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타임지가 2022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공개했다. 타임지는 매년 아티스트(artists), 이노베이터(innovators), 타이탄(titans), 리더(leaders), 아이콘(icons), 파이어니어(pioneers)로 섹션을 나눠 리스트를 선정한다. 아델은 이 리스트에 선정된 것이 올해로 세 번째이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한국인 중에는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윤석열 대통령이 이름을 올렸다. 

타임지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은 리스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못지않게 영향력 있는 또 다른 100명에 의해 소개된다. 2022 100인으로 선정된 배우들과 이들의 최근 작품 활동, 그리고 이들을 소개한 영화인들을 정리했다.


시무 리우 
아티스트 부문
by 산드라 오 

<김씨네 편의점>의 정으로 얼굴을 알리고 지난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로 MCU에 입성한 시무 리우가 첫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계 캐나다인으로 배경을 같이 하는 동료 배우 산드라 오는 차별과 혐오 범죄에 목소리를 높여 온 그를 “슈퍼히어로”라고 소개했다. 대세 배우답게 차기작이 줄을 서 있다.

로맨스 드라마 <원 트루 러브>(One True Loves), SF 스릴러 <헬로 스트레인저>(Hello Stranger), 마크 월버그 주연의 어드벤쳐 <아서 더 킹>(Arthur the King)이 후반 작업 중에 있고, 현재 LA에서 촬영이 한창인 그레타 거윅 감독,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바비>에도 출연한다. 시무 리우는 슈티 가트와(<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와 함께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하는 바비의 남자친구 켄의 다른 버전을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샹치> 속편과, 우디 해럴슨과 함께하는 <라스트 브리스>(Last Breath)의 출연도 확정했다.


앤드류 가필드
아티스트 부문
by 마틴 스코세이지 

한동안 스크린에 가장 많이, 자주 얼굴을 비친 배우로 앤드류 가필드를 빼놓을 수 없다. 큰 인기를 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그를 제94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려놓은 <틱, 틱... 붐!> 말고도, 동료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에게 같은 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타미 페이의 눈>과, 가장 최근 공개된 훌루 범죄 시리즈 <언더 더 배너 오브 헤븐>(Under the Banner of Heaven)이 있었다. <사일런스>로 호흡을 맞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그에 대해 “스토리가 요구하는 어떤 감정을, 그것도 즉각적으로 끄집어낼 수 있는 배우”라고 칭찬하며, 그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밝혔다. 막 신작을 낸 것 같은데, 또 각종 영화지 커버에 등장하며 또 다른 신작을 알리던 앤드류 가필드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휴식기를 갖겠다고 알린 바 있다. 몇 달간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돌아올 그의 알려진 차기작은 아직 없다.


조 크라비츠
아티스트 부문
by 리즈 위더스푼

<더 배트맨>

맷 리브스 감독이 되살려낸 <더 배트맨>에서 캣 우먼으로 분한 조 크라비츠도 100인에 선정됐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 HBO 시리즈 <빅 리틀 라이즈>에서 함께 캘리포니아 부촌 몬터레이의 주부를 연기한 리즈 위더스푼이 조 크라비츠를 소개했다. 위더스푼은 크라비츠가 “정의되기를 거부한다”며 그를 밥 딜런이나 니나 시몬과 같은 아티스트에 비유했다. 특히 그의 재치를 칭찬했고, 그의 유머가 캐릭터 사이에 코믹한 긴장감을 더해 스크린에 반영되도록 한다며 촬영 현장을 회상했다.

크라비츠는 지난해 윌 스미스가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패티 패티>(Phatty Patty) 출연을 확정한 바 있다. 이외에 공식적인 연기 차기작은 없지만, 무려 감독 차기작이자 데뷔작이 있다. 스릴러 <푸시 아일랜드>(Pussy Island)는 젊고 영리한 웨이트리스 프리다가 테크계 거물 슬레이터 킹(채닝 테이텀)에게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크라비츠는 2019년 <푸시 아일랜드>에 채닝 테이텀을 캐스팅하면서 그와 친분을 이어오다가 2021년 초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했고, 공교롭게도(?) <로스트 시티>, <도그>(Dog) 등으로 활약한 테이텀 역시 100인 아티스트 부문에 선정됐다. 인기 속에 <더 배트맨>의 속편 제작과 함께 배트맨을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과 맷 리브스 감독이 복귀한다고 알려졌으나, 조 크라비츠의 출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레미 스트롱
아티스트 부문
by 아론 소킨

<석세션>

<오징어게임>의 시상식 레이스에 주목한 이들이라면, 이정재와 같은 부문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상을 줄곧 가져가던 HBO 간판 시리즈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을 들어 봤겠다. 뉴욕 거대 미디어 그룹의 승계 쟁탈전을 둘러싼 로이 가문의 엉망진창 진흙탕 같은 막장 스토리를 고급 유머와 세련된 연출로 포장한 <석세션>.

이 블랙 코미디를 완성하는 건, 어처구니없는 상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배우들의 무표정한 얼굴이다. 제레미 스트롱이 ‘시카고 7’ 청년운동가를 연기한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의 감독, 아론 소킨이 그를 설명하기를 “<석세션> 시즌 1 마지막화의 마지막 장면은 TV 역사상 가장 위대한 10분이며 그 중심에 제레미 스트롱이 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켄달 로이(제레미 스트롱)가 풍기는 미묘함은 더해지며, 그를 연기하는 제레미를 보고 있으면 아직 아무것도 보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앞으로의 그의 앞날을 더 기대했다. 

스트롱은 <애드 아스트라>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차기작, <아마겟돈 타임>에 앤 해서웨이, 제시카 차스테인, 안소니 홉킨스와 함께 출연했다. 2022 칸영화제에서 공개됐으며 올해 국내 개봉 예정이다. 현재 촬영 중인 브래들리 쿠퍼 연출작 <마에스트로>에도 나온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미국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전기 영화로, 쿠퍼, 캐리 멀리건, 마야 호크가 출연한다


젠데이아 
이노베이터 부문
by 드니 빌뇌브 

티모시 샬라메가 지난해 타임지에서 ‘차세대 리더’로 선정되어 커버를 장식한 바 있다. 이번에는, <듄>의 동료 배우이자 그와 함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20대 배우로 성장한 젠데이아다. 젠데이아는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이노베이터 부문에 선정됐다. 역시 <듄>으로 호흡을 맞춘 드니 빌뇌브 감독의 말에 그 이유가 담겼다.

“젠데이아는 그 자체로 창조적인 힘이다. 지금도 계속 변화하고 있는 문화의 아이콘이다. 영감과 공감, 그리고 강한 동력으로서의 진정성은 그를 나아가게 한다. 그는 두려움이 없고 깊은데 웃을 때는 여전히 아이 같다. 젠데이아는 미래고 그게 날 위안한다. 이건 시작일 뿐이다(This is only the beginning).” 감독은 <듄> 속 챠니(젠데이아)의 마지막 대사로 글을 마무리했다. 다소 모호한 단어들 같기도 하지만 그가 얼마나 젠데이아를 아티스트로서, 이노베이터로서 존경하는지 느껴진다. 

1996년생인 젠데이아는 <유포리아>로 제72회 에미상에서 역대 최연소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유포리아> 시즌 2로 바쁜 1년을 보낸 젠데이아는 지금 보스톤에서 루카 구아다니노의 신작 <챌린저스>를 찍고 있다. 공교롭게도, 구아다니노는 티모시 샬라메를 알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감독이기도 하다. <챌린저스>는, 선수 출신 코치 아내 타시(젠데이아), 그의 스타 선수 남편 아트(마이크 파이스트), 타시의 전남자친구이자 아트의 절친이었던 패트릭(조쉬 오코너)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로맨스 드라마다. <듄: 파트 2>는 오는 7월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미처 위에 포함하지 못한 주요 배우들을 아래 간단히 소개한다. 

사라 제시카 파커
아티스트 부문
by 신시아 닉슨(<섹스 앤 더 시티> 출연)


아만다 사이프리드
아티스트 부문
by 데이빗 핀처(<맹크> 감독) 


피트 데이비슨
아티스트 부문
by 잭 할로우(SNL 뮤지컬 게스트 출연)


채팅 테이텀
아티스트 부문
by 매튜 맥커너히(<매직 마이크> 출연)


밀라 쿠니스
아티스트 부문
by 조 샐다나(<애프터 섹스> 출연)


아리아나 데보스
아티스트 부문
by 크리스틴 체노웨스(<슈마가둔!> 출연)


타이카 와이티티
이노베이터 부문
by 사샤 바론 코헨 


양자경
타이탄 부문
by 케빈 콴(<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각본)


키아누 리브스
아이콘 부문
by 캐리 앤 모스(<매트릭스> 출연)


나우무비 에디터 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