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페이즈 4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주인공들의 면면이 그야말로 다채롭다. 마블은 영화 <이터널스>에 다양한 세대, 성별, 국적의 배우들을 한데 모으며, 향후 가장 큰 비전으로 삼고 있는 다양성에 몹시 충실한 캐스팅을 완성해냈다. 배우들뿐 아니라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클로이 자오 감독 또한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으로, 다양성에 일조하기도. 그녀는 캐릭터와 가장 비슷한 배우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하기도 했는데, 아닌 게 아니라 지난 마블의 그 어느 영화들보다 출연한 배우들의 국적이 각양각색이다. 태초의 히어로 군단 이터널스를 연기한 배우들은 어디서 왔을까. 히어로 10인의 국적을 알아보았다.

안젤리나 졸리 | 미국, 캄보디아, EU

두 말이 필요 없는 할리우드 대표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미국인이다. 특이한 지점은 그녀가 비단 미국인이기만 한 건 아니라는 것. 그녀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시민권 증서를 부여받으며 2005년 캄보디아 국적을 가지게 되었고, 보스니아 전쟁 후 복구 활동에 참여하며 유럽 명예 시민권을 받게 된다. 미국과 캄보디아, EU까지 3개국의 국적을 가진 안젤리나 졸리는 <이터널스>를 통해 처음으로 마블에 합류하였다. 극중 그녀는 이터널스의 전사이자 전쟁의 여신인 테나를 연기한다.

마동석 | 미국

할리우드에서 달라진 한국 배우의 위상에 배우 마동석은 사실 적절한 예가 아니다. 그가 한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것은 맞지만, 1989년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간 이후 미국에 귀화한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그의 본명은 돈 리(Don Lee)’, 영화 <이터널스>의 포스터에도 해당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는 미국에서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와 몬태나주, 오하이오주의 콜럼버스,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 등에 거주했다. 마동석의 마블 입성 작품인 <이터널스>에서 그는 히어로 군단 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길가메시로 출연한다.

리차드 매든 | 영국 스코틀랜드

국내에서는 <왕좌의 게임> 시리즈 속 롭 스타크로 유명한 리차드 매든은 영국의 배우이다. 영국에서도 특히 매력적인 비주얼의 배우들을 다수 배출해낸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리차드는 렌프루셔 지방의 엘더스리에서 태어났다. <이터널스>에서 그는 비행 능력과 코스믹 에너지를 지닌 이카리스를 연기하는데, <왕좌의 게임>이 배출한 또 다른 스타 키트 해링턴과 극중 삼각관계에 놓이게 된다. 참고로 데인 휘트먼을 연기하는 키트 해링턴도 영국 출신 배우다.

젬마 찬 | 영국

젬마 찬의 얼굴이 익숙한 이들이라면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아스트리드 영을 연기한 그녀를 본 것일 수 있겠다. 홍콩 출신의 아버지와 중국에서 스코틀랜드로 이민을 간 어머니 아래서 태어난 그녀는 런던에서 나고 자란 영국의 배우이다. 런던의 명문 사립 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수재로 화제가 되기도. 그녀는 2019년 영화 <캡틴 마블>에서 미네-르바 역할을 맡은 데 이어 <이터널스>를 통해 또 한 번 마블 영화와 연을 맺었다. 그녀는 물질을 조작하는 능력을 가진 세르시 역할을 맡아 이카리스와 데인 휘트먼의 사랑을 한몸에 받을 예정이다.

셀마 헤이엑 | 멕시코

여전히 왕년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셀마 헤이엑은 멕시코를 대표하는 미녀 배우다. 그녀는 멕시코의 베르크루스 주 코아트사코알코스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는 레바논에서 멕시코로 이민을 온 석유회사 간부이고, 어머니는 스페인계 멕시코인 오페라 가수였다. 부족하지 않은 집안에서 자란 셀마는 1989년 멕시코에서 먼저 배우 데뷔를 했고, 199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한다. 당시 비자가 만료되어 짧은 시간 동안 미국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지내기도 했다고. 이후 그녀는 미국 국적을 취득하게 되며 현재 멕시코와 미국의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터널스>에서 그녀는 히어로 군단의 리더 에이잭 역할을 맡아 10인의 히어로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베리 케오간 | 아일랜드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의 베리 케오간. 그는 더블린의 섬머힐에서 태어난 아일랜드 출신 배우다. <덩케르크>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킬링 디어>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등 내로라하는 감독들의 애정을 듬뿍 받아온 그의 지금 모습으로는 잘 상상이 되지 않지만, 더블린에서 지내던 유년 시절 당시에는 7년 동안 무려 13군데의 위탁 가정을 전전했다고. 이번 영화 <이터널스>에서는 상대방의 정신을 지배하는 능력을 가진 드루이그를 연기했고, 동시에 영화 <더 배트맨>에도 출연하게 되며 마블과 DC에 모두 출연한 배우가 되었다.

쿠마일 난지아니 | 파키스탄, 미국

영화 <빅 식><러브버드>로 국내 관객들에게 친숙해진 배우 쿠마일 난지아니는 파키스탄계 미국인이다.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의 주도 카라치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배우뿐 아니라 각본가, 작가, 코미디언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다재다능한 영화인이다. 18살에 미국으로 가 대학을 다녔고, 이후 미국 국적을 취득한다. 영화 <이터널스>에서는 양손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힘을 가진 킨고를 연기한다.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 미국

국내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얼굴이지만,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는 연극, 뮤지컬, TV 시리즈, 영화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엔터테이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파예트빌에서 태어나 워싱턴 D.C.에서 자랐고, 현재는 뉴욕에 거주 중인 미국 배우다. 영화 <이터널스>에서 그는 마블의 첫 동성애자 히어로 파스토스를 연기했다. 태초의 발명가로도 불리며 영화 속 캐릭터 중 유일하게 가정을 꾸리고 사는 히어로이기도 하다.

로런 리들로프 | 미국

마블 히어로에 처음으로 장애를 지닌 히어로가 등장했다. 초음속 스피드를 지닌 마카리는 청각장애를 가진 히어로로, 이 인물을 연기한 배우 또한 실제 청각장애인인 로런 리들로프이다. <워킹데드> 시리즈에서 코니를 연기하며 국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그녀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멕시코계 미국인 아버지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어머니 아래 태어난 미국 배우다.

리아 맥휴 | 미국

마지막 배우는 <이터널스>의 유일한 틴에이저 히어로 스프라이트를 연기한 리아 맥휴다. 영화 <토템>, <핫 썸머 나이츠>, 넷플릭스 영화 <별장에서 생긴 일> 등에 출연했지만, 역시 국내 관객들에게는 다소 낯선 얼굴이다. 미국의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미국 배우로, <이터널스>를 통해 할리우드의 라이징 스타가 될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B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