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억 단위로 제작되는 국내 상업 영화와는 달리 할리우드의 상업영화, 그것도 액션 및 시리즈 장르물들의 제작비 단위는 평균적으로 한화 기준 천억에 달하기까지 한다. 특히, 시청자들의 시청 시간을 확보하고 구독자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극적인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어 내야 하는 OTT 플랫폼 콘텐츠들의 제작비는 더욱 어마어마하다. 수억 달러를 지출해 만든 텐트 폴 영화는 스트리밍 플랫폼들의 생존 전략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투자하기로 유명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들을 정리해 봤다. 넷플릭스는 제작비에 대한 예산을 공개하지 않아 추정치에 해당하니, 참고하여 읽어주시길 바란다.


<브라이트>, 2017
추정 제작비 : 9,000만 달러(한화 약 1,200억 원)

<브라이트>
<브라이트>

인간과 오크가 공존하는 세상. <브라이트>는 순찰 중 우연히 발견하게 된 다른 세계로 인해 위협받게 된 현존하는 세계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버디캅 무비이자 판타지 영화다. 오크뿐만 아니라 엘프 등 다양한 종족들이 등장하는 세계관으로, 2017년 공개 당시 극장의 인기를 꺾고 성과를 내며 넷플릭스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대중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게 된 계기가 됐다. 판타지가 기본 장르인 만큼 제작비도 만만치 않게 들었을 터. <브라이트>9000만 달러, 한화 약 1190억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공개 이후에도 한동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중 가장 비싼 작품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본래 시리즈로 계획됐을 뿐만 아니라, 1편에 대한 반응도 성공적이었기에 오랜 시간 후속편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지만 아쉽게도 2편 제작이 무산됐다고. 전편 연출을 맡았던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하차하고 <나우 유 씨 미>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과 협상했지만 결국 20224월 후속편 제작을 취소했다. 당시 주연 배우였던 윌 스미스의 아카데미 폭행 사건으로 인해 영향이 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으나, 넷플릭스 측은 윌 스미스 사건과는 무관하게 예전부터 결정된 사안이었다고 전했다.

브라이트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출연 윌 스미스, 누미 라파스, 조엘 에저튼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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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오브 더 데드>, 2021
추정 제작비 : 9,000만 달러(한화 약 1,200억 원)

<아미 오브 더 데드>
<아미 오브 더 데드>

좀비 도시가 된 라스베이거스를 털어라.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한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좀비에 하이스트를 더한 범죄 영화로, 좀비 바이러스로 황폐화된 라스베이거스에 금고를 털고자 잠입하게 되는 민간인 용병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총 제작비는 7천만 달러에서 9천만 달러로 추측되며, 이는 <월드 워 Z>에 이어 두 번째로 제작비 규모가 큰 좀비물 영화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꽤 호불호가 갈리기에 우려가 많았으나, 공개 직후 총 18천만 이상의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예상외의 성공을 거뒀다. 시리즈화에 전문인 감독인 만큼 후속작도 확정이 된 상황. <플래닛 오브 더 데드>(가제)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무대를 전 세계로 확장시킬 예정이라고. 배경의 규모가 확장되는 만큼 제작비 역시 최소 1억 달러 이상이 될 것이며 공개되기까지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영화는 전편과 동일하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아미 오브 더 데드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데이브 바티스타, 엘라 퍼넬, 오마리 하드윅, 안나 데 라 레구에라, 테오 로시, 사나다 히로유키, 마치아스 슈와바이어퍼, 노라 아르네제더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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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이트 스카이>, 2020
추정 제작비 : 1억 만 달러(한화 약 1,325억 원)

<미드나이트 스카이>
<미드나이트 스카이>

릴리 브룩스 달톤의 SF 소설 <굿모닝 미드나이트>를 원작으로 한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배우 조지 클루니가 제작, 연출, 주연을 모두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지구에 닥친 재난으로 북극 연구소에 홀로 남게 된 어거스틴 박사(조지 클루니)가 지구와의 교신 이상으로 인해 귀환하려 하는 우주선에 상황을 전달하고 귀환을 막으려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에테르화가 유영하는 우주의 광활함과 사상 초유의 재난이 닥친 지구를 인상적인 미장센으로 담아내며 영상 연출 면에서는 호평을 받았다. 제작비가 약 1억 불에 달하는 금액이 투입됐다고 추측되는데, 영상을 구현하는데 거액의 금액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플롯 및 개연성에 대해서는 혹평이 쏟아졌지만 연출 면에서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 노미네이트 및 제78회 골든글로브 음악상-OST는 알렉상드르 데스 플라 음악 감독이 맡았다-에 노미네이트되며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남겼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감독 조지 클루니

출연 조지 클루니, 펠리시티 존스, 데이빗 오예로워, 카일 챈들러

개봉 202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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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로 킹>, 2018
추정 제작비 : 1억 2,000만 달러(한화 약 1,325억 원)

<아웃로 킹>
<아웃로 킹>

14세기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일궈낸 왕 로버트 1-로버트 더 브루스-의 전기를 그린 영화 <아웃로 킹>. 잉글랜드를 통치했던 에드워드 1세와 2세로부터 맞서 적은 병력으로 스코틀랜드를 지켜낸 로버트 1세의 이야기를 주된 플롯으로 다뤘다. 배우 크리스 파인이 로버트 1세로 출연했으며, <로스트 인 더스트> 데이비드 맥킨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크리스 파인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레이디 맥베스>, <미드소마> 등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배우 플로렌스 퓨가 부인 엘리자베스 드 버그로 출연한다. <아웃로 킹>의 제작비는 무려 12000만 달러로 추정되는데, 중세 시대를 잘 고증해냈을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수려한 미장센으로 담아내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데이비드 맥킨지 감독 특유의 황량하면서도 현실적인(주로 전투신에서 드러난다) 연출력이 인상적이며, 2018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아웃로 킹

감독 데이빗 맥킨지

출연 크리스 파인, 애런 존슨, 스티븐 딜레인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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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언더그라운드>, 2019
추정 제작비 :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987억 원)

<6 언더그라운드>
<6 언더그라운드>

영화계의 ‘파괴자 왕’. 어쩌면 마이클 베이가 넷플릭스와 손잡았을 때 기하학적인 제작비는 예견된 것이 아니었을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자신의 기록을 모두 지우고 유령처럼 살아가고 있는 여섯 명의 정예 요원들이 한 국가의 독재자를 막기 위해 벌이는 지상 최대의 작전을 그린 <6 언더그라운드>. 시원시원하게 터트리는 액션이 주특기인 마이클 베이가 연출을, <데드풀>, <킬러의 보디가드> 등 주가를 올리고 있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았다. 제작 당시 제작비가 15000달러(한화 약 19900),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최대 제작비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배우들의 출연료에도 막대한 예산이 들었겠지만 무엇보다 영화를 보면 그 제작비가 납득이 될 터. 짜릿한 카 체이싱 시퀀스와 곳곳에 배치된 강도 높은 액션들이 고액의 제작비를 증명하니까. 공개 후 전반적인 평가가 좋지 않았던 것에 반해 흥행에 성공, <버드 박스>를 제치고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오리지널 영화로 등극했다.

6 언더그라운드

감독 마이클 베이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데이브 프랭코,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호나,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코리 호킨스, 벤 하디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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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 맨>, 2019
추정 제작비 :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086억 원)

<아이리시맨>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제 사건 중 하나인 노조 위원장 지미 호파 실종 사건을 마피아들의 일대기를 통해 다룬 마틴 스콜 세이지의 <아이리시맨>. 로버트 드 니로와 조 페시가 마틴 스코세이지가 약 20여 년이 흘러 다시 재회했을 뿐만 아니라-조 페시는 현역에서 거의 은퇴했으나, <아이리시맨> 통해 복귀했다- 알 파치노 등 마피아 장르의 전설들이 뭉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마틴 스코세이지와 넷플릭스의 만남은 예상외였으나, <아이리시맨>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지원해 준 제작사는 넷플릭스뿐이었다고. 본래 판권은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것이었지만 파라마운트가 제작비로 인해 포기하면서 넷플릭스로 넘어가게 됐다.

<아이리시맨>

<아이리시맨> 투입된 제작비는 무려 15900만 달러로, 한화 약 2086억에 달한다. 어떠한 정보도 없이 영화를 본다면, 어째서 막대한 금액이 쓰인 것인지 궁금할 수도 있다. 통쾌하게 터지는 범죄 오락물이나 화려한 시각효과와는 거리가 머니까. 오히려 <아이리시맨> 마틴 스코세이지의 <좋은 친구들>(1990) 또는 마피아들의 세계를 현실적으로 그려낸 70~90년대 범죄 영화에 가깝다. 블록버스터급의 액션 없이 엄청난 금액의 제작비가 쓰인 이유가 궁금하다면 세 주연 배우들의 외모를 유심히 보면 된다. 별도로 아역 배우를 캐스팅해 과거 시절을 촬영하는 타 영화들과 달리, <아이리시맨> 장기적인 호흡과 몰입감을 위해 최첨단 특수효과인 ‘디지털 디에이징 기술을 사용하여 배우들의 얼굴을 젊게 만들었다. 세 배우의 얼굴에 들어간 시각효과로 인해 <아이리시맨> 제작비가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다. 후반 작업에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지만 노장 배우들의 고생도 만만치 않았다. 로버트 드 니로와 조 페시, 알 파치노 세 배우 모두 한 캐릭터의 40대에서 60대까지 총 20년 세월의 흐름을 연기한 셈. 배우들 모두 자신의 40대를 떠올리며 최대한 나이가 들어 보이지 않고 당시 자신의 육체적인 에너지를 고스란히 구현하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아이리시 맨>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시각효과상, 촬영상 등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영예를 얻었으나 아쉽게도 수상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아이리시맨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개봉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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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노티스>, 2020
추정 제작비 : 2억 만 달러(한화 약 2,630억 원)

<레드 노티스>
<레드 노티스>

주연 배우 라인업부터 눈이 휘둥그레진다. 무려 현 할리우드 액션물을 주름 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세 사람, <데드풀> 라이언 레이놀즈, <원더우먼> 갤 가돗, <분노의 질주>, <쥬만지> 시리즈 드웨인 존슨이 뭉쳤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뜻하는 <레드 노티스>는 사라진 클레오파트라의 황금알 3개를 찾아 모으려는 사기꾼, 프로파일러, 도둑 세 인물의 골 때리는 추격 및 배신을 그린 액션 영화다. 제작비는 총 2억 달러, 한화로 2630억 원이 쓰였으며, 넷플릭스에서 가장 비싼 영화로 등극했다. 배우들의 흥행파워 덕분이었을까. <레드 노티스>는 연출과 개연성 면에서 크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넷플릭스 영화 부문 최초로 90개국 1위와 4주 연속 전 세계 1위의 기록을 갈아엎으며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시청 시간만 약 36400, 2021년 넷플릭스 영화 연간 순위 1위의 자리에 올라섰다. 흥행에 힘입어 2, 3편 제작이 확정되었으며, 이에 대해 로슨 마셜 토번 감독은 블록버스터 규모의 작업이기에 한 번에 두 작품 촬영을 연달아 찍는 것이 맞을 것이다라며 촬영 계획을 전했다.

레드 노티스

감독 로슨 마샬 터버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드웨인 존슨, 갤 가돗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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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맨>, 2022
추정 제작비 : 2억 만 달러(한화 약 2,650억 원)

<그레이 맨>
(왼쪽부터) <그레이 맨> 크리스 에반스, 라이언 고슬링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부터 <어벤저스> 시리즈까지 함께 했던 루소 형제 감독과 크리스 에반스가 다시 한번 뭉쳤다. 오는 22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그레이 맨>이다. 마크 그리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특급 작전에 투입되는 CIA 용병이 뜻밖에 비밀을 알게 되고, 역으로 타깃이 되며 자신의 동료나 다름없었던 사이코패스 킬러에 의해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 액션 스릴러다. 전직 CIA 용병 시에라 식스/그레이 맨은 라이언 고슬링이, 그를 쫓는 또 다른 킬러 로이드는 크리스 에반스가 맡았다. 여기에 <브리저튼> 스타 레지 장 페이지, <나이브스 아웃> 아나 디 아르마스가 합류해 시너지를 더한다. 감독부터 배우까지, 쟁쟁한 할리우드 라인업이 완성된 <그레이 맨>의 제작비는 약 2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는 <레드 노티스> 제작비와 같은 수치이다.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으나, 외신들의 보도로 미루어보아 <그레이 맨>이 넷플릭스 역대 최대 제작비를 경신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레이 맨

감독 앤서니 루소, 조 루소

출연 라이언 고슬링, 크리스 에반스, 아나 데 아르마스, 레게장 페이지

개봉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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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플레이 객원기자 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