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폭염 및 열대야 시즌이 시작됐다. 이런 날씨엔 괜히 밖에 나가 땀범벅이 되느니, 집 안에서 에어컨 켜놓고 공포영화 한 편 시원하게 보는 것이 낫다. 하지만 여기서 맞닥뜨리는 큰 문제 하나. 연신 놀라게 하기만 하는 공포영화를 견디기에 내 심장은 너무나 작고 여리다는 것. 공포영화는 보고 싶지만 무서워서 엄두가 안 나는 겁쟁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호러의 가면을 쓴 세계 각국의 코믹(병맛) 영화들! 리스트에 없는 작품이 있다면 댓글로 함께 공유해보자.


한국

<나만 보이니>

신인 감독 장근(정진운)과 동료들은 로맨스 영화 촬영을 위해 버려진 호텔을 찾아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귀신을 봤다는 스태프들이 속속 출몰하고,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에 영화는 점점 아찔한 호러로 변해간다.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장근은 급기야 귀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나선다. 오랜만에 국내 영화에 찾아온 코믹 호러 장르의 영화다. <킹콩을 들다>, <검은손> 등에 각색 및 프로듀서로 참여해온 임용재 감독의 데뷔작이자, 아이돌 출신 배우 정진운과 솔빈이 스크린 첫 주연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한 작품. 올여름 극장가에 다시 한번 코믹 호러 열풍을 불러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나만 보이니

감독 임용재

출연 정진운, 솔빈

개봉 2021.07.21.

상세보기

<무서운집>

새로 이사 간 4층 집에 스튜디오를 꾸미고 마네킹을 조립하던 한 사진작가 부부. 어느 날 남편(양병간)이 출장을 가며, 아내(구윤희) 혼자 남아 집안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불현듯 마네킹이 그녀의 눈앞에 다가와 쳐다보고 집안 곳곳에서는 괴이한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2015 <무서운집>이 개봉했던 당시 영화와 관객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했다. ‘뉴타입 호러라는 카피부터 대충 만들어도 너무 대충 만든 티가 심하게 나는 포스터, 그보다 더 믿기 힘든 퀄리티의 영화 본편까지. 하지만 이 모든 요소는 병맛 영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단관으로 개봉하여 관객 1천 명까지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다.

무서운 집

감독 양병간

출연 구윤희

개봉 2015.07.30. / 2015.08.08. 재개봉

상세보기

<시실리 2km>

조직의 다이아몬드를 훔쳐 도망 길에 오른 석태(권오중)는 산골 마을 시실리에 불시착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죽을 위기에 처한다. 한편 석태를 쫓던 양이(임창정)는 그의 행방을 찾아 시실리에 당도하고, 평화롭던 마을 시실리는 뜻밖의 소동에 휩싸이게 된다. <시실리 2km> 국내 코믹호러계를 대표하는 감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신정원 감독의 데뷔작으로, 이후 그는 <차우><점쟁이들>까지 내놓으며 코믹 호러 3부작을 완성한다. 세 편 모두 감독 특유의 독특한 색깔이 듬뿍 칠해진 것들로 호불호가 굉장히 많이 갈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시실리 2km

감독 신정원

출연 임창정, 권오중, 임은경, 변희봉

개봉 2004.08.13.

상세보기
미국

<해피 데스데이>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대학교 퀸카 트리(제시카 로테)는 생일을 맞아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의 죽음. 게다가 일 년에 단 하루뿐인 그녀의 생일이 무한으로 반복되며 그녀는 매일 반복적으로 죽음을 겪는다. 복면의 살인마 베이비는 그녀를 집요하게 쫓아와 매번 잔인하게 살해한다. 영화를 제작한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은 <파라노말 액티비티>, <겟아웃>, <23 아이덴티티> 등 기존 공포영화의 틀을 깨는 작품들을 선보여온 저예산 호러 명가다. <해피 데스데이> 또한 공포의 법칙을 뒤엎고 장르의 변주를 꾀하며 신선한 공포를 선사한다. 공포와 코미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영화는 흥행에 힘입어 속편 <해피 데스데이 2 >를 내놓았다. 

해피 데스데이

감독 크리스토퍼 랜던

출연 제시카 로테, 이스라엘 브로우사드

개봉 2017.11.08.

상세보기
영국

<새벽의 황당한 저주>

매일을 쳇바퀴 돌 듯 의미 없는 일상을 견뎌내고 있는 숀(사이먼 페그)은 평범한 전자제품 판매원이다. 삶의 유일한 낙이던 여자친구 리즈(케이트 애쉬필드)에게 돌연 이별을 통보받고 괴로움에 술을 잔뜩 마신 채 잠에 든 숀. 다음날 아침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좀비가 된 이들이 사람들을 먹어 치우는 풍경을 목도하고, 끔찍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좀비에 맞서 싸우기 시작한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과 주연을 맡은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가 함께 만든 첫 영화로, 원제인 <Shaun of the Dead><시체들의 새벽>(Dawn of the Dead>에서 따온 것이다. 제목뿐 아니라 영화의 많은 부분에서 조지 로메로 감독의 좀비 영화들을 패러디했는데, 감독 특유의 번뜩이는 재치와 유머가 영화 곳곳에 스며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사이먼 페그, 케이트 애쉬필드, 닉 프로스트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일본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좀비 영화를 촬영 중인 히구라시 타카유키 감독(하마츠 타카유키)과 배우들. 성에 차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자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그때 어디선가 진짜 좀비떼가 등장하고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며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린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더욱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정보만으로도 충분하다. 일본의 신인 감독 우에다 신이치로가 연출한 이 작품은 저예산 독립영화인데, 영화는 일본에서 제작비의 1000배의 수익을 내며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 초반부 37분가량을 실제 원테이크로 담아내며 신선한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는데, 이보다도 코믹 요소가 더 강해 무서운 걸 싫어하는 이들도 충분히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인기에 힘입어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도 개봉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감독 우에다 신이치로

출연 하마츠 타카유키, 슈하마 하루미, 마오, 아키야마 유즈키, 나가야 카즈아키

개봉 2018.08.23.

상세보기
태국

<피막>

전쟁터에 나간 피막(마리오 마우러)은 고향에 두고 온 아내 낙(다비카 후네)과 뱃속의 아이 생각에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싸운다. 마침내 피막은 4명의 친구들과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을 피하는 것 같고 낙은 어딘지 모르게 예전 같지 않다. 더불어 그의 친구들은 낙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피막을 데리고 멀리 떠나려고 한다. <피막><랑종>의 메가폰을 잡은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2013년 연출한 작품이다. 영화는 태국의 오래된 설화 매낙 프라카농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후 코믹 요소를 가미해 러닝타임 내내 연신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는 개봉 당시 쟁쟁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모두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역대 흥행 순위를 갈아치우기도 했다고.

피막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출연 마리오 마우러, 다비카 후네

개봉 2014.09.25.

상세보기
홍콩

<강시선생>

어느 마을의 부유한 유지 임씨는 부친의 묘를 이장하기 위해 장의사 구숙(임정영)과 함께 묘를 파낸다. 그러던 도중 20년 전 풍수지리사가 묘를 일부러 잘못 묻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20년 동안 썩지 않는 시체를 본 구숙은 임씨에게 화장할 것을 권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이후 강시가 된 부친에게 살해당한 임씨 역시 강시로 변하고, 마을은 이 두 강시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어버린다. 홍금보의 <귀타귀>, <인혁인>, <인혁귀>에서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강시선생>은 당시 홍금보 영화에서 촬영 감독으로 있던 유관위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뻣뻣하게 굳은 팔과 흉측한 송곳니를 가지고 콩콩 뛰어다니던 강시를 소재로 무섭고 또 코믹하게 만들어낸 영화는 중화권을 넘어 한국에서도 큰 인기였고, 강시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강시선생

감독 유관위

출연 허관영, 임정영, 전소호

개봉 1987.05.16.

상세보기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B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