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지는 밤
감독 김종관, 장건재
출연 강진아, 곽민규, 김금순, 안소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영혼의 흔적
★★★☆
무주산골영화제에서 기획하고 김종관 장건재 두 감독이 만든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무주 지역을 배경으로, 느슨하게 연결된 두 단편은 매력적인 서사와 이미지로 관객을 집중시킨다. 김종관 감독의 첫 번째 에피소드가 대사보다는 퍼포먼스와 분위기를 통해 상황을 만들어 나간다면, 장건재 감독의 두 번째 에피소드는 일상적인 톤 속에서 판타지를 연출한다. 다른 듯 닮은 두 감독의 세계가 묘하게 어울리는 작품. 공간과 감성을 섬세하게 결합시키는 두 감독의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기억과 시간은 공간의 흔적이 되어
★★★☆
기억과 시간이 만든 공간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찬찬히 응시하기. 이것은 시공간의 이야기이자, 일상의 틈에 깃들어있는 유령이 남은 이들에게 전하는 시각적 언어들이다.  특정한 서사를 좇기보다는 두 명의 감독이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해 제시하는 정념에 기대어볼 수 있는 영화다. 1부와 2부가 느슨한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서로 포개지고 대비될 때 더욱 온전해지는 구성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무주의 겨울과 여름, 두 개의 시선
★★★☆
김종관 감독(1부)과 장건재 감독(2부)이 ‘무주라는 공간’에서 만든 두 편의 단편이 ‘겨울과 여름’이라는 계절의 대비 안에서 거울처럼 마주하고 있는 옴니버스 영화. 이미지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작용하는 김종관 감독의 작품이 죽음과 삶을 쓸쓸하게 담아냈다면, 일상의 언어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장건재 감독의 시선은 시공간을 신비롭게 탈바꿈시킨다. 이야기를 실어 나르는 화법과 분위기 면에서 1부는 김종관 감독의 전작 ‘아무도 없는 곳’이란 제목으로 명명해도, 2부는 장건재 감독의 작품 ‘한여름의 판타지아’로 이름 붙어도 이물감 없이 어울린다. 그러니까, 감독의 인장이 무주 안에서 올곧게 선 결과물이다. 무주산골영화제가 제작했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무주에 관한 영화적 고찰 
★★★☆
전북 무주를 배경으로 김종관, 장건재 감독이 연출한 장편 옴니버스 영화. 두 편의 영화를 따로 연출했지만 1부와 2부로 나뉜 한 편의 영화로 연결성을 갖는다. 지역을 소재로 한 많은 영화가 표피적 접근에 머무르는 인상이었다면, 두 감독은 무주의 계절과 시간뿐 아니라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장소로 공간을 살핀다. 산 자와 죽은 자, 남은 자와 떠난 자들을 불러 모아 각자의 방식으로 경건한 의식을 치르는 연출이 이채롭다. 어마한 화력을 품은 마지막 장면은 무주에 바치는 축포와 같다. 

달이 지는 밤

감독 김종관, 장건재

출연 강진아, 곽민규, 김금순, 안소희

개봉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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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감독 부지영
출연 공효진, 신민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또 하나의 가족
★★★☆
2009년 개봉 이후 13년 만에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다시 관객과 만나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잔잔한 가족 영화처럼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반전을 통해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아버지가 다른 자매인 명주(공효진)와 명은(신민아)는 ‘엄마의 죽음’ 이후 명은의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여기서 영화는 너무나 다른 성격인 명주와 명은이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며 가족의 비밀을 드러낸다. 시대를 앞서간 테마와 섹슈얼리티의 영화.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시간이 흘러도 유효한 질문
★★★
2009년 개봉 당시 전국 2만 관객을 동원한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리마스터링 버전. 아버지가 다른 두 자매가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로드무비다. 개봉 당시 ‘놀라운 반전’으로 홍보됐던 영화지만, 이 작품이 새 옷을 입고 다시 관객을 만난 이유의 중심에는 반전이 아니라 가족 형태에 대한 고민과 연대를 바라보는 감독의 깊은 시선이 있을 것이다. 시대를 타지 않는 유효한 질문을 안고 있는 작품은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다. 배우로서 확장되길 희망했던 공효진과 신민아의 선택이 빚어낸 결과물이기도 한데, 선견지명인지, 오늘날 두 배우의 필모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고 있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지금, 다시 보니까 더 좋아요
★★★☆
부지영 감독의 2009년 데뷔작.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2022년에 다시 만난 영화는 (좋은 작품들이 그러하듯) 변치 않는 매력이 넘실댄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영화의 진가가 더욱 견고해졌다. 제주와 여성이라는 뗄 수 없는 관계성, 영화가 제시한 새로운 가족 형태는 공간과 세대를 가로지르는 여성 영화, 가족 영화를 재발견하는 쾌감을 안긴다. 신인 감독 부지영의 패기와 공효진, 신민아 두 스타의 열정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알맞은 상태를 유지하는 균형 감각도 탁월하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감독 부지영

출연 공효진, 신민아

개봉 2009.04.23. / 2022.09.22.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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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
감독 이탁, 남순아, 심규호, 김동식
출연 오민해, 김재화, 한해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공포 단편집의 기묘한 조화 
★★★☆
공포 단편 네 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 각자의 색깔과 스타일이 뚜렷한 영화들을 하나로 묶는 건 한국 사회의 기기묘묘한 풍경이다. 농촌에 불어닥친 재개발, 가부장제와 혈연에 붙들린 여성, 부유하는 청년세대, 자녀의 성공에 집착하는 아버지까지 해결되지 못한 해묵은 문제와 갈등이 공포의 씨앗이 되어 뿌리내린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하우스 호러, 오컬트 등 장르의 묘미를 살리면서 시대의 불안과 공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각 단편의 구성 능력이 수준급이다. 

기기묘묘

감독 이탁, 남순아, 심규호, 김동식

출연 오민애, 김재화, 한해인, 유의태, 금동호, 이양희, 장유, 장준휘, 김아석, 김최용준

개봉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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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노랫소리를 들려줘
감독 요시우라 야스히로
출연 츠치야 타오, 후쿠하라 하루카, 쿠도 아스카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요시우라 야스히로의 역량 
★★★☆
<이브의 시간>(2010), <거꾸로 된 파테마>(2014)를 연출한 요시우라 야스히로 감독의 신작. 안드로이드와 인간, 다른 존재가 만나 서로를 이해하는 이야기는 감독의 전작들과 일맥상통한다. 감독의 장점으로 꼽히는 탄탄한 스토리와 캐릭터, SF적 상상력이 여전히 빛을 발한다. 이번엔 음악 애니메이션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노래의 역할이 상당한데, 노래하는 AI라는 설정을 이질감 없이 구현해 독자적 개성과 더불어 대중성을 확보한다. 차세대 재패니메이션 감독 중에서 요시우라 야스히로는 앞으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아이의 노랫소리를 들려줘

감독 요시우라 야스히로

출연 츠치야 타오, 후쿠하라 하루카, 쿠도 아스카, 코마츠 미카코, 오키츠 카즈유키, 히노 사토시

개봉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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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를 타고
감독 진 켈리, 스탠리 도넌
출연 진 켈리, 도널드 오코너, 데비 레이놀즈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최고의 뮤지컬
★★★★☆
올해로 나온 지 7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뮤지컬 장르의 레전드로서 수많은 작품들에 영감을 주고 있는 작품. 단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는 완벽한 엔터테인먼트다. 단순히 춤과 노래가 화려한 작품이 아니라, 영화 매체가 무성영화 시기에서 사운드가 결합된 토키 시기로 넘어가던 시기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대한 영화’다. 진 켈리, 도널드 오코너, 데비 레이놀즈 3인조의 흥겨운 퍼포먼스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주옥같은 뮤지컬 넘버와 댄스가 결합해 수많은 명장면을 만난다.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작품이며, 여기에 구김살 없는 로맨스의 행복한 느낌이 더해진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전설의 엔터테이너가 만든 최상의 엔터테인먼트 
★★★★★
1952년에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가 70년이 넘도록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다. 진 켈리가 빗속에서 ‘싱 인 인 더 레인’을 부르는 장면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한 걸작.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변화하는 시기를 담은 영화사적 의미뿐 아니라 뮤지컬 영화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라는 꿈을 실현하면서 관객에게는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선물한 스타와 배우, 그들이 최고의 엔터테이너로 영원히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영화 안에 그득하다.

사랑은 비를 타고

감독 진 켈리, 스탠리 도넌

출연 진 켈리, 도널드 오코너, 데비 레이놀즈

개봉 1954.10.21. / 2022.09.21.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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