, 롤링 스톤즈, 더 도어즈, 블랙 사바스 등 38곡을 포함한다. 

멍멍이 열전

* 버디의 강아지 시절을 맡은 기즈모는 <미녀와 야수>에서 프루프루로 출연했다. 

* 버디를 연기한 보비는 동물 배우 훈련사 줄리 토트먼(Julie Tottman)이 구조해 입양한 유기견으로 이번 작품으로 데뷔했다. 줄리의 말에 따르면 엠마 스톤은 보비에게 푹 빠져서 매일 보비와 서너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줄리가 구조한 또 다른 유기견 딕시는 윙크의 더블(액션이나 특정 장면에 대신 연기한 대역)로 출연했다.

* 영화에 등장한 달마시안 7마리(더블까지 포함) 중 이름이 패치인 개가 있다. 패치는 원작에서 퐁고와 페르디타의 아이이자 <101 달마시안 2>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강아지의 이름이다. 추측컨대 패치의 견주도 이 애니메이션의 팬이지 않을까.

원작과 닮은 점, 다른 점

* 아니타는 1961년 애니메이션에선 크루엘라의 동창으로, 1996년 영화에선 크루엘라가 고용한 직원으로 나왔다. 이번 실사영화는 두 가지를 적절히 섞은 형태로 크루엘라와 아니타의 관계를 그린다. 또한 이번 영화는 크루엘라가 아니타를 부를 때 버릇처럼 '아니타, 달링'하고 부르는 걸 반영해 아니타의 성을 '달링'으로 설정했다.

* 크루엘라는 이번 영화에서 트레이드 마크, 담배와 담배 홀더를 사용하지 않는다. 엠마 스톤은 디즈니가 영화 속 흡연 장면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05년 워너 브러더스가 흡연 장면을 제한하기 시작한 이후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흡연 장면을 최대한 줄이는 걸 지향하고 있다.

* 호러스, 재스퍼는 이전 작품들과 달리 크루엘라와 동년배이며 어릴 때부터 함께 생활한 가족 같은 사이로 그려진다. 

* 헬 홀(크루엘라의 집) 로비의 갑옷 배치는 1961년 <101 마리의 달마시안>에서와 동일하다.

* 감옥 장면에서 들리는 경적 소리는 원작에서 나오는 소리를 그대로 사용했다.

* 호러스가 반려견과 견주를 닮았다고 말하는 장면은 1961년 애니메이션에서 퐁고가 자신과 로저의 짝을 선택하는 장면에서 따왔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