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연말부터 시작된 시상식 시즌은 3월 27일(현지시각)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끝을 맺는다. 이 기간 동안 각종 시상식에서 많은 수상을 기록한 영화와 배우, 감독 등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다. 그런데 시상식의 트로피가 아니더라도 독특한 혹은 의외의 기록으로 관심을 모으는 영화가 있다. 여기서 소개할 영화는 흥행 수익이나 완성도와 직결되는 아니지만 “ 이런 영화요, 엣헴” 정도는 있는 자부심을 보여준 작품들이다. 이른바 특별한 기록을 성취한 2021 영화들이다.


마블 실사 영화 최장수 캐릭터 
토비 맥과이어의 피터 파커
윌렘 대포의 노먼 오스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파이더맨>(2000) 토비 맥과이어(왼쪽 위)와 윌렘 대포(왼쪽 아래)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으로 돌아왔다.

<스파이더맨: 웨이 > 진짜 슈퍼 히어로 영화다.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 스파이더맨을 다뤄서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밭은 숨을 내쉬던 극장들에게 엄청난 흥행을 안겨 한숨 돌리게 해줬으니 진짜 슈퍼 히어로 역할도 했다. 한국에선 700 관객 돌파, 세계 흥행은 17 달러 돌파로 2021 최고 흥행작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했다. 중국 영화 <장진호> 가뿐히 제쳤으니 더욱더 슈퍼 히어로!

그래도 팬들에게 가장 기뻤던 소식은 흥행 수입이 아니라 기존의 스파이더맨 연기한 배우,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가 각자의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으로 돌아온 것이다. 최초의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 <스파이더맨>(2000)에서 등장한 토비 맥과이어의 피터 파커/스파이더맨, 윌렘 대포의 노먼 오스본/그린 고블린은 이번 영화로 19 225일에 다시 시리즈에 북귀한, 최장기간 출연 기록을 달성했다.

<엑스맨> 유니버스 1편 <엑스맨>(왼쪽)과 <로건>에서의 휴 잭맨(위)과 패트릭 스튜어트.

기록의 전임자는 <엑스맨>(2000)에서 <로건>(2017)까지 <엑스맨> 유니버스에 출연한 잭맨의 로건/울버린, 패트릭 스튜어트의 찰스 자비에/프로페서X. 배우의 캐릭터는 16 232일간의 출연으로 기네스 기록에 올랐는데, 자리를 토비 맥과이어와 윌렘 대포가 계승한 . 엑스맨 팬이라면 ‘이건 반칙 아냐?’ 싶을 있지만, 노여워 말라. 지금 영화계 루머에 따르면 앞으로의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영화에서 기록이 다른 배우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니까.


2021년 가장 많이 불법 복제된 영화
<고질라 VS. 콩>

이것은 명예인가, 불명예인가. <고질라 VS. 콩> 2021 불법 복제의 제물로 선정됐다. 영화 외에 피해를 입은 영화는 <원더우먼 1984>, <블랙 위도우>, <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 수어사이드 스쿼드>, <모탈 컴뱃> 등이 있다.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가 됐다면 웃음이 절로 나와야 할 텐데, 제작사에게 득이 하나 없는 불법 복제 관람 1위라고 생각하면 속이 부글부글 끓을 같다.

위에 나열한 영화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동시 개봉을 선택했다. 극장 개봉과 자사의 OTT 공개를 비슷한 시기에 것이라 유독 불법복제에 취약했던 . 어떻게든 수익을 보려는 차선책조차 뼈아픈 피해로 이어졌으니 코로나 시국의 아이러니함 자체라 있겠다. 디즈니가 <블랙 위도우> 불법 복제로 6 달러를 손해 봤다고 측정했으니, 그것보다 많은 불법 다운로드가 이뤄진 <고질라 VS. 콩> 손실액이 컸을 .그래도 세계 4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이런 기록도 관심이란 것을 인정하듯 차기작이 논의 중이라 한다. 또한 애플TV 플러스 실사 드라마도 제작 예정이라니 몬스터버스 팬들이라면 환호해도 좋다.


2021년 HBO 맥스 오프닝 주말 시청률 1위
<모탈 컴뱃>

한국 관객 입장에서 ‘진짜?’하고 의심해도 인정할 만한 기록. 한국에선 관객 4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친 <모탈 컴뱃> 2021 HBO 맥스 공개작 가운데 오프닝 주말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기록은 2021 마지막 동시 공개작 <> 포함해서 1위인 . HBO 맥스 독점 공개작 <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모탈 컴뱃> 이기지 못했다. <원더 우먼 1984> < 수어사이드 스쿼드>, <>, <매트릭스: 리저렉션> 모두 주말 오프닝 시청률은 <모탈 컴뱃> 미치지 못했다.

오프닝 시청률 1위라고 무조건 최고 인기작이라는  아니다. 극장 수익에서는 세계 1 달러도 돌파하지 못한 ‘폭망’이었으니까. 쉽게 말하면 극장 가서 보긴 그런데 친구들이랑 보면 재밌을 같은 그런 느낌인 . 사실 말이 틀린 것도 아닌 원작 게임 팬보이들끼리 모여서 <모탈 컴뱃>을 본다면 게임 속  유명한 스킬 ‘ 오버 히어!’(GET OVER HERE!) 같이 외치기만 해도 재밌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파티 영화처럼 소비한 시청자들이 많았던 아닐까 감히 추측한다. 어쨌든 워너브러더스는 <모탈 컴뱃> 스트리밍 성적에 만족해서 신작을 준비 중이라는 . 지금처럼 OTT 강세가 오래 유지되면, <모탈 컴뱃>은 HBO 맥스에 힘을 실어줄 의외의 프랜차이즈라고 기대할 있겠다.


시리즈 스트리밍 누적 시간 1위
<루시퍼>

<루시퍼>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좀 부리자면 ‘2021년은 <오징어 게임> 해였다’라고 해도 될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 <오징어 게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최고의 해를 맞이했다. 그런데 의외로 누적 시청순위 1위는 차지하지 못했다. ‘오겜 신드롬’을 이긴 드라마는 미드 <루시퍼>. DC 코믹스의 캐릭터 루시퍼를 데려와 일종의 초자연적 형사 드라마를 완성한 <루시퍼> 올해 시즌 5 파트 2 시즌 6 공개하며 대장정을 마쳤다. 그래서인지 스트리밍 된 시간은 183 . 새로 시작한 시청자든 피날레를 위해 정주행한 팬이든 많은 시청자가 찾았다는 기정사실이다.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은 <루시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오징어 게임> 164 분이 스트리밍 됐다. 스트리밍 시간 순위는 시즌 6까지 이어진 <루시퍼>보다 ‘고작’ 9부작인 <오징어 게임>에 불리한 순위다. 그렇다면 <오징어 게임>의 시청자는 많다고 수도 있겠다. <오징어 게임>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 우리 학교는> 2022 누적 시청률에서 위를 차지할까 궁금해지는 대목.


넷플릭스 누적 1위, 전체에선 5위?

<레드 노티스>

2021 넷플릭스에서 누적 시청 시간이 가장 영화는 <레드 노티스>였다. 요즘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드웨인 존슨과 라이언 레이놀즈, 가돗이 합심한 첩보 액션 영화는 오랜 시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의 선봉장 역할을 <버드 박스> 기록( 5년 간 2 8200 시간) 제치고 2 만에 3 2800 시간을 달성했다. 5년 간 누적한 시청 시간을 2 만에 제쳤으니 축배를 만하다.

위에서부터 <겨울왕국 2>,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모아나>
<루카>

그런데 이게 웬걸, 넷플릭스가 우물 개구리였을 줄이야. 2021 전체 OTT 영화 누적 시청 시간에서 <레드 노티스> 고작 5위에 불과했다. 2021 마지막까지 55 2800 분을 기록한 <레드 노티스> 디즈니 플러스의 영화들이 막아섰다. 4위는 <겨울왕국 2> 57 4600 , 3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83 4300 , 2 <모아나> 88 9600 분이었고 1 <루카> 105 9200분으로 압도적으로 앞섰다. <루카> 95분으로 가장 짧다는 고려하면, 시청자 또한 상대적으로 앞설 것으로 보인다. <레드 노티스> 입장에선 이들보다 후발주자(11 12 공개)라고 변호할 있긴 한데, 그래도 최고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고 자랑했다가 머쓱하긴 했을 같다.


나우무비 에디터 비트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