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뜨겁게 달구며 화제의 중심에 있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여성 댄스 크루들의 서바이벌을 다룬 예능으로, 첫 방송 직후 시청률이 상승하며 엄청난 인기와 함께 3주 연속 화제성 1위를 거머쥐고 있는 중이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이 매력적인 8 크루들의 활약이 매주 펼쳐지는 가운데 숨겨뒀던 댄스 본능을 더욱 자극할 해외 댄스 영화들을 모아봤다. 특히 가슴을 더욱 웅장하게 만들어 줄 단체 안무 시퀀스가 돋보였던 작품들을 소개한다.


<스텝 업 3D>
 
댄스 영화 시리즈 하면 빠질 수 없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바로 <스텝 업> 시리즈다. 비보이와 발레리나의 사랑과 춤을 다룬 1 <스텝 업>을 시작으로 <스텝 업: 올 인>까지 총 5편이 제작됐다. 1편의 성공으로 후속편이 제작되면서 시리즈의 성격도 변했는데, 1편이 두 주인공의 러브스토리에 비중을 둔 스토리를 이어갔다면 2편부터는 본격적인 배틀 형식이 도입되며 스트릿 댄스의 매력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다섯 작품들 중 가운데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 바로 <스텝 업 3D>. 뉴욕 최고의 댄스팀 해적들(The Pirates)이 세계 댄스대회 월드 잼에 출전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루크와 나탈리의 러브라인도 있지만 그보다 2편부터 등장했던 무스를 중심으로 한 크루의 댄스 배틀이 압권이다. 예선 1라운드에서 눈을 사로잡은 로봇 댄스도 인상 깊지만, <스텝 업 3D>의 명장면은 2라운드 워터 댄스와 파이널 라운드에서 펼쳐진 레이저 댄스 시퀀스다. 제목에 ‘3D’라는 명칭이 붙은 만큼 3D 효과를 위해 짜인 동작들과 움직임, 그리고 카메라가 타 댄스 영화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아쉽게도 극장에서 봐야 그 효과를 더 생생히 실감할 수 있지만 말이다. 자본과 결합된 댄스 퍼포먼스의 진수를 느껴보고 싶다면 <스텝 업 3D>, 그리고 후속작 <스텝 업 4: 레볼루션>까지 추천한다.   

<스텝 업 3D> 라운드 별 명장면 모음
스텝 업 3D

감독 존 추

출연 샤니 빈슨, 릭 말람브리, 애덤 G. 세바니

개봉 201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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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갓 서브드>
 
<스텝 업>보다 먼저 스트릿 댄스 배틀을 다룬 영화가 있다? 전자가 자본의 힘을 더했다면, <유 갓 서브드>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 미국 스트릿 댄스 문화를 날 것으로 표현한 쪽에 속한다. 댄스 크루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와 엘. 오랜 친구인 그들은 댄스 배틀로, 때론 불법적인 일을 하며 돈을 모아 자신들만의 레코딩 스튜디오를 갖고자 한다. 어느 날 다른 크루의 도발에 못 이겨 무리한 배틀을 하게 되고, 그대로 진 데이비드와 엘은 큰돈을 잃게 된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한번 불법적인 일을 하게 되지만, 엘의 동생과 연애를 하고 있던 데이비드는 연락이 두절되고 결국 엘이 크게 다치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결국 틀어져 버린 두 사람. 그때, 힙합 스타 릴 킴이 후원하는 힙합 댄스 대회가 열린다. 우승자에게는 5만 불의 상금과 뮤직비디오의 출연 기회가 주어진다는 소식에 두 사람은 각자의 크루로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영화로서 <유 갓 서브드>의 연출과 스토리는 그다지 매끄러운 편이 아니다. 댄스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두 남자의 우정, 친구 동생과의 사랑… 이러한 요소들이 뻔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유 갓 서브드>의 진정한 매력은 춤에 있다. 2004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90년대 후반 미국 뒷골목의 스트릿 배틀의 풍경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허름한 체육관에서 펼쳐지는 배틀, 비보잉, 팝핀, 하우스 등 올드스쿨과 뉴스쿨 장르를 적절하게 섞어 구성한 안무들이 갖는 에너지가 강렬하다. 5분간 특별한 연출 없이 진행되는 파이널 댄스 배틀 신은 댄서들과 경기장의 열기를 날 것 그대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릴 킴과 더불어 미국 유명 힙합 그룹 ‘B2K’의 멤버 오마리온, 재럴 휴스턴, 릴 피즈, 라즈 비가 직접 주, 조연으로 등장해 연기한다는 점도 관람 포인트다.  

유 갓 서브드

감독 크리스 스토크스

출연 오마리온, 마커스 휴스톤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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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시스터즈>
 
앞서 <유 갓 서브드> 남성들의 우정을 다룬 영화라면 <스텝 시스터즈>는 여성들의 우정을 다룬 영화에 속한다는 점에서 <스우파> 직접적으로 연상되는 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스텝 시스터즈>는 다양한 댄스 장르 중에서도 스테핑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스테핑 댄스란, 힙합에 아프리카 춤을 결합시킨 장르로 박자에 맞춰 온몸을 두드리고 발을 구르며 추는 것이 특징이다. 흑인들의 고유한 문화로 백인들은 오랜 시간 스테핑 장르와 거리를 두었지만 <스텝 시스터즈>는 그 인종의 벽을 역으로 댄스를 통해 허물어 버리는데 도전한다.

하버드 로스쿨 진학을 목표로 하는 자밀라는 스테핑 크루 중 가장 유명한 세타소속 멤버다. 하버드 입학을 앞두고 동문 추천서를 받기 위해 부모님을 설득하지만, 부모님은 자밀라의 학점을 조건으로 추천서를 거절한다. 이런 자밀라에게 학생처장이 솔깃한 제안을 하는데바로 교내 골칫거리인 백인 사교 클럽 ‘SBB’에게 춤을 가르치고 이미지를 쇄신시켜줄 것. 자밀라는 백인들에게 스테핑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제안을 수락한다. 우여곡절 끝에 첫 대회에 나가게 된 ‘SBB’ 팀은 엉망인 실력으로 대회에서 탈락하고, 설상가상으로 백인에게 흑인의 전통 군무를 가르쳐줬다는 점이 알려지자 자밀라는 팀에서 나가게 된다. 기존 하이틴 성장물에 댄스를 가미한 영화로, 후반부 스텝테큘러 대회에서 펼쳐지는 스테핑 군무가 매력적이다. 스테핑 특유의 박력 있는 리듬감을 맛보고 싶다면 재생 버튼을 누르러 가시길.  

이미지 준비중
스텝 시스터즈

감독 찰스 스톤 3세

출연 에덴 쉬어, 알레산드라 토레사니, 메갈린 에치쿤워크, 맷 맥고리, 나투리 노튼, 게이지 골라이트리, 린든 스미스, 마라크 리처드슨, 로버트 커티스 브라운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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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잇 온>
 

5년 연속 미국 치어리더 경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랜쵸 카르네 고등학교의 토로스. 토랜스는 새로운 주장으로 뽑혀 기대를 받지만, 지난 5년간 우승을 거머쥐게 한 안무들이 도용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새로운 안무가를 고용한다. 그러나 그 안무가의 안무 역시 옆 흑인 고등학교 라이벌 팀 클로버스 안무였다는 사실이 대회에서 밝혀지고, 토랜스와 토로스팀은 충격에 빠진다. 다행히 대회에 진출할 수 있게 되지만,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새로운 안무를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토랜스는 ‘6년 연속 우승이라는 명예를 이어갈 수 있을지.

2000년대 하이틴 열풍 그 중심에 있는 영화 중 하나인 <브링 잇 온>. ‘치어리딩을 소재로 한 <브링 잇 온>은 개봉한 지 21년이 지났음에도 치어리딩 영화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작품이다. 후반부 미국 치어리더 경연대회에서 펼쳐지는 토로스와 클로버스의 안무는 고등학생 치어리더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역동적이고 놀라운 수준.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명성을 얻기 전 커스틴 던스트의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고등학생 연기를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엔딩 이후 등장하는 보너스 NG 영상도 놓치지 말 것. 이때 흐르는 OST ‘Mickey’ <브링 잇 온>의 대표곡이자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명곡으로 남았다.       

브링 잇 온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커스틴 던스트, 엘리자 더쉬쿠, 제시 브래포드, 가브리엘 유니온, 셜리 허지, 홈즈 오스본

개봉 200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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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편

<더티 댄싱>
 

댄스 영화의 고전. 앞서 소개한 영화들에 비해 단체 군무나 배틀신이 부족하지만 <더티 댄싱>을 빼고 댄스 영화를 논하기엔 섭섭하다. <사랑과 영혼> 패트릭 스웨이지의 전성기 시절의 작품이자 출세작인 이 영화는 600만 달러 저예산으로 제작해 총 2 1천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전 세계적 흥행을 거뒀다. 영화는 물론, 베이비와 자니의 마지막 무대에 삽입된 OST ‘(I've Had) The Time of My Life’는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주제가상, 그래미 수상의 영광을 누리며 세계적인 히트송이 됐다. 한여름이 되면 꺼내 봐야 할 필람작.

<더티 댄싱>
사심을 담아 소개하는 영화 속 장면들
더티 댄싱

감독 에밀 아돌리노

출연 패트릭 스웨이지, 제니퍼 그레이, 제리 오바치, 신시아 로즈

개봉 1988.01.01. / 2007.11.23.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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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스우파>에 허니제이가 있다면 영화계엔 <허니>가 있다! 프로 안무가의 꿈을 안고 쓰리잡을 뛰며 살아가고 있는 허니. 매번 오디션에 낙방하던 중, 한 유명 뮤직비디오 감독 눈에 띄게 되고 허니는 실력을 인정받게 된다. 러브콜이 많아지던 중,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을 뮤직비디오에 출연시켜주겠다는 약속을 감독에게 받지만 자신에게 마음을 드러내고 스킨십을 시도하는 감독을 거절하자 약속은 없었던 일이 되고야 만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연습실을 마련해 주고 싶었던 허니는 좌절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자선 모금 공연을 기획한다.  

흔히 댄스 영화에서 주요 중심 소재로 쓰이는 우정, 사랑보다 허니라는 한 인물의 성공 스토리에 초점을 맞춘 이 영화는 제시카 알바가 주연을 맡아 놀라운 댄스 실력을 선보였다. 댄서로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3개월이 넘게 발레, 재즈, 힙합 수업을 하루에 6시간씩 들으며 준비했다고. 제시카 알바의 리즈 시절을 엿볼 수 있으니 평소 팬이었다면 챙겨 보시길.

허니

감독 빌 우드러프

출연 제시카 알바, 메키 파이퍼, 릴 로메오, 조이 브라이언트, 데이빗 모스코, 로넷 맥키, 자차리 윌리암스, 미시 엘리엇

개봉 200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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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배틀은 사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최고다.

씨네플레이 문선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