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예능 프로그램을 하나 꼽으라면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전하며 매주 수요일 시청자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중. <유퀴즈>는 시청자뿐 아니라 배우들이 사랑하는 예능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이 연이어 <유퀴즈>에 출연하며, 어느새 '배우들의 원픽 예능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 유재석과 조세호가 만들어 내는 편안한 분위기, 웃음을 강요하지 않는 프로그램 성향 등이 아마도 배우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듯 보인다. <유퀴즈>에 출연해 인상적인 장면을 남긴 배우들을 한데 모아봤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연출 김민석, 박근형, 이지숙, 정도담, 김남호, 윤재원, 위승연, 강효수, 박준영, 한재희, 김민지, 한유진, 김재희, 이지협, 오현진, 조수현, 김희주

출연 유재석, 조세호

방송 2018,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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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2020년 7월 29일 - '직업' 특집

<강철비 2: 정상회담> 홍보를 위해 <유퀴즈>에 출연한 정우성은 <유퀴즈> 배우 라인업의 물꼬를 텄다. <유퀴즈> 정우성 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팬들이 남긴 '주접 댓글'을 마주한 정우성의 리액션이었다. "정우성은 알았을까, 90년대 우리나라 최고 미남이었는데 2019년에도 자기가 대한민국 최고 미남이 될지", "오빠의 잔머리가 되고 싶어요, 계속 거슬리게" 등등 창의적으로 정우성을 당황하게 하는 댓글에도, 그는 경건하게(!) 댓글을 즐겼다. 배우들이 출연할 때마다 <유퀴즈>는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곤 하는데 정우성이 출연한 회차 역시 3.5%를 기록하며 당시 <유퀴즈>의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갈아 치웠다.

강철비2: 정상회담

감독 양우석

출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

개봉 202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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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 2020년 9월 23일 - '소통의 기술' 특집

2014년, <나의 사랑 나의 신부> 홍보를 위해 <런닝맨>에 출연한 이후 예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신민아는 영화 <디바>를 들고 6년 만에 예능 나들이에 나섰다. 다른 예능프로그램은 웃겨야 할 것만 같은 강박이 있지만, <유퀴즈>에선 그저 "편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자발적으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신민아는 신비로운 이미지와는 다르게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며 여러 짤들을 탄생시켰다. 주변에서 자신의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냐는 조세호의 질문에 "다 시집갔어요"라며 철벽을 치더니, "엄마 친구분 중엔..."라며 농담을 이어가 유재석의 잇몸을 닳게 만든 것. "욕심을 조금 놓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본인의 말마따나, 신민아가 그동안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이 수줍고 낯가리는 얼굴에 가까웠다면 <유퀴즈>에선 편안하고 진솔한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디바

감독 조슬예

출연 신민아, 이유영

개봉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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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2020년 11월 25일 - '어떻게 살 것인가' 특집

박보검을 군대에 보내고(!) 홀로 <서복> 홍보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 공유는 <유퀴즈>까지 진출하며 진정한 '홍보 요정'의 면모를 드러냈다. 짧은 예고편만으로도 각종 소셜 미디어를 달궜는데, 본방 시청률마저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9%를 기록하며 <유퀴즈> 론칭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의 주인공이 됐다. 물론, 여러 명의 게스트들이 함께 출연하기에 공유 개인의 공으로 돌릴 수는 없겠으나 공유의 출연이 시청률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공유 역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배우가 아니다 보니, 그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부족했는데. <유퀴즈>를 통해 현실 속 공유가 지닌 고민과 생각들들 털어놓으며 자신을 둘러싼 판타지를 한 꺼풀 벗겨냈다.

서복

감독 이용주

출연 공유, 박보검, 조우진

개봉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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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2020년 12월 9일 - 'world class 2' 특집

주지훈은 <킹덤> 시리즈를 대표하는 배우로 <유퀴즈> 'world class(월드 클래스)' 특집에 출연했다. 데뷔작 <궁>부터 <암수살인> 그리고 <킹덤>에 이르기까지, '배우 주지훈'이 걸어온 길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우리가 미처 몰랐던 주지훈의 얼굴을 유쾌하게 드러냈다. 뭐니 뭐니 해도 <유퀴즈> 주지훈 편의 하이라이트는 이것. 월클(월드 클래스) 배우가  된 소감을 묻는 유재석의 질문에 "떨떠름"이라고 답변해 무방비 상태에 있던 유재석을 빵 터지게 만들었다. '얼떨떨하다'는 말을 하려 했으나, 너무 긴장한 나머지 '떨떠름하다'고 말이 나와 버린 것. <킹덤>의 김은희 작가 역시 주지훈과 같은 회차에 출연했는데, <유퀴즈>를 통해 <킹덤> 주역들이 전하는 <킹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배두나 2021년 1월 13일 - '겨울방학 탐구생활' 특집

<아이 엠 히어>(2021)의 개봉을 앞두고, 배두나 역시 <유퀴즈>를 찾았다. 자발적인 출연 의지로 <유퀴즈>를 찾아왔다는 배두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로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음에도 시간을 쪼개 <유퀴즈>의 부름에 응답했다. <유퀴즈>에 출연한 배두나는 현재의 위치에 서기까지, 배우로서 그가 걸어온 길을 담담하게 풀어 놓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특히 배우는 늘 예민하고 기민한 상태에 머물러야 한다며 배우로서의 고충을 이야기하다가도 "다시 태어나도 배우를 하고 싶다"며 연기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던 배두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단순 홍보나 웃음이 목적이 아닌, 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 배우들이 <유퀴즈>를 사랑하는 이유일 것이다.


지진희 2021년 2월 10일 - '○○에 진심인 사람들' 특집

어느새 배우들은 특별한 목적(!) 없이도 <유퀴즈>를 찾기 시작했다. 특히나 지진희는 <유퀴즈>에 출연한 이들 중 배우라는 직업과는 가장 관련 없는(!) 특집에 초대되어 <유퀴즈>를 찾았다. '○에 진심인 사람' 특집에서 '셀카에 진심인' 사람으로 소개된 지진희는, 그가 SNS에 올리는 사진들 덕분에 <유퀴즈>에 소환됐다. 늘 같은 각도, 같은 표정으로 SNS에 셀카를 업로드하는 건 물론, 거울 셀카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네티즌들 사이 꾸준히 화제를 모았기 때문. 셀카만큼이나 독특한 화법을 가진 지진희는 풀어놓는 에피소드마다 유재석과 조세호를 빵빵 터뜨리며 작품 속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진기주 2021년 3월 10일 - '이직의 기술' 특집

<유퀴즈> '이직의 기술' 특집에 출연한 진기주는 '이직'이야기를 할 때면 가장 먼저 이름이 앞서는 배우다. 그만큼 진기주의 이직 스토리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이직의 기술' 특집을 준비한 <유퀴즈>는 역시나 진기주를 빼놓지 않았다. 대기업 신입사원, 기자 그리고 슈퍼모델을 거쳐 배우에 정착한 진기주는 사표를 던지던 순간의 마음은 물론, 매 순간 치열하게 제 꿈을 좇았던 과거 모습을 회상하며 '취준생'의 마음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남들보다 두둑한 경험치를 쌓은 만큼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단단함이 느껴져 많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박정민 2021년 6월 2일  -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특집

(지금은 개봉이 미뤄졌지만) 당초 6월 개봉을 목표로 했던 영화 <기적> 홍보를 위해 <유퀴즈>에 출연한 박정민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특집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고려대학교 졸업증을 포기하고, 작은 역할들을 전전하던 시절에도 쉽사리 배우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은 박정민은 <유퀴즈>가 마련한 오뚜기(!) 특집에 꼭 맞는 배우였다. 자신의 출세작인 <파수꾼> 당시를 회상하던 박정민은, 촬영 초반 이제훈의 에너지에 압도돼 한없이 작아졌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충무로 섭외 1순위 배우'에게도 뼈 아픈 성장기는 있었음을 보여줬다.


신하균 2021년 6월 23일  - '신들의 전쟁' 특집

유재석의 입에서 "균며든다"는 말이 나오게 만든 장본인, 신하균 역시 <유퀴즈>의 자기님이 됐다. '신들의 전쟁' 특집에 '연기의 신'으로 이름을 올린 것. 신하균은 "하균신이라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단지 성을 뒤로 바꾼 영어식 표현이라 생각한다"고 답하며 인터뷰 장인(!)다운 재치를 드러냈다. 인터뷰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배우라는 수식어와는 달리, 짧은 답변 속에도 본인만의 유머와 가치관을 담아낸 신하균은 해당 회차의 최고 시청률을 담당했다. 퀴즈를 맞히지 못해 벌칙으로, 아니 경품으로(!) 받은 캥거루 모자를 쓴 신하균의 모습은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


조승우 2021년 7월 28일 - '메신저' 특집

최근 <유퀴즈>가 섭외부터 기획, 그리고 제작까지 가장 공들인 회차가 있다면 배우 조승우 출연분이 아닐까. <유퀴즈> 제작진은 방영 전부터 선공개 영상과 예고편을 통해 '조승우에게 진심인' 모습을 보여주며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문세의 오아시스 35분> 이후 16년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조승우는, 작품 밖 '본캐'의 모습을 만나기 힘든 배우 중 한 명이었다. 조승우는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시청자들의 리모컨을 고정시켰다. 조승우가 출연한 <유퀴즈> '메신저' 특집은 전국 가구 기준 6.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퀴즈> - '방탄소년단 특집' 이후 4개월여만에 6% 이상 시청률을 나타냈다. 


황정민 출연 확정 , 방영일 미정

곧 출연을 앞둔 배우도 있다. 영화 <인질>로 돌아온 황정민 역시 <유퀴즈> 출연을 확정 지었다. 많은 이들이 <유퀴즈> 황정민 편을 기대하는 이유는, 그의 출연으로 드디어(!) 황정민, 조승우, 지진희가 남긴 레전드 여행 사진에 관한 비하인드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미 <유퀴즈>를 찾은 지진희, 조승우를 통해서도 세 사람의 우정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만, '황.조.지'의 마지막 퍼즐인 황정민은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를 안 할 수 없겠다.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