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스릴러 맛집이라고 불러도 될까. 학교 폭력 피해자의 연쇄 살인을 그린 추적 스릴러 <돼지의 왕>,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담은 초자연 스릴러 <괴이>에 이어 <장미맨션>까지. 티빙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작품들 중 스릴러 드라마만 올해 벌써 세 편째다. <장미맨션>은 사라진 언니를 찾기 위해 돌아오고 싶지 않던 집에 온 지나(임지연)가 형사 민수(윤균상)와 함께 수상한 이웃들을 추적하면서 예상치 못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다. 5월 13일 첫 공개를 앞둔 <장미맨션>은 예고편 공개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는데, 드라마를 보기 전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을 관전 포인트를 몇 가지 짚어보았다.


스릴러 전문
창감독 X 유갑열 작가
(왼쪽부터) <표적>, <반드시 잡는다>

<장미맨션>의 첫 번째 기대 포인트는 단연 작품을 연출한 창감독과 각본을 쓴 유갑열 작가의 만남이다. 창감독은 뮤직비디오 연출로 먼저 이름을 알린 감독으로, 유명 CF도 다수 찍어 탁월한 영상미와 감각적인 연출로 이름난 인물이다. 그는 2008년 공포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로 스크린 데뷔를 한 후 <표적>과 <계춘할망> 등 여러 편의 영화를 연출해왔는데, 특히 36시간의 추격전을 그린 영화 <표적>은 2014년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장미맨션>은 창감독이 애초 영화 시나리오로 썼던 작품이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본 관계자들이 시리즈물로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이를 받아들여 평소 죽이 잘 맞던 유갑열 작가와 의기투합해 드라마로 만들게 된다. 유갑열 작가는 영화 <좋지 아니한가> <남자가 사랑할 때> <반드시 잡는다> 등의 각본을 집필했다. 창감독과 유갑열 작가는 <장미맨션>의 큰 틀만 남겨두고 제목부터 이야기까지 전부 다 바꾸었다고 밝히기도. 스릴러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과 작가의 만남인 만큼 기존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와는 다른 작품의 탄생이 몹시 기대된다.


장르물은 처음이라
임지연의 첫 도전

<장미맨션>의 또 다른 기대 포인트는 바로 주연을 맡은 배우 임지연의 도전이다. 영화 <인간중독> <간신> <럭키> <타짜: 원 아이드 잭> <유체이탈자> 등을 비롯해 드라마 <상류사회> <불어라 비풍아> 등 로맨스, 코미디, 범죄, 액션까지 거의 모든 장르의 작품들을 섭렵해온 그녀지만, 장르물 도전은 <장미맨션>이 처음이다. 임지연은 극중 언니 지현(송지인)이 갑작스럽게 실종된 후 그녀를 찾아 나서는 동생 지나를 연기하며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누구보다 집념 있게 언니의 자취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본가를 나와 호텔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지나는 겉으로 보기엔 아쉬운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내면에는 열등감을 가진 인물이다. 임지연은 언니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맨션에 사는 이상한 이웃들과 균열이 생긴 일상에 침투한 불안과 공포, 그 안에서 꿋꿋이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지나의 얼굴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임지연은 지나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고민도 많았고 자신감을 얻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언급했다. 크고 작은 사건을 계속 겪고 극을 이끌어 가야만 하는 인물인 만큼 “대본에 충실하고 그 안에서 답을 찾고자 노력했다”며 연기 모범생다운 발언을 했다.


태닝에 액션스쿨까지!
윤균상의 연기 변신

윤균상의 변신도 놓칠 수 없다. <장미맨션>에서 그는 장미맨션 실종사건에 이끌린 강력계 형사 민수 역할을 맡았다. 민수는 한 번 꽂히면 끝장을 봐야 하는 집요한 행동파 형사로, 언니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고 있는 지나의 든든한 조력자로 나선다. 윤균상은 2012년 드라마 <신의>로 데뷔해 <육룡이 나르샤> <닥터스>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등 시대극부터 현대극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들에서 활약해온 배우다. 또 이전에 드라마 <의문의 일승>에서 형사 역할을 맡아 열연하기도 했는데, <장미맨션> 속 민수의 얼굴은 그것과는 또 전혀 다른 것이다. 어떤 때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다가도, 일순간 예리하고 날선 눈빛으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인물. 윤균상은 <장미맨션>에서 민수를 연기하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태닝도 하고, 액션 스쿨도 열심히 다녔다”고 밝혔는데, 그만큼 민수는 평소 윤균상의 얼굴과는 다소 동떨어진 인물이라 자신 안에서 민수라는 인물을 찾아내기 위해 꽤나 노력했다고. 하지만 감이 왔다 싶으면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 민수의 성격은 실제 자신과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나도 둘도 아니고 아홉씩이나!
내공만렙 조연 배우들
(왼쪽부터) 손병호, 조달환
(왼쪽부터) 이미도, 정애리, 김도윤

<장미맨션>은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의 탐욕과 비밀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그만큼 등장인물들의 내밀한 속내 또한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손꼽을 수 있는데, 속내를 알 수 없는 수상한 이웃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면면이 대단하다. 먼저 믿고 보는 배우 손병호가 첫째 딸이 실종되자 딸을 찾는 것에 모든 것을 건 아버지로 분했고, 조달환은 말이 어눌하고 음산한 느낌을 풍기는 이웃 우혁 역할을 맡았다. 우혁은 살인 전과가 있는 인물로 집보다 캠핑카에서 생활하며, 측두엽 간질을 앓고 있다. 이미도는 아파트 재개발 호재로 한몫 챙겨보려는 부녀회장 숙자를 연기한다. 재개발을 위해 아파트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려 힘쓰는 행동파다. <반도>와 <지옥> 등 최근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서 활약해온 배우 김도윤은 상가 1층의 마트를 운영하는 유학파 출신 찰리로 분했다. 이외에도 정웅인, 이문식, 고규필, 이주영, 정애리 등 쟁쟁한 배우들이 저마다의 욕망을 안고 있는 이웃들로 분해 시너지를 낸다. 


<장미맨션>만의 차별점
생활밀착형 스릴러

<장미맨션>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아파트다. 아파트는 우리와 가장 밀접한 공간이자 현실과 크게 맞닿아있는 장소다. 또 극 중 실종사건이 벌어지고 수상한 이웃들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창감독은 “최근 국내에서도 좀비와 괴물이 나오는 등 훌륭한 장르적 도전들이 많이 시도되고 있는데, <장미맨션>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아파트라는 생활밀착형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점에서 기존의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들과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또 작품의 메시지를 ‘욕망과 집착’이라고 짚으며, “집착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여기의 모든 인간 군상들은 집착을 향해 달려간다. 또 우리가 살고 있는 가옥 구조인 아파트에 대해 질문도 던져보고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이것이 왜 집착에 대한 이야기인지는 작품을 끝까지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현실에 발 디딘 초현실적인 공포를 선사할 <장미맨션>은 총 12부작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4시에 티빙에서 4회씩 공개된다. 


나우무비 에디터 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