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의 여왕>

크리스틴 벨은 국내에선 크게 유명하지 않지만, 할리우드에서는 꽤 잘나가는 배우다. 국내에서 그나마 그녀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작품은 2014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으로, 극중 그녀는 안나의 목소리 연기를 했다. 성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왕왕 작품 속에서 내레이션을 하거나 목소리 연기를 하는데, 언뜻 들어도 대번에 알 수 있듯 목소리가 무척 청아하고 발성이 정확한 덕분이다. 하지만 크리스틴 벨이 목소리 연기에만 특출나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장장 20년 동안 100편이 넘는 작품에 이름을 올리며 할리우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맑고 또렷한 목소리만큼이나 눈에 띄는 연기력과 사랑스러운 외모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 그런 그녀가 얼마 전 영화 <쿠폰의 여왕>으로 돌아왔다. 그간 영화보다는 시리즈물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최근 몇 년 동안은 목소리 연기를 한 영화를 제외하곤 드라마에만 출연해왔는데,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보는 그녀의 얼굴이 무척이나 반갑다. 신작 개봉을 맞아, 크리스틴 벨의 대표작을 <겨울왕국>으로만 알고 있는 이들을 위해 그녀의 활약이 돋보였던 출연작들을 간단하게 훑어보았다.


2004 <베로니카 마스> 시리즈

2001년 뮤지컬 <톰 소여의 모험>으로 데뷔한 크리스틴 벨이 처음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이다. 여고생 탐정 베로니카 마스의 탐정 활동을 그린 드라마로, 미국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하이틴 로맨스를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10대들의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는 컬트 드라마에 가깝다. 2004년 시즌 1이 시작해 2007년 시즌 3을 마지막으로 종영되는듯했으나 2014년 극장판이 개봉했고, 2019년 베로니카 마스의 10년 후를 그린 시즌 4가 방영했다. 크리스틴 벨의 팬이라면 필람해야 할 작품.

베로니카 마스 시즌1

출연 크리스틴 벨, 제이슨 도링, 마이클 머네이, 크리스 로웰

방송 2004, 미국 U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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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마스

감독 롭 토머스

출연 크리스틴 벨, 티나 마조리노, 엔리코 콜라토니, 프란시스 카프라, 제이슨 도링, 크리스틴 리터, 라이언 한센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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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가십걸> 시리즈

“XOXO, Gossip Girl.” <가십걸> 시리즈를 한 번이라도 봤다면 잊지 못할, 드라마를 열고 닫는 이 대사. 크리스틴 벨이 바로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뉴욕 맨해튼 명문 사립 학교에 다니는 상류층 아이들의 사랑과 전쟁을 그리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이 작품은 2007년 시작해 2012년 종영했는데, 크리스틴 벨은 시즌 1부터 시즌 6까지 내내 시리즈의 내레이션을 담당했다. 마지막 시즌에서는 본인 역할로 깜짝 출연을 하기도. 지난해 오리지널 시리즈로부터 8년 후의 이야기를 다룬 <가십걸 리부트>가 방영을 시작했는데, 크리스틴 벨이 다시 한번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가십걸 시즌1

출연 블레이크 라이블리, 레이튼 미스터, 펜 바드글리, 체이스 크로포드, 테일러 맘슨, 에드 웨스트윅, 켈리 러더포드, 매튜 세틀

방송 2007, 미국 CW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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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히어로즈> 시리즈

<가십걸> 시즌 1이 방영되던 해 크리스틴 벨은 <히어로즈> 시즌 2에도 출연했다. 한국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던 시리즈로,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듯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이들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쳐 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2006년 시즌 1부터 2010년 시즌 4까지 방영되었고, 크리스틴 벨은 시즌 2과 시즌 3에 전기 능력자 엘 비숍 역할로 출연했다. ‘전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능력 덕분에 팬들 사이에서는 ‘피카츄’로 불리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여담으로 이즈음 그녀가 주연을 맡은 영화 <펄스>도 개봉했지만 이 작품은 그녀의 흑역사로 남아버린다. 

히어로즈 시즌2

출연 헤이든 파네티어, 마일로 벤티밀리아, 센딜 라마누시, 마시 오카

방송 2007, 미국 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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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앞서 잠깐 언급했듯 크리스틴 벨은 영화보다는 시리즈물에 더 강한 배우다. 드라마나 시리즈에서의 성적이 더 좋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스크린에 소홀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매년 적어도 두어 편씩 신작들을 내놓았고, 2000년대 후반에는 멜로 로맨스 영화에 종종 출연해왔다. 제이슨 세걸, 밀라 쿠니스와 함께 출연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빈스 본, 제이슨 파브로 등이 주연을 맡은 <커플 테라피: 대화가 필요해>, 멕 라이언과 출연한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등이 그 시절 출연했던 작품들. 이외에도 <로마에서 생긴 일>, <스턱 인 러브> 등이 있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감독 셰릴 하인즈

출연 멕 라이언, 티모시 허튼, 크리스틴 벨, 저스틴 롱

개봉 201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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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하우스 오브 라이즈> 시리즈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고객들을 속이는 경영 컨설턴트의 세계를 그린 작품으로, 돈 치들이 연기한 마티 칸을 중심으로 그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크리스틴 벨은 극중 유능한 경영 컨설턴트 지니 밴 더 후븐 역할을 맡아 연기했다. 그간 여러 작품들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다면, <하우스 오브 라이즈> 시리즈에서는 관능적인 얼굴을 어필하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 작품. 2012년 첫 시즌을 시작으로 꽤 좋은 반응을 얻었고 2016년  시즌 5까지 방영되었다.

하우스 오브 라이즈 시즌1

출연 돈 치들, 크리스틴 벨, 벤 슈와츠, 조쉬 로슨, 돈 올리비에리, 글린 터먼, 도니스 레오나드 주니어, 메갈린 에치쿤워크

방송 2012, 미국 Show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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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영화 <겨울왕국>
2019 영화 <겨울왕국2>

크리스틴 벨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작품이자 그녀의 필모그래피 중 단연 인지도와 인기도가 가장 높은 <겨울왕국> 시리즈.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졌듯 크리스틴 벨은 엘사의 여동생이자 아렌델의 공주 안나의 목소리 연기를 했다. 특유의 소녀 같은 목소리 덕분에 어린 시절 안나의 목소리 연기도 소화했고, 데뷔작이 뮤지컬 작품인 것에서 알 수 있듯 가창력 또한 뛰어난 배우라 노래도 모두 직접 해냈다. 2014년 개봉했던 <겨울왕국>의 인기도 대단했는데, 5년 후 개봉한 <겨울왕국2>가 첫 작품의 인기와 흥행을 가뿐히 뛰어넘으며 크리스틴 벨의 스타성 또한 급상승한다. 

겨울왕국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출연 크리스틴 벨, 이디나 멘젤

개봉 201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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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2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출연 크리스틴 벨, 이디나 멘젤

개봉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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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더 굿 플레이스> 시리즈

세상이 알아주는 못된 여자 엘리너가 죽은 후 ‘굿 플레이스’에 떨어지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작품으로, 크리스틴 벨은 주인공 엘리너 역할을 맡았다. 2016년 시작해 2020년 시즌 4를 마지막으로 종영했고, 탄탄한 작품성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모두 얻었다. 마지막 시즌이 방영되던 시기와 <겨울왕국2>의 개봉 일자가 맞물리며 크리스틴 벨의 인지도 또한 덩달아 올라가게 된다. 

굿 플레이스

출연 크리스틴 벨, 테드 댄슨, 자밀라 자밀, 윌리엄 잭슨 하퍼, 다르시 카든, 매니 자신토

방송 2016, 미국 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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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영화 <쿠폰의 여왕>

크리스틴 벨은 올해도 여전히 열일 중이다. 올해 초 그녀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그 여자의 집 건너편 창가에 웬 소녀가 있다>가 공개됐고, 얼마 전엔 영화 <쿠폰의 여왕>이 국내에서 개봉했다. 쿠폰으로 인생 역전을 꿈꾸는 전업주부와 유튜브 꿈나무가 벌인 쿠폰 범죄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크리스틴 벨과 함께 최근 떠오르는 배우 커비 하웰-밥티스트가 주연을 맡아 콤비 케미를 선보였다. 두 사람은 <베로니카 마스> <굿 플레이스> 등에서 이미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고, 실제로도 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어 극중 자연스러운 찐친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몰입을 유발했다. 크리스틴 벨의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관람하기 좋은 작품이다.

쿠폰의 여왕

감독 아론 고뎃, 기타 펄라필리

출연 크리스틴 벨, 커비 하월 바티스트, 폴 월터 하우저, 비비 렉사, 빈스 본

개봉 202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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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무비 에디터 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